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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등지고 놀다

해를 등지고 놀다

이충걸 | 도솔 | 1999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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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200697
ISBN10 8972200697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이상구(flypaper@yes24.com)
일상의 소소한 갈등에 무관심해질 때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어젯밤 라디오에서 그랬다. 무슨 말인진 알겠지만, 소설에서 내 모습을 확인해 보고자, 일상의 갈등을 가늠해 보고자 하는 무리한 시도를 할 수 없었던 나는, 일상의 조악한 틈새 사이에 끼여 향략적이고 도피적인 소설 읽기를 그만 둘 수 없었다. 그렇게 밀리다보니 어째 아직도 덜 영근 유아같은 우스운 꼴이 된 기분인데, 그렇다면 그런 기분을 떨쳐 버리기 위해 잠시라도 소설 읽기를 멈추고 다른 형식에 기대보면 어떨까 하는 악동기질적인 곤조가 말썽을 부린다. 그런 심기불편이 느껴질 때 집어 들 수 있는 '소설'과는 다른 형식의 허세가 '인터뷰.스물아홉 개의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예에쁜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이다.

前作이 없는 이 사람은 그 바닥에선 꽤나 유명한 인터뷰 기자라고 한다. 이름과 글을 매치시켜 기억할 순 없지만, 그 지명도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미문에 견줘 보건데, 뒹글뒹글 잡지를 뒤척이다가 몇번쯤은 만나봤음직한 인물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는 '쉬즈'라는 잡지사에서 일했으며, 현재 편집장인 황경신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무가지로 배포되다가 지금은 2000원짜리 유가지로 바뀐 '페이퍼'라는 약간은 언더적 성격이 짙은 잡지에서 특유의 미학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글을 썼다고 한다. 그들이 같이 일했다는 곳은 '행복이 가득한 곳'이 나오는 잡지사이며, 지금은 '보그'지의 차장이다.

일상의 갈등이 교차 통행하는 소설의 복잡다난함을 피하여 다른 형식을 접해보자고 했던가? 충분히 이유 있는 선택이였지만, 그러나 그런 순진함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은유와, 징그럽게도 깔끔한 비유로 가득한 이 인터뷰어의 아름다움에 이내 짓눌려 버리고 만다. 책을 읽으면서도 너무 자주 등장하는 메타포의 한켠을 파헤치고 느릿느릿해야 할지, 아님 두리뭉실 분위기에 취해 그냥 흐느적 걸어가야 할지가 무척 고민이였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전자의 힘든 길이였지만, 마지막을 독파하고 난 후 드는 기분은 참담한 느낌이었다.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모든 종류의 글을 쉽고 가볍게 쓸려고 노력하는 내게 이 인터뷰어의 미문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으로 자리잡아 버린 것이다. 그냥 간단히 말하니까 미문이지, 문장의 구조와 비유의 적확성 또한 질투의 대상으로서 충분한 미운오리새끼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고민이다. 미운털처럼 늘어만 가는 벤치마킹 리스트에 또 한명의 이름을 올려야 할지, 아님 그냥 고지식하게 집도 절도 없는 곤조를 부려야 할지,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P.S.1.
이 사람은 정말 유명한 인터뷰어답게 남의 말을 참 잘 듣는다. 것두 재주다. 남의 말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딴 생각을 하는데도 남의 말과 딴 생각이 결코 겉돌지 않도록 예의 상대방의 목소리에 주시하며 말을 참 잘 듣는다. 부러운 재능이다. 그래서인지 이 '스물아홉 개의 아름다운 거짓말'은 결국 하나의 심플한 거짓말로 드러나는데, 그렇게 드러난 굵직한 거짓말에는 스물아홉명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그 한편에서 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단 한명의 이국자로서의 그의 목소리만 남아 있다.

P.S.2.
이 책이 출판된 '도솔'이라는 출판사, 참 친절한 출판사이다. 책을 읽으면서 간지 간지 끼여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 속 글씨와 스물아홉의 문패를 새겼던 글씨는 동일 인물의 것이였으며, 난 아무런 의심없이 그 글씨체 또한 이 트렌디한 외양의 인터뷰어의 것이라 생각했다. 질투 반, 부러움 반으로 세상은 참 불공평하게도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걸 안겨 준다고 생각했으나, 마지막 장에 이 친절한 출판사는 마치 영화의 엔드 크레딧처럼 '손으로 쓴 글씨' '누구'하는 식으로 글씨마저... 했던 순진한 독자들의 질투심을 자상하게 어루만져 줬다. 기억해야할 출판사이다.

