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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의 시대유감

안경환의 시대유감

: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꿈꿀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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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646g | 153*224*30mm
ISBN13 9788962604283
ISBN10 896260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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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하루에도 수십 수백 권, 새 책이 쏟아진다. 팔리기도, 안 팔리기도 한다. 그 무수한 서적 중에 ‘인권’이란 제목을 단 ‘베스트셀러’를 아직껏 보지 못했다. 책이 안 팔리게 하는 확실한 방법은 제목에 ‘법’자를 넣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인권’도 법보다 별반 낫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법에 비하면 한결 당당하다. 법은 외면해도 마음의 짐은 없다. 오히려 떳떳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인권은 다를 것이다. 반드시 달라야 한다. 선뜻 내키지는 않더라도 외면해버리려면 다소라도 가슴이 찔린다. 행여 인권 이야기에 귀가 열리지도, 가슴이 찔리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더 이상 인간도 아니다.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저마다 고유한 아픔, 설움, 분노를 담고 있는 사연들은 무수하다. 시대의 상식에 어긋나고, 사람이 일용해야 할 최소한의 양식조차 거부당한 이야기들이 우리 주위에 넘쳐난다. 읽고 듣는 사람의 마음은 무겁지만 한 시인의 넋두리대로 인생이란 “그리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그 통속 속에 작은 희망의 싹들이 끊임없이 트고 있는 것이다. --- p.19

벽이 무너지기 전의 일이다. 형법전이 규정한 공소시효가 지나도 한참이나 지났다. 한겨울에 베를린을 여행했다. 서베를린에 이어 동베를린도 들렀다. 단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선’을 넘은 것이다. 누군가와의 ‘접선’은 없었지만 분명히 허가 없이 월경한 것이다. 당초 작정한 일은 아니었다. 순간적인 결정이었다. 여러 사람들에게서 들었다. 아주 쉽게 다녀올 수 있다고. 그 말대로 대로에 주차한 여행사 버스를 탔다. 페르가뭄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어디를 들렀는지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그날 짙게 내깔린 안개 탓도 있었다. 우중충한 건물들 탓도 있었다. 그보다도 수십 년이나 흐른 ‘동베를린 간첩사건’의 음울한 이미지가 내 뇌리와 폐부 속에 각인되어 있었던 탓이리라. 콩닥거리는 새가슴은 대한민국 국민의 신분증이다. 한참이나 서울을 떠나 살았고, 게다가 미국영주권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국가보안법으로부터 약간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음울한 날의 순간적 동행을 결행하도록 만든 정체는 사상도, 용기도, 그 어느 것도 아닌 오로지 호기심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밀봉교육’을 받았다는 재일교포 청년 형제의 북행도 애국심으로 포장된 호기심의 발로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자신도 보이는 것만 믿는 바보를 거부했다. 직접 내 눈으로 보지 않고 말해주는 대로 믿고,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만한 청년의 악덕은 없다. --- pp.47-48

발행부수와 시청률이 높다고 독자와 시청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연대는 어림없다. 굳이 정치적 성향을 저울로 재보겠다면 한쪽에 [가요무대]를, 다른 쪽에 ‘위탄’, ‘슈스케’, ‘나가수’를 얹어보라. 비속한 언어마저 젊은이의 생리다.
[나는 꼼수다]를 열광적으로 청취하는 청년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요즘 용어로 99퍼센트의 소수와 소통하는지, 아니면 1퍼센트의 기득권자 다수와 담합하는지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무소속, 시민후보가 속속 부각된다고 해서 정당정치 그 자체에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다. 갑자기 신당이 만들어지지도 않고, 기존의 정치를 대신할 수도 없다. 다만 기존의 정당정치에 초강도의 변화, 수술, 혁신을 강요할 따름이다.
부산, 경남, 울산은 한나라당의 철옹성이라고 자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서울 젊은이의 분노와 절망감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의 문제다. 트위터, 시민운동의 쓰나미 앞에 늙은 정당의 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촉구한다. 세상의 흐름과 인심의 변화를 담아내기 바란다. --- pp.130-131

