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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자취 공화국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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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26쪽 | 312g | 153*224*20mm
ISBN13 9788932022949
ISBN10 89320229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미팅이 이런 건 줄 알았으면 안 나왔을 거야.”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명진이 말했다. 명진은 버스 창에다 머리를 콩콩 찧었다.
“열쇠고리는 꺼내보지도 못했어.”
내가 말했다. 전날 밤 주애는 커플을 정해야 하니까 각자 물건 하나씩을 준비하라고 했었다.
“아, 배부르다. 그래도 빵은 양껏 먹었네.”
정혜가 중얼거렸다. 정혜는 버스 창에 머리를 기댄 채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이, 난 몰라. 꾀죄죄하다고 이제 소문 다 날거야.”
주애는 울상을 지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더운물을 독식한 수도꼭지를 원망했다. 평소 모습대로만 나갔어도 이런 대접은 받지 않았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였다. 조용히 듣고 있던 영주가 툭 내뱉었다.
“다들 왜 그래? 우리가 찬 거 아니었어? 괜찮은 놈 하나도 없던데, 뭘.”
우리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영주를 돌아보았다. 영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수학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맞아, 맞아. 우리는 얼른 맞장구쳤다.
“또 만나자고 했어도 우리가 거절했을 거야. 거절당할까 봐 아예 말도 못 꺼낸 거지. 우리가 좀 차갑게 굴었냐고. 영주 얼굴 좀 봐. 꼭 수학 선생님 같잖아.”
주애가 말했다. 영주가 고개를 들더니 주애를 째려보았다. 그러자 정말 영주네 담임인 수학 선생님과 닮아 보였다. 무섭고 고지식하지만 편애도 없는 수학 선생님. 주애가 두 손을 맞대더니 비는 시늉을 했다. 우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 우울도 함께 담아 날려 보냈다.---part4 사랑이 필요한 계절

소설은 혼자 쓰는 것이 아니었다. 살아오는 동안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 뭔가를 함께 고민하거나 헤쳐 나온 사람들, 어느 한 시절을 같이한 사람들과 더불어 쓰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은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사람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지났건만, 졸업 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건만, 그 시절 친구들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조금 다른 캐릭터로 이 소설 속에서 되살아났다.

자취를 시작하기 전 어느 저녁, 집에 가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좁은 방 한 켠을 흔쾌히 내주고 맛있는 커피까지 대접해준 정화. 할아버지네 자취 집을 알게 된 건 순전히 정화 덕분이었다. 어느 가을밤, 방문을 비틀고 들어오는 도둑을 향해 누구야! 소리쳐서 쫓아버린 은주. 그때 은주와 한방을 쓰던 아이는 일찌감치 도둑의 움직임을 감지하고도 두려움에 떨고만 있었다. 우리가 할아버지네 자취 집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었던 건 용감무쌍한 은주의 공이 컸다. 복지관의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주던 소향. 소설 속에서와는 달리 소향은 그날 「로망스」를 끝까지 다 들려주었다.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다는 소향의 말만 믿고, 그럼 나도 한번! 도전했다가 손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그거 여러 번 생겼다가 터져야 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소향이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 추운 겨울밤, 두꺼운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겨 덮고 2년 후 혹은 10년 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곤 했던 수연. 그때 우리 얼굴이 발그레했던 건 추위 때문이 아니라 설렘과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영, 미숙, 향이, 희숙……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 현진은 가출을 시도한다. 일 중독증 엄마와 무책임한 아빠에게 항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것은 핑계이고, 집이 주는 알 수 없는 갑갑함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진은 자취를 하고 있는 명진의 집으로 가고, 명진은 그런 현진을 기꺼이 받아준다. 부모님과의 담판을 통해 자취를 허락받게 된 현진은 의리와 장난기로 똘똘 뭉친 명진, 가난과 싸우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악바리 수재 영주, 예쁜 데다가 집도 부자지만 지지리 공부를 못하는 주애, 그저 엉뚱하기만 한 정혜와 함께 한집에서 살게 된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같은 학년이고, 본의든 아니든 탈출을 해 이곳에 왔다는 것. 이들은 단숨에 친구가 되고, 각자의 특징들과 의리를 앞세워 자취촌의 명물이 된다. 동네 아이들은 그런 이들에게 자신들의 문제들을 가지고 오고, 현진, 명진, 영주, 주애, 정혜는 나름의 방식으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간다. 물론 자신들의 문제와 고민 들도 포함해서. 하지만 그들도 이 자취집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고, 현진, 명진, 영주, 주애, 정혜는 그들만의 추억을 만들기에 나서는데…… 좌충우돌, 우왕좌왕, 유쾌통쾌! ‘나’를 정말 이해해줄 수 있는 다섯 명 친구들의 고교 자취 생활기.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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