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시베리아

시베리아

[ 개정판 ]
리뷰 총점9.5 리뷰 8건 | 판매지수 54
베스트
여행 에세이 top100 1주
정가
17,800
판매가
16,0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575g | 140*210*30mm
ISBN13 9791188434084
ISBN10 118843408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베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평평한 땅덩어리로,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를 이루는 우랄 산맥에서 동쪽으로 무려 9,600킬로미터나 태평양 연안까지 뻗어 있다. 남쪽은 산맥으로 둘러져 있지만 그 위로는 변변한 산도 없다. 거대한 강들─오브 강, 예니세이 강, 레나 강─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며 영구 동토층(툰드라)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면적이 1,280만 제곱킬로미터로, 알래스카를 합친 미국 본토보다 넓지만, 인구는 미국의 10분의 1인 3천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와 비교한다면, 면적은 백 배가 넘지만 인구는 절반을 살짝 넘는 정도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땅이 무인지경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광대하고 신비스러운 미지의 땅이 소련의 개혁 개방 정책과 더불어 ‘개방’되었다. 『실크로드』를 쓴 대단한 여행작가인 콜린 더브런이 재빨리 이 길을 탐사하고 이 책 『시베리아』(원제 In Siberia)를 내놓았다. 이 책이 나온 것이 1999년이니, 한국에서는 소개가 다소 늦은 셈이다. 그가 시베리아를 탐사한 때는 공산 체제가 무너지고 아직 신(新)질서가 잡히지 않았던 옐친 대통령 시절이다.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잃고 불안해하고 생활도 어려워 불만이 대단했던 때였다.
단신으로 카메라도 없이 오지와 위험한 곳을 누비는 저자의 행선지를 대충 따라가보면 이렇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일가가 무참히 살해된 도시, 예카테린부르크다. 다음으로 라스푸틴의 생가가 있는 마을에 들른 다음, 비행기로 1,000킬로미터를 날아 시베리아 동북단에 자리한 보르쿠타로 향한다. 이곳은 1920년대 초에 석탄이 발견되면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죄수들이 투입되어 강제노역을 하며 죽음을 맞은 곳이다. 이어 도스토예프스키가 유배되었던 옴스크를 거쳐 노보시비로스크에 이른다. 노보시비로스크는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이 도시 남쪽 32킬로미터 지점에 아카뎀고로도크라는 목적 도시가 있다. 1950년대 중반 흐루쇼프가 야심적으로 건설한 과학센터 도시다. 이곳에서 고르노알타이스크, 파지릭, 키질을 거쳐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이르고, 이 도시에서 저자는 예니세이 강을 따라 극지로 가는 배에 오른다. 북극해에 면한 두딘카까지 갔다가 세계 최대의 민물 호수인 바이칼 호,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를 거쳐 노보셀렌긴스크, 스코보로디노를 지난 다음 아무르 강이 중국과 러시아를 갈라놓고 있는 알바진에 이른다. 이곳에서 하바로프스크로 가는 길목에 한때 유대인 이주 도시로 기획된 비로비잔이 있다. 하바로프스크, 콤소몰스크, 야쿠츠크를 거쳐 오호츠크 해 연안의 악명 높은 콜리마 수용소가 있던 곳인 마가단에서 저자의 여정은 끝이 난다.
콜린 더브런의 특기 중 하나는 여행하면서 만난 현지인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괴승 라스푸틴 흉내를 내는 주정뱅이도 만나고, 수용소에서 한평생을 보냈으면서도 스탈린을 원망하지 않는 노파,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젊은이, 예산이 배정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과학도시의 행정 책임자, 우리나라의 무당과 흡사한 샤먼 등 여러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더브런은 러시아가 당면한 문제와 러시아의 미래를 가늠해보려고 애쓴다.
더브런이 만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직장이 없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금은 빵 한 덩어리밖에 사지 못할 형편이 되었다고 불평한다. 그래서 스탈린 시대, 브레즈네프 시대가 차라리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 탓도 있겠지만, 자유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더브런이 집요하게 찾으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종교와 신앙이다. 공산주의라는 ‘신앙’이 붕괴된 시대, 러시아를 받쳐줄 토대는 또다른 신앙일 것이라고 더브런은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80년의 공백이 있었을까 의심될 정도로 종교들─러시아 정교, 기독교, 토속신앙, 불교 등─이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을 더브런은 목격한다. 러시아 정교가 정립될 무렵 분리되어나온 옛 신자들에 대해서도 더브런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더브런이 중점적으로 찾은 곳은 옛 수용소들이다. 보르쿠타, 콜리마 등 수백만 수천만의 죄수들(이라고는 하나, 대다수는 무고한 사람들이었다)이 투입되어 얼어 죽고 굶어 죽고 지쳐 죽어가면서 석탄이나 금을 캐던 강제노동 수용소들이 있던 곳을 그는 끈질기게 탐사한다. 솔제니친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수용소에서 6천만 명이 무참히 죽어갔다고 한다. 덜 알려져서 그렇지, 나치의 유대인 학살보다 더 끔찍한 학살이 스탈린에 의해서 소련에서 자행되었던 것이다. 수용소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왔으면서도 공산 체제, 스탈린을 옹호하려고 애쓰는 한 노파가 6천만 명이 죽었다는 솔제니친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그보다는 적은 2천 만 명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더브런이 그 싹을 보고 우려했던 대로 러시아는 이제 독재자와 그 집단의 사생아들인 암흑가의 마피아가 권력과 부를 농단하고 있다.
이 책이 나오는 때가 마침 한여름인지라, 독자들이 이열치열이 아니라 시베리아의 엄동설한으로 제대로 한더위를 이기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번역자는 자위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 나는 붐비는 거리로 되돌아갔다. 나는 내가 단서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운명이 없는 러시아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신앙이나 정체성의 징후를 찾고 있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조바심하며 찾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딘가에 막 도착하면 부적이나 단순한 의미 같은 것을 바라듯이.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광고와 포스터 수백 장이 벽이나 나무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이 신비스런 단서나 되는 것처럼 열심히 읽었다. 다이어트 운동 광고도 있었고, 초월명상이나 영어 강좌를 선전하는 광고도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의 해결을 약속하는 심리학자도 있었고, 구인 광고도 있었다. “오세요, 30킬로그램을 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장래를 발견하세요…… 소망은 이루어집니다……” 운운.(20p)

