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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성로의 밤

북성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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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54쪽 | 478g | 150*210*30mm
ISBN13 9788984315600
ISBN10 89843156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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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버렸으므로 그는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이름을 지웠으므로 누구든 될 수 있었다. 진실로 그렇게 살고 싶었다. --- p.58

"정주야, 늘 하는 소리다만 그저 금 그어진 대로 살아라. 치영이 놈은 세상의 금이 잘못 그어졌다고 말한다. 치영이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이란 게 어디로 그어져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세월에 따라 이렇게도 그어지고 저렇게도 그어진다. 누구 한 사람이 금을 긋는 게 아니다. 세상은 한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저 금 그어진 대로 살면, 가시에 찔릴 일이 없고, 불구덩이에 빠질 일도 없을 것이다. 내 말 알겠니" --- p.69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세월 따라 모든 게 변한다는 사실이다. 너는 어디에도 구애되지 마라. 부디 살아서 마땅히 네가 죽어야 할 때, 죽어야 할 곳에서 죽어라. 어쭙잖은 짓으로 객사하지는 마라."--- p.70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만나는 사람은 없다. 그리워하지 않았는데도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없다.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사람들은 오래 기다렸으며, 오래 그리워한 사람들이다. 노정주가 오늘 처음 자신의 이름을 불렀지만 낯설지 않은 까닭은 그 전에도 그가 그렇게 불렀기 때문일 것이라고 아나코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목소리에 자신의 귀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긴 세월을 기다려 만난 사람들은 서로를 금방 알아보고 사랑에 빠지는 법이다. 기다리지 않는 사람,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은 스쳐갈 뿐 만나지 못한다. 노정주를 처음 보았을 때 그토록 낯이 익던 까닭은 언젠가 두 사람이 만났으며,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임을 아나코는 알았다. 자전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천천히 걸었다. 밤공기는 포근하고 향기로웠다. --- p.102

그러니 조선과 대구는 내 고향이나 다름없다. 아나코를 낳고 기르고 공부시킨 곳이다. 내 청춘의 피와 땀을 쥐어짜서 건설한 내 백화점이다. 지금이라도 처분하고 살길을 찾자고? 조선을 떠나는 순간, 백화점 문을 닫는 순간, 나는 죽는다. 나는 살아도 조선에서 살고, 죽어도 조선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미나카이는 무너지지 않는다. 미나카이가 무너지지 않는 한 나는 죽지 않는다. 내 몸의 물리적 삶과 죽음은 문제가 아니다. 미나카이가 곧 내 청춘이요, 육신이요, 피요, 땀이요, 영혼이다. --- p.242

이름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삶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선언 같은 것이었다. 아나코와 함께하는 삶은 이전과 확실히 다른 생이었고, 달라야 했다. 새로 태어나자면 마땅히 새 이름이 필요했다. 어떤 이름을 지을까 고민하던 정주는 기왕이면 사촌 형의 성씨를 따르라는 아나코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형의 성인 야마모토와 광주 노씨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지만, 형이 이미 야마모토라는 성을 쓰고 있는 마당에, 사촌 동생이 다른 성을 쓴다면 이상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성은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야마모토"로 정해졌다. 거기에 정주의 정--- p. ? 자를 뜻으로 새겨 시즈라고 지었다. --- pp.260-261

"어머니의 마른 손목을 볼 때마다 나는 힘이 센 농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힘들여 일하지 않아도 배불리 드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다. 어머니의 손톱에 시커먼 흙 때가 아니라 붉은 봉숭아물을 들여드리고 싶었다.
치영아, 나는 부지깽이처럼 가느다란 우리 어머니의 손에 하얀 살이 오르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나를 뱄을 때 우리 집 광이 쌀로 넘쳐나는 꿈을 꾸셨다고 하더라. 나는 어머니께 논밭을 사드리고 싶었다. 어머니가 우리 논밭에서 일하시고 쌀로 광을 가득 채우기를 바랐다. 나는 어머니와 더불어 아침 일찍 소를 끌고 밭으로 나가서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종일 일한 착한 우리 소를 위해 쇠죽을 끓이고 싶었다."--- pp.325-326