책은 배신하지 않는다. 영화는 볼 때마다 주인공에 매료되고 끌리고 하면서 자꾸 나와 현실적인 관계를 비교하게 된다. 이를테면 저런 여자와 데이트하고 사랑을 나누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람을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욕망을 일으키고, 작은 일에 분노하고 슬퍼하게 만든다.
그러나 책은 나 자신과 함께 성장한다. 읽을 때마다 새록새록 새로운 공감과 감동을 준다. 분명 같은 책인데도 나를 따라 성장하고 변한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항상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얼굴이다. 그러면서 세상을 길게 보게 해준다. 작은 일에 슬퍼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힘을 준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고전이라 부르는 양서들은 시간의 굴레에 갇히지 않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깨우침을 준다.
특히 청소년기의 독서는 평생의 이성과 열정을 보장해줄 에너지탱크를 채우는 일이다. 어른이 되면서 겪는 아픔과 혼란을 이겨내고 인생의 좌표를 세울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방법이기도 하다. 인생과 세상을 배우는 방법은 많다. 우선, 보고 듣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원천이다. 견문이 넓을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 그런데 보고 듣는다고 해서 깨치는 것은 아니다.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려는 마음이 있어야만 견문과 체험을 마음의 양식과 생활의 지혜로 눌러 담을 수 있다. --- pp.239-240

대한의군부 참모중장 독립특파대장, 자신은 민족의 이름으로 치르는 전쟁에서 적장을 살해한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일본법정은 역사적 상황에 대한 ‘오해로 인한 사원’이 자아낸 한 건달, 무뢰한의 테러로 규정한다. 그의 의거에 대한 당시 ‘대한국인’의 평가도 반드시 일치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순국한 지 100년, 이제 의사 안중근은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위인이다. 위인은 초인이나 성인과는 다르다. 인간적인 결함이 있어도 위인은 될 수 있다. 수많은 작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극대화된 장점 하나로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인간, 바로 그게 위인이 아닐까. 작가는 민족의 위인, 안중근의 약점을 감추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독자의 신뢰를 얻는다. 문무의 불균형,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잃은 성정, 실패한 사업가, ‘만국공법’이라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인도주의를 신봉하다 낭패를 자초하는 얼치기 군관…. 이 모든 약점을 지닌 인간 안중근을 제시하여 독자의 일체감을 유도한다. 장구한 세월에 걸쳐 국민의 경모의 대상이 되었으면서도 이날에 이르기까지 표준적인 전기조차 없는 상황에서 소설의 형식으로 격동의 역사적 삶을 재구성하는 부담을 자청했다.
“천주여 들으시고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우리의 슬픈 울음을 슬픈 춤으로 바꾸소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한 마디 기도로 요약하면서 주인공의 “불꽃 같은 삶이 우리의 집단 무의식 속에 불멸의 기억으로 타오를 것을” 염원하는 작가의 간절한 소망 앞에 그 무슨 이념, 정치 타령의 여지가 있을까 보냐. --- pp.252-253

그의 날선 비판과 항의의 직접적인 표적은 공산당 일당독재의 중국정부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청중은 보다 광범하다. 중국의 지식인, 신세대 청년, 그리고 보편적 양심을 지닌 세계인이다. 이른바 ‘문화혁명’으로 10년이나 폐쇄되었던 대학의 문이 다시 열림과 동시에 입학한 그는 자부심에 찬 ‘혁명 후 세대’의 기수 ‘77학번’이다. 문학과 역사를, 예술과 전통을 사랑하되 일찌감치부터 ‘천하’가 아니라 ‘세계’를 주목한 그는 단순한 반체제인사도, 인권운동가도 아니다. 깊은 인문적 소양, 동서양 문명에 대한 균형 있는 성찰, 작은 것에 대한 연민과 애정,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맑은 영혼의 결정체다.
“옥살이 자체는 두렵지 않네. 다만 옥살이를 하고 난 후 내가 희생한 대가를 사회에 요구하거나 무슨 훈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으스대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 심우에게 보낸 한 구절이 나머지 모든 찬란한 업적과 경구들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
공산당이 주도한 공자 우상화작업의 정략성과 허구성을 놓치지 않는다. ‘반미’, ‘반일’, ‘타이완 독립 반대’를 애국의 3대 필수조건으로 삼는 신세대를 측은의 눈으로 바라본다. ‘올림픽 제패’, ‘금메달 ○개’ 슬로건에다 수천 년 문화국가의 자부심을 내다판 정부의 강박과 그 강박에 기꺼이 뇌동하는 인민집단심리의 정체는 다름 아닌 열등의식이라고 주저 없이 규정한다.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뿐 아니다. 나라가 이룬 눈부신 경제발전이 시장이 아니라 권력에 의한 강제 견인이었기에 앞으로 전개될 시장과 권력 사이의 암투를 우려한다. 문득 셰익스피어의 구절이 연상된다. “돈이야말로 최상의 군인이다. 어떤 전투에서도 패배한 적이 없다.”
류샤오보는 달라이 라마를 국가주석으로 선출할 수 있는 다양성과 포용의 나라를 열망한다. 넓은 세상, 긴 역사에 대한 자신의 개안과정을 이렇게 고백한다. “중국에서 나는 허망한 명성에 취해 살았다. 하지만 서양에서 처음으로 자아를 대면한 이후, 잔혹한 인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새로운 정신적 충격을 받지 않았더라면 나는 익숙한 우매한 무리 속으로 돌아가 위안을 받으려 자족했을 것이다.” 서양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비판이성이며, 진정한 서양화는 중국문화뿐만 아니라 서양문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인류의 운명과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고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pp.255-257

