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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40g | 125*200*20mm
ISBN13 9791189128104
ISBN10 118912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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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미 시인의 시들은 “수상한” 시간에 쓰인 “한계와 임계” 사이에서 길어 낸 “거짓말”이다. 그의 “거짓말”들은 “옥탑방” 안에서 “밤 속의 밤”에 “비 밀의 문이 열리고” “물병 속의 물이 달콤해지”는 순간에 배임된다. 혹은 “오후 세 시”로 “구렁이를 탄 계집아이가 날아가”는 순간에 자라나는 “거 짓말”이다. 거짓말의 긴장이, 혹은 “활짝 핀 착란”이 그에게 시를 쓰는 자의 문을 열어주고 “기차표 운동화”가 문을 닫아놓는다. 아니다, 그 문닫음이 이 시인의 시작이었다. “기차표 운동화”란 무엇인가? 아마도 안현미 시인이 시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속 가장 깊숙이 걸어둔 생의 그림은 아닐는지. 그리고 아마도 그 운동화 바닥에 찍힌 기차가 운동화를 빠져나와 칙칙 폭폭, 시로 한 세계를 일구려는 자의 마음의 너른 들을 달릴 때 우리는 한 시인의 탄생을 지켜보며 행복해질 것이다.
- 허수경 (시인)
안개가 언덕을 먹어가듯 시 속을 가노라니 어느덧 한껏 눅눅하고 얼룩덜 룩하고 서글픈 만다라 속이다. 번쩍 정신 차리니 이미 만다라 속에 시는 나를 꼭꼭 숨겨 놓았다. 나는 이미 그 속에 스며서 어딘가로 흐르고 고이고 먹힌다. 추전에 간 사티, 화전에 간 사티, 그리고 아현동 산동네에도 간 사티, 는 삶이 이상한 월식 같은 것이라고 멜로디로 말하다 죽었다. 남긴 것은 5억 8000만 년 된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 장석남 (시인)
너는 목격하듯 너를 지운다. 나무가 뿌리보다 복잡하게 얽힌 하늘을 물레질하면 이제 겨울의 시절이다. 한 번 더 일기장을 찢으면 이제 아이에게 엄마가 되는 꿈, 또 한 번 더 편지를 태우면 너는 너와 춤추는 꿈. 언젠가 나 자신을 배웅하고 싶었는데 그날이 결국 오늘이군, 이라 말하며 너는 미루나무를 사랑했고 그러나 미루나무 잎새만큼은 사랑하지 않았다. 단지 젖지만 않았을 뿐, 밤은 고향의 검은 물 위를 종이배처럼 떠서 이곳까지 흘러왔다. 가혹한 배웅 후에 붉은 방에서 너는 너의 후생厚生만 믿었다. 마지막 꿈에 도착하고 싶었니? 너는 너를 낳듯 너의 엄마가 된다. 여름엔 모든 요일들이 다 있었고 겨울엔 그중 신臣의 날만 없었다. 느리고 무더운 사티의 계절엔 깊이 드는 잠이 테이블 위 조각보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시집은 여행자에게 허락된 단 한 번의 정류장이고 그리고 맑은 강바닥으로 쏟기는 물의 어두운 계곡이니까.
- 조연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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