- 이렇게 시베리아인들의 고독이 그들을 해방시켰다.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미국의 개척민들처럼, 그들은 강인한 현실주의자들이었고 독립적이고 아량이 넓은 평등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엄청나게 먹어대는 대식가들이었고, 절제를 모르는 폭음자들이었다. 돈이 생기면 자살적인 술판을 벌여 그 돈을 다 날려버리고 끝내는 무일푼이나 살인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의 사회는 서쪽 러시아 중심부보다 더 유연성이 있었지만, 훨씬 더 위험하기도 했다. 이곳은 늘 죄인들을 내다버리는 쓰레기 하치장이었고, 따라서 출신이 불분명한 도시의 사교계 명사들에서 여행자들을 상대로 강도질을 하는 도망자 출신의 불량배들에게 이르기까지, 박력 넘치는 추방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40p)

- 그때 구덩이 투성이 도로 저쪽에서 토볼스크로 가는 고물 버스가 형체를 드러냈다. 내가 버스에 오르자 빅토르의 얼굴에는 분노 대신 미소가 번졌다.
“날 기억해주시오.” 그의 속삭임이 내 귀를 간질였다. “당신의 라스푸틴을.”
“잊지 않겠소.”(59p)

- “왜 사람들은 좋은 일들, 매일매일의 일들을 기록할 수 없는 걸까? 수용소 생활을 보통으로 기술한 기록이 있다면, 사람들은 우리가 늘 울지만은 않았다는 것, 우리가 탄광에서 나와 욕실로 갈 때 노래를 불렀다는 걸 알 텐데. 당신은 작가지? 그렇지? 당신이 그런 얘기를 쓰면 어때? 우리가 조금은 미소도 짓고 또 더러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는 걸 쓰란 말야. 왜냐하면, 사람은 희망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85p)

- 하지만 무엇인가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묵인을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잔인하게 말했다. “하지만 결국 그 목적이 무엇이었을까요? 그렇게 심한 고통의 목적 말이에요.”
그녀가 나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처음으로 그녀는 대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되뇌었다. “목적?”(86p)

- 행렬이 다시 움직였다. 나는 뒤로 처져서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는 한 참전용사와 함께 걸었다. 나는 이런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어째서, 왜 이 신앙이,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가 그 몸통에 다시 달라붙는 것처럼, 아무것도 없던 데서 되살아난 것일까? 아주 중요한 동맥이 그것을 보존했을 것이었다. 못에 남아 있던 순례자들이 다시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역시 여자들이었구나. “맞습니다.” 늙은 참전용사가 말했다. “내 경우는 어머니였죠. 우리는 보로네슈 근처의 외진 곳에서 살았어요. 도회지가 아니고 그야말로 촌구석이었지요. 수백 킬로미터 이내에는 교회도 없었지요. 어머니는 글자를 모르셨지만, 어렸을 적에 외운 기도를 모두 기억하고 계셨지요. 그 기도를 내게 가르쳐주셨어요.”(103p)

