p. 54~55_ 책을 읽는 것도 보물찾기와 마찬가지다.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내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내는 것! 강안독서가 말하고자 하는 ‘독서의 본질’이 되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 빼놓지 않고 읽는 독서보다 보물찾기식 독서가 훨씬 집중이 잘 된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찾아낸다’라는 재미로 독서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 눈으로는 책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딴생각을 하게 되는 경험, 한 번씩 해봤으리라 짐작한다. 내용에 깊이 빠지지 않으면 당연히 잡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강연이나 수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고, 다른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집중하지 않으면 효율은 떨어진다.
사람이 가장 집중을 잘 할 때는 언제인가? 관심과 재미를 느낄 때다.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지 못하는 아들 녀석도 세 시간 동안 게임은 할 수 있다. 밥 먹는 것도 잊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도 참는다. 대단한 집중력이다. 관심도 있고,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내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낸다는 생각으로 마주하면 훨씬 더 재미있고 집중하게 된다.
p. 164~164_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은 도대체 왜 책을 빨리 읽으려고 하는가? 왜 느긋한 마음으로 한 문장씩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뭔가 얻으려 하지 않고, 쏜살같이 읽고 덮으려 하는가? 도대체 누가 당신으로 하여금 빨리 읽어야 하는 강박과 완독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덮어씌운 것인가!
책을 빨리 읽는 방법 즉, 속독법에 관한 강연이나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강연이나 책의 내용을 보면 나도 빨리 읽고 싶다는 욕심이 자연스레 생겨난다. 나름 속독의 장점도 많고, 좋은 책을 빨리 읽는 데서 오는 시간 절약이나 효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속독법을 강연하는 사람이나 속독에 관한 책을 쓴 사람들은 맨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부터 속독으로 책을 읽었을까? 아마 그런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다들 처음에는 우리와 똑같이 느리게 천천히 읽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다가 책을 많이 읽었겠지. 많이 읽으면서 나름 독서의 방법이나 속독의 요령을 찾았을 것이다.
결론은 나왔다. 많이 읽다보면 빨리 읽게 된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어느 정도의 책을 읽다 보면 자신만의 속도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맨 처음 감옥에서 책을 읽을 때에는 하루에 한 권도 읽기 힘들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책만 읽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가볍고 얇은 책은 한 시간에 읽기도 하고, 다소 부담스러운 책도 세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속독이 아니다.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만큼 요령이 생겼다. 속독에 집착하지 말고, 적은 양이라도 매일 꾸준하게 읽었으면 좋겠다.
p. 217~218_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밑줄을 긋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똑같은 문장에도 표식을 달지 않는다.
이와 달리, 처음 알게 된 사실이나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의 내용들이 나타날 때면 나는 어김없이 밑줄을 긋고 저자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대화라기보다는 따지고 든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아, 참고로 실제 저자에게 전화를 건다거나 출판사 홈페이지에 악성댓글을 남긴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저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뜻이다.
미친놈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질문을 던지면 책이 알아서 답을 해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겪어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겠지만, 나는 이 신통방통한 경험을 거의 매번 읽을 때마다 겪는다.
그냥 책을 읽을 때와 질문을 던지며 읽을 때, 독서의 효과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답이 없으면 없는 대로 또 다시 질문하고, 생각하고, 나름의 답을 정하고, 또 묻고…….
책 속에 담긴 내용을 넘어 삶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