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아이디어로 예수님을 전하는 복음 광고장이’
사람들이 내게 붙여준 이름이다. 좁은 길, 복음의 길, 십자가의 길, 복의 길을 계속 가라는 응원이고, 생명을 살리는 복음광고에 일생을 바치려는 내 삶에 대한 기대임을 안다.
약 20년 동안 전문적인 광고 크리에이터로 활동했던 나는 17년 전, 내 나이 39살의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성령님께서는 내게 미개척분야인 '복음광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하셨고, 부르심에 순종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수많은 기업들이 내놓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사진이나 그림과 같은 시각디자인에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담아 ‘예수’를 전하고 있는 복음광고회사 ‘제이에이디(JAD)’는 이렇게 탄생했다.
2001년 사업에 실패한 뒤 삶이 무의미해졌고, 좌절과 낙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더 이상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없었다. 39살 젊은 나이에 나는 죽음을 생각했다.
그러나 광고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 하나는 건져놓고 난 뒤 죽고 싶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내 이름 하나는 세상에 내놓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광고를 만들어, 모든 광고인의 꿈이라는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 출품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곳 칸에서 내 인생을 바꿀 만한 놀라운 광고를 보게 됐다. 2001년 프랑스 칸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아무런 그림도 없이 단 두 마디의 카피뿐이었다.
"신은 죽었다. 니체는 죽었다."
이 광고 카피를 보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염세적인 데다 참람한 뉘앙스까지 풍기는 그 한 줄의 광고 문구에서 나는 폐부 깊숙이 스미는 복음을 느꼈다.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신다는 역발상의 광고가 아니던가! 그 순간 나는 오랜 시간 잊고 살았던 하나님을 다시 만났다. 그 일은 나로 하여금 지식적인 신앙과 세상의 재미, 그리고 내 뜻대로 살아온 지난날의 삶에서 단번에 돌아서게 만든 분수령이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온 가족이 함께 출석할 교회를 정하고 새벽기도부터 시작했다. 주님의 은혜로 1년 만에 폐업했던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상업 광고와 복음광고를 병행했는데, 마음은 온통 생명을 살리는 복음광고에 가 있었다. 마음을 통해 말씀하시는 부르심의 음성에 순종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오롯이 복음광고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새벽 제단을 쌓으며, 골방기도실에서 주님께 무릎기도를 드린다. 이때 주님께서 주시는 영감과 아이디어로 복음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복음광고 한 컷의 이미지와 한 줄의 카피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혼구원을 깨닫게 하는 전도의 도구로 쓰이기를 소망한다.
2013년 2월, 서울 명동 청어람(김동호 목사)에서 10여 년간을 준비해 온 첫 복음광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세상과 맞닥뜨리며, 하나님의 메시지가 잘 드러나도록 복음의 돌직구를 던지는 일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예산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까지 그저 주님만 바라보며 인도하심을 따라 걸음을 내딛고 있다. 성령님께서는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기도하게 하셨고, 죽을힘을 다하도록 골방기도를 하게 하시며, 17년 동안을 복음을 광고하는 일에 전념하도록 하셨다.
‘예수’를 주제로 7일간 기획된 청어람에서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파주 한소망교회, 순천 기독교역사박물관, 동숭교회, 청년 300인 히어로, 김포 명성교회, ‘77콘서트’ 갤러리처치 초대전, 제주 성안미술관 초대전, 일산광성교회 초대전 등으로 수많은 전국의 교회에서 복음광고 전시회와 함께 간증을 했다. 또 CBS TV ‘새롭게 하소서’에도 출연했다.
2014년 6월부터는 유럽 최초로 스페인 마드리드, 똘레도, 프랑스 빠리침례교회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2016년 5월 터키 중보기도 컨퍼런스(실크웨이브 미션) 초청으로 이스탄블, 앙카라, 가파도키아에서 게릴라 복음광고 전시회를 열었다. 2016년 6월 3일~9월 5일까지 미국 LA아주사세계선교대회(KWMC) 초청을 시작으로 뉴욕, 워싱턴, 아틀랜타, LA, 시애틀 등의 10여개 한인교회에 초청되어 ‘복음광고’ 순회 전시회 및 집회를 열었다. 2017년 6월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선교사대회, 2018년 1월에는 미국 LA세계교육선교대회 전시회와 5월 중국 상해로 초청되어 하나님을 알릴 수 있었다.
이젠 기독교 문화도 세상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어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특별히 시대의 어른이라면, 우리의 자녀들과 오는 세대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방책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길목의 선두에 서있는 문화사역자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아, 너무 촌스럽다.”
“수준이 떨어진다.”
“너무 빤한 내용이다.”
교회가 불신자들을 초청하거나 전도지를 만들어 노방전도를 할 때 가끔 들려오는 말들이다. 어느 샌가 교회의 유인물과 기획물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가슴 아픈 말이지만, 목회자의 수준이 그 교회의 수준을 보여 준다는 말이 있다. 목회자가 말씀으로 들려주는 복음 외에 모든 것을 관장하는 미숙함을 빗대어 하는 말일 것이다.
이제는 교회도 세상 앞에 보다 품격 있는 방식으로 말을 걸 필요가 있다. 강력하고도 강렬한 시각언어로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밋밋한 천 마디의 말 보다 두근거림을 주는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66권의 성경말씀도 중하지만, ‘복음이 응축된 한 컷의 이미지’가 더 강렬한 여운을 주고 더 많은 영혼을 깨울 수도 있다.
하나님의 속성과 형상을 담고 있는 복음을 미학적 예술성과 창조적 영감의 메시지로 광고하려는 전문 광고인들이 있다는 것, 주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복음 전도의 소중한 도구가 될 복음광고 사역에 많은 분들의 참여와 협력이 절실하다.
주님께서는 이 부족한 사람을 지난 17년 전에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서 만나주셨고, 복음광고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하셨다. 자비량으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작가이시고, 디자이너시며, 기획자이신 하나님께서 영감을 주셨고, 나는 그저 하나님의 이끄심에 순종한 품꾼일 뿐이다.
이 책을 천지의 창조주이시고 역사의 운행자이시며, 나의 주이시고 나의 광고주이신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2018. 9. 28
정 기 섭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