P.S.3
항간에 표지 타이틀의 영광을 누리게 했던 은희경과 이 인터뷰어의 관계가 연인처럼 묘사되곤 했다는 풍문이 떠돌았는데, 책을 따라가며 확인한 바에 의하며 이 둘은 그냥 친구고 깊은 우정이다. '에이! 남녀간에 그런게 어딨어?'하고 원시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확실히 그냥 그거다. 싱글벙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공상한다. 그러고 보니 이 두 남녀,인물들도 다들 훤하고, 배우기도 많이 배워 참 잘 어울릴법한데. 그래 그런 풍문이 떠 돌만도 해. 흠~~ 스포츠 신문 같은데서 스캔들 기사로 한번 찔러나 봤으면 재밌겠다. 잘 나가는 인터뷰어를 얼토당토 않은 기사로 인터뷰하고, 끝발좋은 작가는 '우린 결백하다'류의 유치한 글로 항의하고. 곧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지면 할애하기도 힘들텐데, 뭐 늘상 울거먹던 거니까, 그전에 정말 할 일 없는 스포츠 신문 데스크에서 한번 헹궈줬으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조용필 -- 인생은 후회의 연속

왜 그가 웃을 때도 웃는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 누군가 커트 코베인에게 왜 그렇게 당신은 우울하고 울적해 보이냐고 묻던 기억이 난다. 지난 밤의 눅음으로 피로해진 그와 악수하는데, 손대는 게 수류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그는 너무 많이 노출됐고, 너무 많은 전선에서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예민한 호기심으로 세부를 살펴보려는 노력이 무슨 소용 있나. 내 자신이 먼저 포위된 느낌이 든다. '피곤해요. 아, 자은 네 시쯤 잤나?' 그가 지치면 그 얼굴은 아주 긴 시간 동안 그가 만들어놓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그는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동숭동 라이브 소극장 공연을 앞둔 채였다.
--- p.130
'자유롭게 사세요'

또 자유였다. 하나의 레퍼토리만이 줄기차게 반복되고 잇었다. 자유의 전망이 없다면 우리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묶인 채 살아간다면 사랑은 무슨 소용일가. 그러나 이것은 무엇일까. 그가 말하는 자유는 조금도 전이되지 않고, 그의 포즈조차 온전한 그 자신만의 포즈 같진 않다. 내 자신, 어쩌다 많은 비밀을 알게 됐지만, 그 비밀에 구속되고 말 것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 다다를 수 없는 마망한 희망에 고군분투하는 괴로움이 먼지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자유는 느낄 줄 아는 사람만의 현실인 것을. - 이외수 인터뷰 중.
--- p.313
예전 그의 사진을 보면 아이라인을 강조한 메이컵은 조금 미운 브리지드 바르도 같았는데,장충동 자유 극장 연습실 근처 커피집에서 만났을 땐 선명한 잔주름과 뜨문뜨문 흰 머리가 겨울서리처럼 그를 덮고 있었다.한국 가요계에 가장 나이 어린 재즈가수로 등장해 정처없이 헤메는 집시의 슬픔을 연상시킨다던 이 천재소녀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중년이 되어버렸다.

'멋있잖아요.거저 먹은 거 아니잖아요.'

흰 머리에 대한 동경은 어릴 때부터였다.십대 때,그는 미러에 흰 칠을 하고 외국무대에 섰었다.조명 아래 녹아버린 흰 물감이 이마 위로 뜨겁게 흘러내리고.

'이제는 백색이 나오잖아요.반짝반짝 하니까...멋있잖아요.자연이잖아요.태어나면 죽게 되잖아요.어떻게 살고 무얼 남기고 죽느냐 하는 건 모두 기회잖아요.그걸 살고 가는 게 자연이잖아요.'

방어적인 듯 착한 금치산자 같은 억양,시간에 대한 도착된 감각... 그건 그가 유일하게 살아 있는 지점은 스포트라이트가 명멸하는 무대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각성시키고 있었다.
--- p.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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