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외모 칭찬을 귀가 닳도록 듣는다. 잘생겼다거나 아름답다는 사실을 스스로 제일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람에게 외모 칭찬은 지루하다. 창의적이지 않고 개성적이지도 않은 찬사다. 다시 말해 실패한 칭찬이다. (…) 확률적으로 외모가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내면에 대한 칭찬을 갈망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지성과 감성을 칭찬하는 말을 원하는 것이다. “똑똑하다”거나 “머리가 좋다”는 식으로 말이다. 영화나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취향이 뛰어나다”고 말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외모에 대한 칭찬을 수도 없이 들어 지겨웠을 상대에게는 외모 이야기를 꺼내지 말아야 한다. (…) 마찬가지로 이른바 최고의 대학을 졸업한 상대에게 “스마트하다”는 칭찬은 헛수고다. 외모를 칭찬해야 환심을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는 “섬세한 감성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도 좋다. 뇌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칭송이어서 흔하게 듣지 못했을 것이다. (…) 칭찬도 ‘레어템(rare item)’이어야 한다. 상대가 원하지만 흔히 듣지 못했던 호평을 해줘야 마음이 넘어온다. 고대하던 창의적 칭찬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연애 능력을 크게 높인다. (p.36-37)
자기 자랑은 연애에서도 치명적이다. 예컨대 “우리 집 돈많아”, “나는 잘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 “학창 시절에 인기 많았어”, “우리 학교는 수준이 높지” 등의 TMI(Too Much Information) 자기소개는 듣는 사람을 짜증나고 피곤하게 만든다. 재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물어봤냐”고 묻고 싶어진다. (…)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이 왜 싫을까?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배려할 능력이 없는 무능력자이기 때문이다.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유치한 자기 자랑을 싫어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한다. 자기 자랑의 순간 느끼는 쾌락 속에 빠져들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 자기 자랑을 떠드는 사람은 자기확신이나 자기긍정이 부족한 존재이기 십상이다. 내면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재산, 학벌, 외모 등 외부적인 걸 자랑하면서 자신의 약함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다. 자기 자랑은 가여운 행동이다. (…) 그런데 데이트에서 모든 자기 자랑이 절대 금물인 것은 아니다. 연애 및 관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기술적인 자기 자랑’이라는 것이 있다. 스토리, 약속, 감동이 담긴 자기 자랑은 상대를 괴롭히지 않으면서도 연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p.49-50)
많은 사람들이 프로필 사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수백 장의 셀카(selfie)를 찍고 포토샵을 통해 보정한다. 주름을 지우고 잡티를 없애고 얼굴 모양도 바꾼다. 그런데 오케이큐피드는 통계적 분석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 “우리는 당신이 외모의 ‘결점’을 최소화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통계학적 근거를 얻었다. 살이 좀 쪘다면 드러내라. 코가 크다면 그것도 드러내라. 또 덧니가 있으면 그걸 내보이면 된다.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기피하겠지만, 그런 특징을 좋아하는 남성들은 아주 들뜰 것이다.” (…) 표준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고 나의 코나 눈이나 얼굴이 흉한 것은 아니다. 나의 그런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오케이큐피드의 연구는 여성이 선택받는 상황을 놓고 진행한 결과인데, 남자든 여자든 비슷할 것이다. 미의 표준에서 벗어난 외모를 감출 필요가 없다. 자신 있게 드러내면 오히려 매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p.86-87)
미국 하이포인트 대학교의 심리학자 새디 레더-엘더(Sadie Leder-Elder)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자주 만나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할 확률이 높습니다.” (…) 우리는 타인에 대해 쉽게 잊는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잘 보지도 못한다. 가까운 곳에서 자주 만나면 반복 학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매력이 더욱 잘 보이고 기억에도 남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얼굴에 대한 주목도는 낮아진다. 자꾸 보면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잘 모르게 된다. 주변 사람은 외모보다 내면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 물론 처음부터 싫었다면 아무리 자주 만나도 호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 남에게 싫은 짓을 하지 말고 살자. 미운 짓도 줄이자.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자. 자주 대화하자. 가까이 있던 이성이 불쑥 고백할 수도 있다. 그 혹은 그녀에게 내 얼굴의 생김새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평범한 우리는 미남미녀들을 이길 수 있다. (p.107)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연인이 있다. 