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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리버에서의 마지막 밤 1

트위스티드리버에서의 마지막 밤 1

존 어빙 저 / 하윤숙 | | 2012년 04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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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494g | 140*210*30mm
ISBN13 9788965881230
ISBN10 896588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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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줄 모르는 현대화 정신에 떠밀려 벌목 사업은 변화를 겪을 것이며 요리사의 일자리도 없어질 것이다. 변화의 시대는 트위스티드리버 같은 별 볼일 없는 ‘개척 마을’의 명맥을 끊어 놓을 것이다. 하지만 대니 배시아갈루포의 머리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는 물음이 있었다. 벌목꾼들이 가버리고 나면 트위스티드리버에는 어떤 일거리가 남게 될까? 그때가 되면 요리사도 떠나야 할까? 대니는 걱정되었다. (케첨은 언젠가 떠날 수 있을까?)
강 이야기를 해보면 다른 강이 그렇듯이 이 강도 그저 계속 흘러갈 것이다. 다른 강이 계속 흘러가듯이. 통나무 아래로 떠내려간 캐나다 소년의 몸은 강물과 함께 흘러갔고 강물은 소년의 몸을 이리 밀고 저리 떠밀면서 제 갈 길을 갔다. 이리 밀고 저리 떠밀면서. 또한 이 순간 트위스티드 강이 불안해 보이고 심지어는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아마 강물만은 소년의 몸이 계속 떠내려가기를 바랄 것이다. 계속 떠내려가기를. ---pp.49-50

죽은 설거지 담당 여자가 그 순간 곰으로 변했더라도 도미니크가 그보다 더 충격 받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도미니크는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다니엘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년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다음번에 진짜 곰이 그들을 공격해 올 거라고 믿는 듯이 살인 무기를 꽉 움켜쥔 채 서 있었다.
“네가 제인을 곰이라고 착각한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아버지가 대니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요리사는 몸을 떨고 있는 아들에게서 프라이팬을 빼내고는 다시 꼭 껴안았다. “네 잘못이 아니야, 다니엘. 그건 사고였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어떻게 누구의 잘못도 아닐 수가 있어요?” 열두 살 소년이 물었다.
“그렇다면 내 잘못이야.” 아버지가 소년에게 말했다. “결코 네 잘못이 아니야, 다니엘. 모두 내 잘못이야. 그리고 그건 사고였어.”
당연한 일이지만 요리사는 치안관 칼을 생각하고 있었다. 치안관이 사는 세계에서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 사고라는 게 없어. 네가 그렇게 말한대도 카우보이의 마음에서는 좋은 의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넌 네 자신을 구할 수는 없지만 네 아들은 구할 수 있어, 도미니크 배시아갈루포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요리사는 두 사람을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구할 수 있을까?) ---pp.164-165

조용한 댄스홀 앞을 절름거리며 지나가는 요리사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댄스홀 벽을 따라 진흙탕 길에 외로운 보초병처럼 서 있는 오래된 롬바드 통나무 운반기에도 보데트 형제든, 아니면 그들의 유령이든 아무도 누워 있지 않았다. 도미니크 배시아갈루포는 눈앞이 희뿌연 아침에 치안관 칼이 인준 제인의 시체에 걸려 넘어졌을 때 그녀의 시체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전에도 자주 제인을 때린 적이 있는 카우보이는 뭘로 때린 거지? 하고 기억을 떠올리려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무기는, 둔기는 어디 있지? 하고 틀림없이 자문해볼 것이다. 제인을 때린 사람은 내가 아닐 거야, 라고 카우보이는 나중에 가서야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일단 머리가 맑아지고 난 후일 수도 있고 보다 확실하게는 요리사와 아들이 마을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났을 때 그런 결론을 내릴 것이다.
제발, 하느님 제게 시간을 주십시오. 요리사는 빗물이 줄무늬를 그려놓은 치프틴 딜럭스 앞 유리창 너머로 아들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면서 간절히 생각했다. 어린 대니는 조수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치안관 칼의 집을 무사히 빠져 나와 차를 운전할 거라는 믿음을 한 번도 잃지 않은 것처럼. ---p.175

도미니크는 아들이 어떤 변화든 작은 것에도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떠난다는 건 더 큰 미지의 두려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쿠키” 케첨이 카우보이의 콜트 45구경 권총만큼이나 무게가 나가는 흰 석고붕대를 친구 쪽으로 겨냥하며 말했다. “만일 내 말이 틀리고 칼이 널 총으로 쏜다고 해도 감히 대니한테는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할 거야. 하지만 내 말이 옳고 그래서 카우보이가 널 찾아 뒤쫓는다면 너희 부자를 모두 죽일 수 있어. 둘 다 도망자이기 때문이지.”
“맞아요, 우린 도망자예요. 난 도박은 하지 않아요, 케첨. 더 이상 도박은 안 해요.”
“넌 지금 도박을 하고 있어, 쿠키. 어느 쪽이든 결국 도박 아닌가?”
“다니엘, 케첨 아저씨를 안아 드려. 이제 출발해야 해.”
---pp.19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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