"나는 일본 사람한테 무시당했고, 해방 뒤에는 일본 사람 밑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한국 사람들한테 배척받았소. 사실 나는 어느 편도 아니었소. 일본 사람 편도, 조선 사람 편도 아니었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누구를 위해 살았는지, 무엇 때문에 살았는지도 모르겠소."
"사람은 꼭 무엇을 위해 살지는 않아요. 세상에 났으니 그냥 사는 거지요."
"그냥……."
"그래요, 그냥."
아나코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자신은 일본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일본 사람으로 살아야 했고, 당신은 한국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한국 사람으로 살아야 했던 것뿐이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 p.34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40년 대구 미나카이 백화점에서 배달부로 일하던 노정주는 우연히 백화점 사장 나카에 도미주로의 딸 아나코를 길에서 만난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했더니 아나코는 직접 자전거를 가르쳐주겠다며 밤에 북성로에서 만나자고 한다. 자전거가 없는 노정주는 밤에 북성로에서 아나코와 만나, 아나코에게 자전거를 배우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된다. 노정주를 백화점에 취직시켜준 노정주의 사촌형인 야마모토 쇼시(노태영) 순사는 어릴 적부터 수재였다. 소작농이던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진 후 어머니는 힘겹게 소작을 하면서 노태영과 동생 노치영을 키웠고, 노태영은 학교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학생이었다. 담임이던 일본인 선생을 따라 공부를 하러 떠났다가 그의 양자가 되고, 순사학교를 졸업해서 순사가 된다. 노태영은 어머니의 땅을 되찾아주고, 동생 노치영을 대구의 양화점에 취직시키지만, 노치영은 곧 일을 그만두고, 독립운동을 한다. 일본인들을 돕는 조선 상인들을 협박하며 독립운동을 하던 노치영은, 순사 일을 하는 형 노태영을 죽이라는 지시를 받고는 고민하다가 사촌동생 노정주를 통해서 선물로 위장한 폭탄을 형에게 전달한다. 직감적으로 폭탄임을 알게 된 노태영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밤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노정주와 아나코를 본 구로카와 소좌는, 나카에 사장에게 얘기해서 아나코를 만나고, 아나코에게 노정주와 헤어지라고 협박한다. 갑작스레 천황의 무조건 항복 선언으로 백화점을 빼앗기게 될 지경에 이른, 나카에 도미주로 사장은 노정주와 아나코를 급히 결혼시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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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의 분지 대구의 읍성은 외침으로 두 번 허물어졌다. 처음의 토성은 무력에 의해 무너졌으나 이후 석성을 허문 것은 금력, 즉 돈이었다. 돈을 둘러싼 싸움은 권력 다툼 못지않았다. 어쩌면 더 집요하고 맹렬했다. 돈, 돈의 힘, 돈의 싸움만큼 인간의 욕망, 인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장치는 없다. 그리하여 대구 읍성의 북쪽 성벽이 무너진 자리에 일본인 나카에가 세운 미나카이 백화점은 식민 지배의 광기와 탐욕과 복마전의 ‘랜드마크’가 된다. 소설은 노태영, 노치영 형제의 갈등과 사촌 노정주의 사랑을 숨 가쁘게 좇으며 근대의 속살을 파고든 또 하나의 ‘전쟁’을 생생히 묘파한다. ‘이식된 근대’의 풍경은 화려한 비극이자 고통스러운 소극이다. 그럼에도 쉬이 외면할 수 없는 것은 각자 다른 ‘살길’을 찾아 발버둥질하는 그들의 모습이 오늘날의 우리와 고스란히 겹쳐지기 때문이다.
김별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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