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는 파트너와 함께 토론하고 논쟁하며 공부하는 것이다. 파트너는 대부분 친구나 동료이며 수평적 관계이다.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질문을 만들고, 주장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경청과 수용의 자세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자기 생각과 비교해 필요한 경우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수평적 인간관계에서 의사소통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또한 토론과 논쟁 과정에서 다양 한 시각과 관점을 갖게 된다. 하브루타를 통해 수업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아울러 말하고 발표할 기회가 많아 발표력이 향상된다. 짝 토론을 통해 학급 전체 인원이 수업에서 말하고, 모둠 발표를 통해 학급 인원의 4분의 1이 발표 기회를 얻는다. --- p.31
강의 수업을 오래 한 교사일수록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10분 하브루타는 강의 수업을 계속 유지하면서 마지막 10분을 하브루타로 정리하는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 40분 동안 강의 수업을 계속 할 수 있으며, 학생 입장에서는 10분 동안 복습할 수 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의하면 학습 후 한 시간이 지나면 절반을 잊는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복습하면 훨씬 오래 기억이 유지된다. 교사는 강의를 10분만 줄이면 되고, 학생은 수업 시간에 복습해 훨씬 오래 기억할 수 있다. --- p.105
문법의 원리를 탐구하고, 일상생활 속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체계적인 설명도 중요하지만,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시도해 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지식 중심적인 문법 영역의 특성상 하브루타의 핵심인 ‘토의·토론’의 강점을 극대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교사 설명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문법 현상을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수업 내용을 삶의 자리로 이어갈 수 있으리라 본다. 문법의 특성상 교사가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학습자가 탐구 과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보다는 설명에 의존하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강의 단계에서 텍스트 중심으로 설명했고, 교과서에 제시된 설명과 예시 외에는 학생들에게 제시하지 않았다. --- p.178
수학은 문제를 풀이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창의성이 길러지기 때문에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힘들어했지만, 교사가 평행선을 이용한 방법을 알려준 후 모둠별로 문제를 풀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사가 학생을 지정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가 어떤 학생을 지명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모둠원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 돕고 협력하는 시간을 가진다. --- p.195
통합사회 1단원인 ‘인간, 사회, 환경과 행복’에 나오는 내용을 순차적으로 진행했으며, 매 차시 학습목표에 맞는 다양한 하브루타를 적용했다. 그중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 단원에서 ‘부유한 국가일수록 더 행복하다’는 논제로 근거 만들기 하브루타, 전체 토론, 논술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했다. 백워드 수업설계로 먼저 논술 과정 중심 평가를 계획했다. 논술 전, 근거 만들기 하브루타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근거가 있음을 알게 하고, 전체 토론 수업에서 자기 입장과 근거를 수립하도록 설계했다. 이후 톨민의 글쓰기 6단 논법을 설명한 후, 그 형식에 맞게 논술을 쓰도록 했다. --- p.203
다음은 경기도 장안여자중학교 한은선 수석교사의 하브루타 수업 사례이다. 중학교 1학년 대상이며, 단원은 ‘6. 분자 운동과 상태 변화’에서 ‘분자 운동’이 주제이다. 교사의 수업 의도는 다음과 같다.
“개념 열기에서 학생이 직접 만든 프로젝트 학습을 발표해 동기 유발을 하고자 한다. 이 활동을 통해 발표 학생은 자신이 만든 내 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사회적 실천 능력을 갖추게 되고, 듣는 학생은 교사가 들려주는 것과 다른 학습 경험을 갖게 된다. 분자와 분자 모형에 대해 교사가 설명하거나 질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직접 교과서를 분석하여 질문을 만들어보면서 자기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모둠에서 토론을 통해 가장 훌륭한 질문을 선정해보는 활동을 통해 협력적 문제 발견 능력과 자기주도 능력, 의사소통 능력, 민주 시민의식을 기르도록 한다. 실험을 통해 발견한 개념을 확실하게 다져보도록 한다.” --- p.231
하브루타의 가장 큰 장점은 수능 준비와 입시에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질문을 만들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식 습득에 도움이 되고, 친구 가르치기를 통해서 복습과 장기 기억에 효과적이다. 또한 수업에서 학생 역량이 돋보여 학생부종합전형 에도 도움을 준다. 필자도 하브루타를 처음 시작한 것이 고3 교실이었고, 그다음 해에도 역시 고3 교실에서 계속 하브루타 수업을 했다. 필자의 첫 번째 책인 《얘들아, 하브루타로 수업하자!》의 대부분이 고3 교실에서의 수업 사례이다. 다른 사탐 선택 과목에 비해 수능에서 1등급 수가 많았으며, 무엇보다 학생들의 활동을 그대로 기록한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말하는 수업을 통해 면접에서도 효과를 보았다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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