한때 아시아의 최선진국이었던 필리핀은 왜 아직도 가난한가? 이 물음에 대한 저자의 답은 ‘마야방(mayabang)’이라는 한 단어다. 이 저술의 핵심어를 하나 고르라면 물론 ‘마야방’이다. ‘나태’, ‘허세’, ‘교만’, 그 어느 한 단어로도 번역해내기 힘든 ‘마야방’이라는 단어 속에 필리핀의 역사가 농축되어 있다.
아시아의 기준으로 볼 때, 필리핀은 문명의 지진아다. 아시아인의 자부심의 원천인 찬란한 고대문명의 흔적도 없다. 아시아의 양대 고대종교인 힌두교나 불교의 영향도 전혀 받지 않았다. 16세기 스페인이 도래할 당시까지 거의 원시수준의 부족들 사이에 각축이 있었을 뿐, 이렇다 할 통일국가도 들어선 적이 없었고 변변한 고대유물도 하나 없다. 스페인과 미국 통치를 통해 근대를 접한 필리핀은 1950년대에는 아시아 최고의 선진국이었다. 그러던 필리핀이 이제는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한때는 스페인이 유럽의 병자였다. 마찬가지로 이제 필리핀은 아시아의 병자가 되었다. 어느 미국인은 필리핀을 일러 ‘아시아의 고아’라고 했다. 스페인이 세계를 흔들던 시대에 태평양을 ‘스페인의 호수’라고 불렀다. 마닐라는 마드리드와 리마, 그 호수의 양안 한가운데에 건설된 중간휴게소였다.
저자는 되묻는다. 우리는 왜 (아직도) 가난한가? 일본은 물론 자신들을 부러워하던 타이완, 한국도 먼저 이루었고, 심지어는 한참이나 뒤처져 있던 인도네시아까지도 성취한 경제성장을 필리핀이 못 이룬 이유가 무엇인가?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룬 성취는 서양학자의 얄팍한 주장대로 유교적 윤리의식 때문이 아니라, 국정의 논리인 서비스와 자본의 논리인 이윤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논지다. “국제법은 단순하다. 나라가 약하면 수축되어 시장을 찾고, 나라가 강하면 팽창하고 자원을 찾는다.” 일본과 한국의 성공은 국제법의 속성을 알았기 때문일까? --- pp.273-274

“인권이란 코카콜라와 같은 것인가?” 양자 모두 같은 유비쿼터스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건다. “언제 어디서나(Any time, Any Place).” 그러나 이 캐치프레이즈의 이면에 담긴 것은 제국주의의 음험한 음모다. “문을 열어라. 그러면 화가 있으려니.” 인류보편을 내세운 문화제국주의의 상품, 그것이 바로 인권이라는 마약이다. “부국과 빈국 사이의 교류는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원조, 개발, 이 모든 것이 오히려 빈국의 불이익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문은 열되,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의 성공과 인도네시아의 실패를 가른 차이는 각성제와 최면제, 둘 중에 어느 것을 복용했는가에 따른 차이일 뿐이다. “자본주의에 의해 착취당하는 비극은 전혀 착취당하지 않는 비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p.289

