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던 재클린은 가족들이 유화물감 냄새를 싫어하자 취미삼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로맨스 소설의 매력에 심취한 그녀는 미국, 유럽, 호주 등지로 여행을 다니면서 집필 활동에만 전념했다. 이후 고국에 돌아온 그녀는 어린 시절의 친구였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여 영국 북부에서 생활하고 있다. 취미 활동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며 주말은 남편과 함께 보트를 타면서 보낸다. ▶ 주요 발표 작품 W-51 은밀한 오해 / W-68 달콤한 실수 HQ-4 열정에 안겨서
헬렌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말을 시작했다. “난 그리스로 옮겨 가고 싶지도 않고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도 않아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레온은 그녀를 응시했다. 헬렌의 표정에서는 굳은 결심과 함께 완벽하게 숨기지 못한 두려움이 내비쳤다. “이미 늦었소.”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미 아이에게 우리가 함께 그리스로 갈 것이라고 말했소. 마음이 변해서 같이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고 해도 난 상관 없소. 아이를 실망시키는 것뿐 아니라,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미리 경고해 두지.”
“당신에겐 그럴 권리가 없어요.”
레온은 벌떡 일어나서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럴 권리는 충분히 있소. 우린 합의도 했었고.” 그는 냉정하게 말하면서 그녀의 표정이 창백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난 내가 한 말은 잘 지키는 남자요. 그런데 당신은 대부분의 여자와 똑같이 개념이 없는 모양이군. 그렇지만 어쨌든 우린 결혼하게 될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