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입니다. 즉, 내가 기도하고 싶을 때, 내가 필요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 기도가 아 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 하나님의 말씀과 선한 계획을 일러주시고 그것을 하게 하실 때 내가 응답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기도하면 하나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나를 외면하실 수 없습니다. 인생의 시련이 닥칠 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아픔이 계속될 때, ‘절망’이라는 단어가 나를 꼼짝할 수 없게 옭아맨 순간이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순간에 나를 부르고 계신 하나님께 응답하면 하나님께서 내버려두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은 아픔과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만나주지 않으셨다면, 지금쯤 이 세상의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서 절망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나는 온전히 치유하시고 회복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가진 것 없이 가난하고, 오랜 투병으로 연약한 육신만 남았지만,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교사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나는 마치 하박국 선지자가 노래하듯,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고 또 기뻐합니다.
_ 프롤로그 18-19p
어느 날 목사님은 사도행전 9장 1-22절의 말씀으로 설교하셨습니다. 유명한 사울의 회심 사건입니다. 목사님은 사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먼저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울이 어떻게 바울이 되었는지를 하나하나 자세히 풀어 주셨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울을 만나서 바울이 되게 하신 예수님을 만나면 분노로 가득 찬 내 마음도 변화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분명히 내 안에 계 신 성령님께서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 로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의 얘기지만,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게 되었을 때 난 주저하지 않고 영어 이름을 “Paul Cha”로 정했습니다. 그것은 내 첫 회심의 사건이 바로 사울의 회심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_ 1부 나의 소원, 하나님의 소원 42p
많은 청소년, 청년들이 의료 선교사를 꿈꿉니다. 단순히 멋있다는 생각으로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의료 선교사 가 되어 가난해서 간단한 질병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게,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인술을 베풀고 하나님 의 사랑을 전하려는 숭고한 뜻을 가집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듯 이 의사가 되는 것은 그리 만만한 길이 아닙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전국에서 손꼽히도록 공부도 잘해 야 하고, 십 수 년을 잠도 못 자고 자유도 억압받은 채로 수련을 쌓아 야 합니다. 그렇게 의사가 되고서도 보장된 부와 명예를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어야 비로소 의료 선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 선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의사가 되기 이전에 하나님의 소명자가 되어야 합니다.
_ 2부 그리스도를 좇아 천국까지 180p
나는 “결혼하면 이런 가정을 일구도록 해야지.”라며 다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만, 사실 가정이 가지는 가치를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내가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고, 사회적으로 지위를 높여 명성과 권위를 갖게 되면 가족이 모두 행복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정작 아내와 아이들이 필요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가정을 잃고 난 후 그 일들이 얼마나 후회가 되었었는지 짐작도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한 아픔을 겪으면서 나는 가정을 최고의 가치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공동체이든 한 개인의 능력으로 완성되는 공동체는 없습니다. 예외 없이 공동체 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비로소 진정한 공동체가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를 이루는 원동력은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입니다. 가정공동체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아빠, 엄마가 제아무리 열린 마음으로 자녀들과 소통하려고 해도, 자녀의 관심사에 대해 알지 못하면 소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녀가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도 부모의 고민을 모두 알고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자녀가 부모의 입장에서 처신한다면 가정공동체는 튼튼한 신뢰의 기초를 쌓게 됩니다.
_ 3부 사랑하는 이에게 232-233p
나는 힘이 없고 나이 많은 노인입니다. 젊은이의 힘과 열정도, 컴퓨터와 같은 기억력과 학습능력도 없습니다. 가족도 모두 떠났고 모아놓은 재산도 없습니다. 건강마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전문학사, 경영학 학사, 그리고 신학석사와 상담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지만, 세상이 알아주는 내로라하는 대학의 학위들이 아니어서 그다지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아니 그 모든 이력들은 나의 연약함을 감추기 위한 나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나 스스로 그 연약함들을 극복하는 것이 ‘온전함’에 이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평생 그렇게 애쓰며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야 나는 바울과 같은 고백을 드립니다. 그렇게 감추고 싶었던 나의 연약한 모습, 부족한 신앙들이 오히려 그리스도 예수의 은혜를 더하게 하는 마른장작과 같은 것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성령 하나님께서 나를 온전함에 이르게 하십니다.
_ 에필로그 314-315p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