어느 사회에서나 제기되는 의문, ‘격동의 시기에 지식인은 무슨 일을 했던가?’ 대대로 멕시코에서는 지식인계급이 형성되어 있었다. 문학인, 예술가, 학자, 이를테면 이들은 머리를 힘으로 삼는 상원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정권은 이들의 대중적 인기와 이미지를 이용했고, 정권의 광포성을 완화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했음은 분명하다. 그들은 언제나 정부에 영향을 행사하는 능동적 측면과 이용당하는 수동적 측면을 겸한, 명암이 교차된 역사의 증인인 점은 여느 나라의 경우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권력투쟁에서 실각한 트로츠키가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이곳에 망명지를 얻었고, 끝내는 모스크바에서 보낸 암살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역사는 널리 알려져 있다. ‘디에고 리베라’라는 거장 화가와 그의 여인 중 하나였던 프리다 칼로가 친구로 품어준 사연도 국제공산당의 벽화 전통, 식민지, 프로파간다, 민중예술, 모든 것이 융합되어 이룬 거대한 지식인 세계의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 p.315

현재의 영토 기준으로는 리투아니아 태생으로 폴란드와 파리대학에서 법학을 수학한 그는, 청년 시절의 소망대로 문학의 길에 몸담았다. 법이 다루는 일상의 정의가 원천적인 불의 앞에 의미를 잃었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공동체의 삶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담론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법률가로서의 삶을 살기에는 너무나 막막한 허무와 좌절이 그를 문학의 길로 내몰았을 것이다. 나치 치하 5년을 바르샤바에서 어두운 삶으로 버텨낸 그는 해방군 소련이 인민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신념’을 처방으로 들고 진압하자 최초에는 의혹과 기대가 교착했으나 서서히 새로운 ‘시대정신’에 빠져들어간다. 나치의 극우이데올로기가 저지른 죄악을 생생하게 체험한 바르샤바 청년들은 또 다른 불구대천의 적국이었던 러시아의 공산주의를 기꺼이, 아니면 비교적 큰 반감 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1946년 소련의 괴뢰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외무성 관료가 되었고, 워싱턴과 파리의 대사관에서 근무한다. 공산당원이 아니면서도 외교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문인이 누린 특권이자 부담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후일 폴란드 정부와 단교하고 망명하여 서방에 정착한 그는 오욕의 세월 동안 외국으로 도피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지만, 만약 그때 폴란드를 떠났더라면 결코 생생한 현장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문인에게 있어 모국어로 글을 쓰지 못하는 고통은 더없이 중한 형벌이라고 말한다.
유랑 끝에 돌아와 옥살이에 들어가면서 황석영이 남긴 말도 바로 그랬다. 미워시의 변은 이를테면 시대를 살아남은 지식인의 변명이다. 이 땅에서도 도매금으로 떠넘긴 이른바 ‘친일파’ 문인들에게 행여 어떤 변명이 있었을까. 귀를 내줄 만한 여유가 없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인간은 기대고 매달릴 것이 없으면 환상에 매달리기 마련이다.” 이 말 속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 pp.334-335

어떤 사회에서나 공유되는 일정한 통계가 있다. 인구의 일정 비율은 신체적(또는 정신적) 결함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힘들다. 타고난 실명은 적고 후천적 실명이 훨씬 많다는 통계도 상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적인 통계 속에 함몰된 것이 정상인과 장애인이라는 이원론에 뿌리내린 고정관념과 편견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세상사람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장애인이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밖에 없다. 장애가 드러난 사람과 감춰진 사람이다. 그 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다. 한쪽이 모자라면 다른 쪽이 메우기 마련이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귀가 밝아지고 손끝이 더욱 정교하게 될 것이다. 음치이기에 가사에 더욱 민감한 내가 아닌가. 고교 시절, 의족에 의지하여 살던 친구의 무쇠팔뚝을 기억하지 않는가. 섬뜩한 공포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강건하던 그 팔뚝을 만든 것은 잃어버린 다리가 아니었을까? 정년 후에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는 선배를 두고 농을 한 적이 있다. “허깨비를 보지 않고, 잡소리를 듣지 않으니 이젠 방해받지 않고 진짜 학문세계에 몰입할 수 있지 않느냐”고. 실없는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나는 그렇게 될 것만 같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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