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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 양장 ] 푸른도서관-5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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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10g | 127*188*20mm
ISBN13 9788957983218
ISBN10 8957983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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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한결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때 읽은 42권짜리 셜록 홈즈 문고본이 삶의 가치관과 기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편집자로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지금은 소설 쓰는 사람이 되어 있다. 『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은 섭식장애와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청춘을 앓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시간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 낸 그의 첫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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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보니 어젯밤 화장실에서 벌였을 마녀의 의식이 생각났다. 하마터면 수경이에게 이렇게 말할 뻔했다. 너도 식구들 몰래 음식을 산처럼 쌓아 놓고 먹다가 화장실 가서 모두 게워 내는 엄마를 뒀어 봐. 그것도 일주일에 몇 번씩 말이야. 밤마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음식이 싫어질 수밖에 없어.
그랬다. 나도 엄마처럼 될 것 같았다. 허겁지겁 먹을 것을 입속에 처넣는 내 모습이 눈에 선했다. 상상 속의 내 방은 음식쓰레기와 과자 봉투, 빈 페트병으로 가득했다. 풍선처럼 부푸는 몸과 들창코가 되어 가는 코를 상상하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 앞이라 해도 식욕이 사라졌다. 물론 의도적인 상상이었다. 폭식증에 걸릴 것 같은 두려움을 거식증 상상으로 물리친다고나 할까.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나한테 이보다 더 효과적이고 낭만적인 놀이는 없었다. --- pp.21-22

“매미는 애벌레로 아주 오랫동안 땅속에 있는다며. 그러다가 땅 위로 나와서 여름 한철 울고는 죽어 버린대.”
아직 매미의 날개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조앤은 매미의 날개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맞아. 어떤 매미는 17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지낸다고 하더라.”
“그럼 우리랑 나이가 같네? 얘 이래 봬도 우리랑 동갑이구나.”
조앤이 아기 다루듯 매미를 손바닥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그때였다. 매미의 날갯짓이 순간 멈췄다가 다시 한 번 아주 약하게 파르르거렸다. 그리고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
“죽었나 봐.”
“응, 그런 것 같아.”
조앤은 자리에서 일어나 벤치 뒤 나무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무 둥치 부근의 흙을 조심스레 파내고는 자그마한 구덩이에 매미를 내려놓았다. 나도 주변의 고운 모래를 두 손에 가득 담아 매미의 마른 몸에 뿌려 줬다. 매미 무덤은 금세 봉긋이 올라왔다.
“있잖아.”
조앤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우리도 저렇게 되는 건 아닐까?”
--- pp.65-6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이제 막 열일곱 살이 된 민희는 자신의 꿈마저 미리 설계해 두고 닦달하는 엄마를 속으로 ‘마녀’라고 부른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지방 대학에 입학해 집을 탈출한 언니 대신 자신에게 쏟아지는 집착과 강요는 버겁고, ‘꿈’이 없는 자신의 모습은 한심하기만 하다. 단짝 친구 조앤은 어릴 때 집을 나간 엄마의 빈자리와 직장을 잃은 아빠의 절망 속에서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하고, 민희는 남자친구인 진동이 문제로 부모님과 다투다 끝내 엄마의 폭식증을 폭로하기에 이른다. 출구가 없는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갑갑한 일상을 버티던 어느 날, 흡연 문제로 상담실에 간 조앤이 술에 취한 담임교사에게 추행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진다. 민희와 조앤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가출을 결행해 잊지 못할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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