자신들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환상파’와 평범한 커플이라고 보는 ‘현실파’로 나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심리학자 노버트 슈워츠(Norbert Schwarz)의 연구 결과는 운명적 커플이라고 자평하는 이들이 갈등에 아주 취약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들 커플은 갈등 상황에 놓인 걸 믿을 수 없어 좌절한다. 둘은 완벽하게 맞는 최고의 짝인데 어떻게 갈등이 생길 수 있느냐며 절망한다. (…) 자신들을 평범한 짝으로 여기는 커플은 갈등 상황에 강하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태도다. (…) 적지 않은 경우 바람둥이는 운명적 사랑이라는 환상이 낳은 아들딸이다. 운명적 사랑을 꿈꾼다는 것은 기존 관계를 쉽게 버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가 생기거나 실망하게 되면 ‘이 사람이 아니다’라고 확신하며 진정한 사랑이 있을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버리는 것이다. (p.159-161)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현실적인 연애에 대해 강의하는 메리 루 갈리션(Mary-Lou Galician) 교수는 상대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압박을 주면, 연인관계가 학대―피학대 관계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대의 현재 모습을 부정하고 고통을 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 나아가 변화 요구는 반발을 살 수 있다. 현실에서 미녀가 야수를 변화시키려 압력을 가하면 야수가 광분해 미녀를 해칠지도 모른다. 타인의 변화를 갈망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비극의 출발일 수 있으니, 상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무관심’이 필요하다. (…) 영어권에 이런 금언이 있다. “사람의 가능성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 가능성을 사랑하지 말고 현재의 모습만 보라는 것이다. 나중에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 전제하고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대신 현재의 모습과 습성만이 판단의 근거가 돼야 한다. (…)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고 한다. 상대가 심각하게 나쁜 습관을 가졌다면 일찍 포기하는 것이 옳다.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고 압박해도 불행하고, 상대의 변화를 철석같이 확신하며 결혼이라는 도박을 하는 것도 위험하다. 만일 작은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해하고 놔둬야 행복해진다. (p.173-174)
최고의 키스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자극해야 한다. 뜨거운 정열이 느껴지면 상대는 그 키스를 최고의 것으로 여긴다. 뜨겁지 않더라도 사랑의 마음이 실려 있다면 그 키스도 감동을 준다. 또한 기대하지 못했는데 깜짝 선물을 받는 것 같은 서프라이즈 키스도 짜릿한 자극을 준다. 이 조사에 응답했던 한 사람은 좋은 키스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로맨틱했고 향기로웠고 모든 것이 녹아내렸어요.” (…) 좋은 키스가 있다면 나쁜 키스도 존재한다. 입 냄새, 과다하게 분비된 침, 치아 부딪힘 등이 키스를 최악으로 만든다고 꼽은 비율이 52%다. 또 열정이 없는 키스(25%)나 하고 싶지 않았던 키스(9%)도 최악으로 꼽힌다. 답변자 중 일부는 최악의 키스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 얼굴을 먹으려는 것 같았어요.” “친척과 키스하는 느낌이었어요.” (…) 뭐 이렇게 까다롭고 조심할 게 많나 싶을 것이다. 키스는 사랑의 표현이니 자연스럽게 즐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펼 수 있다. 맞다. 자유롭고 편하게 키스하면 된다. 단, 두 가지만 신경 쓰면 좋은 키스가 될 수 있다. 입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고, 뜨거운 마음을 갖고 키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p.197-198)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적 언행에는 비판하기, 화내기, 무시하기가 있다. 비판한다는 것은 상대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잘못했다고 깎아내리는 것도 비판이다. “너는 완전히 잘못했다”라는 비판을 듣는 사람이 기분 좋을 리 없다. 자신의 입장이 전혀 이해받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게 아주 싫을 것이다. (…) 배우자나 애인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것도 부정적 언행이다. 상대의 행동에 얼굴을 붉히거나 언성을 높이면서 반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 집어치워”라고 소리를 지르면 화가 난 것이다. 이런 분노를 뒤집어쓰는 사람은 두려움을 느낀다. 분노가 경멸의 감정이나 비난과 함께 폭발하면 관계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 (…) 상대를 무시하는 것도 부정적 언행의 한 부분이다. 연인이나 배우자의 말과 행동이 가치 없다고 여기는 태도다. “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한다”가 무시의 발언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눈앞에 있는 사람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면서 대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마음에 큰 못이 박히는 셈이다. (p.288-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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