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자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말해주는 것은,
오늘 부자들이 누리고 있는 삶이고,
부자들이 미래에도 지금처럼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을지를
말해주는 것은,
그들이 사는 오늘 하루가 말해준단다.
사람들은 오늘 부자들이 누리고 있는 하루하루를 부러워할 뿐,
그 하루를 위해 부자들이 1년 전, 10년 전, 30년 전부터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바로 그곳에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글자씩 읽어 나가던 노신사들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몇몇은 이미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그때였다. 노신사 중 한 명이 일행을 바라보며 외쳤다.
“자, 날도 추운데 뭣들 하는 거야? 얼른 안으로 들어가지.”
그러자 눈물을 머금고 잠시 회상에 잠겨 있던 다른 노신사들이 원래의 밝은 표정과 당당하고 힘찬 모습을 되찾고는 서로 등을 두드리며 기념비가 서 있는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얼른 들어가자고. 동창회를 시작해야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적극적이고 당당한 영만이의 모습에 그는 엉겁결에 도와주겠노라고 대답을 해버렸다.
“그래, 고맙다. 이번 주 목요일 어떠냐? 장소 예약도 다시 확인해야 하고, 만나볼 사람도 있고. 같이 준비 좀 하자. 어때, 퇴근하고 6시 30분쯤까지 송림관으로 나올 수 있지?”
그는 ‘그러자’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떼부자 김흥창이…’
전화를 끊고 보니 흥창이에 대한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늘 다른 아이들보다 최신 유행하는 장난감이며 게임기 등을 먼저 갖고 있던 부러운 녀석.’
‘언제나 당당하고 시원하게 베풀 줄 알았던 녀석.’
‘지금은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을까? 여전히 그렇게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까?’
‘30% 삭감이라니… 그럼 이번 달 월급부터 70%만 나온다는 거 네? 게다가 이번 달은 상여금도 안 나오는 평달인데…
현호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당장 갚아야 할 대출이자며, 몰던 중고차를 팔고 새로 산 자동차의 막 시작한 할부금, 갓 태어난 아이에게 드는 비용이며, 생각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옆을 보니 낭패를 당한 표정을 짓는 것은 현호만이 아니었다. ‘골드카드’를 권유했던 과장님은 아예 얼굴이 흙빛이 되어 있었다. 당장 이번 달부터 펑크가 나버린 살림이 걱정이었다.
‘아, 어떡하지?’
순간 현호는 꾀죄죄한 모습으로 거리로 나앉은 자신과 아내 그리고 어린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등으로 한 줄기 식은땀이 조르륵 흘러내렸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모습이었다.
‘아, 어떡하지? 우선 급한 대로 이번 달이라도 막아야 하는데… 그럼 다음 달은 상여금이 나오니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을 텐데.’
현호뿐 아니라 급여를 삭감한다는 사고를 본 다른 직원들 모두 당장 이번 달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머릿속으로 계산이 복잡한 듯했다.
‘아, 이럴 때 여윳돈이라도 좀 있었으면 좋을 텐데. 여윳돈이라도 좀 있었으면….’
그때였다. 얼마 전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찾았던 증권사 부지점장이라는 사람이 ‘여윳돈이신가요?’라고 물어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아! 맞다. 나한테는 여윳돈으로 산 주식이 있었지?’
한때 의욕에 가득 차 샀다가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도 잘 모르겠고, 차트 보는 법은 더더욱 모르겠고, 별로 수익도 좋지 않아서 그대로 방치해둔 100만 원어치 주식이 떠올랐다.
"지금 이 점선으로 그려진 부분. 그러니까 아예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고 지출만 일정 수준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기간. 그 기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네. 지금 나만 해도 그렇고, 앞으로 자네들이 바로 그 ‘점선의 기간’에 속할 무렵이면 이 실선으로 그어진 부분만큼이나 길게 될 것이 분명하네. 그 ‘점선의 기간’에는 이 무서운 동그라미들도 더 자주 크게 일어날 것이 뻔하고.”
그때까지 화사한 결혼식장과 낭만적인 신혼여행의 기분에 들떠 있던 정태의 머릿속이 갑자기 새카맣게 변해버렸다. 다시 한 번 선생님이 메모지에 그려준 곡선을 쳐다보았다. 끔찍했다.
“그렇다면 선생님, 무슨 방법이 없나요? 혹시 아까 선생님께서 제게 준비했냐고 물으신 그 ‘보장자산’인가 뭔가가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
다급해서 매달리듯 묻는 정태의 모습에 선생님은 예전의 엄하면서도 인자했던 모습이 담긴 웃음을 ‘허허’ 터트리셨다.
“여보게, 우리 인생에 100% 정답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의 철저한 보장자산 관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은 될 수 있겠지. 일단 자네 수입의 5% 정도, 혹시 조금 여유가 있다면 10% 정도의 범위 내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들을 찾아보게.”
‘보장성 보험’ 얘기에 정태슴 순간적으로 맥이 확 풀려버렸다.
“자, 지금부터 내가 해줄 얘기는 너희들도 다 아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나,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같은 투자의 구루들이 한 것은 아니야. 내가 직접 증권사 객장을 돌아다니고 우리 주위의 빌딩 주인, 땅 주인들을 만나러 다니며 듣고 직접 체험한 원칙들이지. 때문에 어쩌면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고 신선하지 않은 얘기지만, 철저하게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이니 잘 새겨들었으면 좋겠어.”
조금 전까지 부드러운 표정에 조금은 쑥스러워하던 용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마치 유명한 주식투자 고수나 재테크 강사 같은 모습이었다. 표정에는 자신감과 단호함만이 엿보였다.
“그럼, 일곱 가지 원칙 중 첫 번째 원칙부터 얘기하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