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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22g | 140*205*20mm
ISBN13 9788996984672
ISBN10 899698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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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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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은 양손에 하나씩 두 개만 들기로 하고, 그 안에 꼭 담 아가고 싶은 거부터 순서대로 적어. 나가면 우선 예쁜 숟가락부터 사고, 밥공기 하나, 국그릇 하나. 아니다. 두 개씩은 있어야겠다. 누구 반가운 사람이라도 찾아오면 밥은 먹여야지….”
은진은 연습장에 늘어나는 물건 목록만큼 희망으로 꽃이 피던 민희의 얼굴을 기억해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수 있을 것처럼 즐거워하던 민희를, 은진은 또 다음 말로 금방 울리곤 했다.
“그거 준비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지. 그때까지만 참아. 그냥 참는 게 아니고 꼼꼼하게 준비하고 힘을 기르면서 기다리는 거야.”
---「민희와 정희」중에서

희자언니는 태곳적부터 거기 살았던 사람처럼 천연덕스레 소파에 엎드려 있다. 종아리를 움직일 때마다 언니의 가슴과 아랫배와 골반뼈를 받치고 있는 낡은 가죽소파가 조금씩 쿨렁거렸다. 오십을 코앞에 둔 아줌마의 다리치고는 생뚱맞을 정도로 뽀얗고 갸름한 종아리다. 게다가 품 안에 쏙 들어올 만큼 자그마한 체구에 긴 머리채를 늘어뜨리고 있다. 밤낮 입고 뒹구는 면 원피스에는 자잘한 꽃무늬까지 박혀 있어서 언뜻 보면 나들이 나온 처녀의 뒷모습이다. 게다가 언니 곁에는 자식이 없다. 그 나이에는 자식얘기를 입에 달고 살기 마련인데 언니 혼자 달랑 소파에 엎드려서 리모컨만 주무르고 있으니 분위기로는 아직도 한참 어린 처녀다.
---「희자언니」중에서

잘못했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은 겁니다. 합리적인 선이라는 것이, 이쪽과 저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형성되는 것인데, 이쪽에 서서 저쪽을 다녀오지 않으셨습니다. 저쪽을 다녀오는 것, 사람들은 그걸 도리라고도 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도 합니다. 내가 저쪽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누가 그래? 어떻게 알아? 내가 다녀왔다고 말하면 다녀온 거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지? 글쎄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저쪽에서 아는 겁니다. 과정에서의 만남이라고 표현합니다. 선생님은 이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셨는지요? 이쪽에서는 합리적인 선처럼 보여도 저쪽에서는 극한의 선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뭐라는 거야? 그러니까 선생님은 저쪽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염통에 털 난 사내」중에서

그의 트럭은 밤마다 마술을 부리는 요술보자기 같았다. 배추, 무, 파, 오이, 상추 등 일상 야채뿐만 아니라 치커리, 케일 등의 쌈 채소에, 웬만한 과일까지 종류별로 다 딸려 나왔다. 겨울에는 꽝꽝 언 동태나 오징어 궤짝도 가져다 놓았는데, 아침마다 그 작은 트럭에서 그 많은 상자들이 싱싱하게 채워져 나오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사내는 짧은 잠을 자고는 또 부지런히 새벽시장에 다녀오는 모양이었다. 그는 가끔 한적한 오후면 길가 의자에 앉아 꾸벅이며 졸기도 했다. 한번은 오토바이 위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오토바이 뒷좌석에 널빤지를 덧대고 배달바구니를 두 개씩 달고 다니더니 그 날은 바구니들을 내려놓고 그 위에 모로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저렇게 자다가 떨어지면 어쩌나 싶은데 바로 앞에 그의 아내가 앉아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슈퍼 벽에 바짝 붙여 세운 트럭의 짐칸 끝에 줄을 묶어 간이천막을 치고 상자에 물건들을 놓고, 그 천막 곁으로 파라솔을 하나 더 세웠는데, 그 아래가 그의 아내 자리였다. 아내는 덩치가 좀 있는 편이라 그 부부는 상대를 서로 더 크게도 더 작아 보이게도 했다. 분위기도 영 달랐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은 아니어도 그 앞을 지날 때마다 한두 사람씩은 야채나 과일을 고르고 있어서 쉰 듯한 그의 탁한 목소리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의 아내는 파라솔 아래에 앉아있다가 물건을 골라오는 손님에게 파라솔 기둥에 매달아 놓은 비닐봉지를 잡아당겨 담아 주면서 맛있게 드세요, 하며 인사했다. 소리를 끌어 올려 말하는 남편과는 달리 아내의 말소리는 언제 말을 했는지도 모르게 부드러웠고 짧았다.
---「살읏븐뎌 아으」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설이 ‘성격’의 창조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내 스스로 소설에 대해 너무 으리으리한 기대를 건 탓이리라. 어디 나만 그렇겠는가. 이미숙의 소설은 우리 소설에 만연한 과욕에서 저만큼 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그녀의 소설에는 사람이 오롯이 살아 있다. 수업도 잊고 아침부터 가출한 제자를 찾아 나선 철딱서니 없는 울보 선생이라든지, 더없이 착실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의처증이 있다는 청과물상 사내 같은 이웃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희자 언니일 것이다. 어느 날 커다란 가방 하나 달랑 앞세워 불쑥 쳐들어와서는 마치 태곳적부터 제 자리인 양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컨부터 쉽게 독차지한 친척 언니. 한 이틀 있다가 갈 거라더니 벌써 보름을 눌러앉은 그녀의 틈입으로 우리의 일상엔 슬쩍 균열이 가게 마련이지만, 어쩌랴, 소설은 처음부터 그런 균열로 먹고사는 장르인 것을!

그나저나 ‘나’는 어째서 시골 살 때부터 숨 쉬듯 문제를 일으키던 언니의 말을 순순히 믿었던가. 사실 그녀는 제가 말해놓고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몰라서 자기가 헷갈려 하던 위인이었다. 졸업과 동시에 제가 다니던 여상 서무과에 취직이 됐지만, 학생들 수업료를 써버리다 쫓겨났다. 장부 조작을 눈감아 주던 서무과 직원하고는 눈까지 맞았다. 물론 또 얼마 후에는 그 사람의 아이를 지우고 와 훌쩍거렸지만. 그때 언니는 하혈 때문에, 나는 초경 때문에, 둘 다 엄마가 쓰던 기저귀를 차고 나란히 누워 있어야 했다. 그런 언니가 브래지어와 슬립을 만드는 공장의 경리로 있을 때는 또 어떤 순진한 청년의 애간장을 얼마나 녹여 놓았는지, 기어이 청년의 어머니까지 나서서 어제와 오늘이 다른 언니의 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아들을 구해간 역사도 있었다. 이미숙은 지금 비록 번듯한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우리가 대개, 멀쩡한 읍내를 한 바퀴 휭 돌고 나면 금세 논밭이 나타나는 시골 소도시 출신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쯤에서는 햇살 따가운 초가을 논두렁길을 조용히 걸어가는 울보 선생의 뒷모습이 더욱 아련해지리라. 어쨌거나 희자 언니는 언제 돌아갈 것인가. 아니, 갈 데는 있고? 장편이든 단편집이든, 이미숙의 두 번째 소설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 김남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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