- 우리는 다른 진열대로 옮아갔다. 거기에 다른 미라는 없었다. 우리는 말들과 전통, 채찍 손잡이를 보았다. 모두 속도나 질주와 관련된 물품들이었다. 우리는 두 사람 다 막연하게 불행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이 이동성이 탁월했던, 그래서 좀처럼 붙잡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얼음과 시간이라는 슬픈 기적에 붙잡혀 우리 눈앞에 나타나 있는 것이다. 도시를 싫어했던 그들이 도시에 갇혀 있는 것이다.(155p)

- “그 후 나는 조금씩 환멸을 느끼게 되었어요. 우리 지방 당에 대해 알게 되었죠. 그들이 얼마나 썩었는지…….” 사람들은 대개 그런 일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공산주의는 이념적 회의나 스탈린에 대한 공포 때문이 아니라 그냥 밑바닥부터 붕괴되었다는 것이었다. 즉 지방의 하급당원이 공금을 횡령하여 흑해에서 호화롭게 휴일을 즐기는 걸 보고 사람들은 공산주의를 믿지 않게 되었다는 거였다. “이제 나는 내 학생들에게 가르칠 절대적인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들 대다수는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소수의 학생들은 이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160p)

- 공(空)에서 흘러나오는 강물의 흐름이라고 할까, 평화로우면서 동시에 좀 끔찍한, 형체를 갖춘 무엇인가가 나의 가슴을 죄어왔다. 어쩌면 이것이 인격화된 아시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 자궁, 기억을 가진 아시아(어느 아랍인이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영국인들은 심장이 없기 때문에 늘 다른 곳에서 그걸 찾고 있다고). 나는 밝은 햇빛 속에서, 정적 속에서, 놀라움을 느끼며 서 있었다. 땅이 뼈처럼 신축성이 없어 보였다. 나는 오랫동안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혼란된 마음으로 경치를 응시했다. 아시아, 그곳은 성인이 된 후의 내 일생을 소진시킨 땅이었다.(170p)

- 늙은 목동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나는 이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였다. 제물을 담은 그릇을 깨뜨리는 건, 내생(來生)은 현생(現生)의 삶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곳에서는 강도 바다에서 시작해서 거꾸로 흐른다고 한다. 여기서 거꾸로 처박힌 것이 거기 가면 바로 선 것이 되고, 여기서 바로 선 것이 거기 가면 뒤집힌 것이 된다는 것이다. 온전한 것은 부서지고, 부서진 것은 온전해진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자(死者)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뒤집힌 세상에서는 포탈로보가 낙원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242p)

- 바이칼 호에는 이처럼 특이한 생물들이 많다. 물이 얕은 곳에는 ‘바이칼의 말〔馬〕’이라 불리는, 낟알 크기만 한 갑각류가 마치 바닥짐으로 쓰려는 것처럼 두 개의 돌을 집게로 잡고 있다. 더 안으로 들어가면 200킬로그램 이상 나가는 철갑상어가 살고 있다. 이놈들은 다 자라는 데 20년이 걸리며, 한 마리당 최고 9킬로그램까지의 캐비어를 지니고 있다. 작고 눈이 붉은 감마리드(gammarid) 새우는 수심 1,600미터 이하에서 살며, 때로는 사방 1야드(약 91센티미터) 넓이에 2만 5천 마리가 꽉 들어차서 어처구니없이 긴 더듬이로 어둠 속을 더듬는다. 이 새우들과 심해를 공유하는 어종으로 통통한 골리앙카(golianka)가 있다. 이 물고기 가운데는 몸이 너무나 투명해서 그 물고기의 몸을 올려놓고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인 것도 있다.(263p)

- 코사크들이 러시아 동부 황야의 카우보이들이라면, 옛 신자들은 러시아의 메노파 신도나 모르몬 교도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여러 종파로 갈라지거나 또는 더욱 극단적인 다른 신도들에게 흡수되었다. 이들의 특징은 금욕적인 소박한 생활 혹은 자신에게 과하는 심한 궁핍이었다. 그들은 세례와 교회를 거부했고 심지어 기도를 부정하기까지 했다. 타락한 ‘방랑파’ 교도들은 차르를 사탄이라고 저주했고 그들의 아기들에게 못에서 세례를 주었으며 죽은 자들을 숲속의 빈터에 매장했다. 성경의 말씀에 순종해서 목동이 된 철저한 성경 해석자들도 있었고, ‘말씀의 우유’에 목말라하며 우유를 즐겨 마시는 몰로칸 교도들도 있었다. 스스로 세례를 주는 자들도 있었고, 세례를 아예 받지 않는 신도들도 있었다. 성령을 받들어 숨으로 기도를 올리는 ‘한숨파’와, 겉으로 나타내는 어떠한 예배 행위도 혐오한 ‘무기도파’도 있었다. 경건한 슈툰데파와, 자기 안에 내재하는 성령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고 성경까지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 평화주의자들인 두호보르파 ‘성령-레슬러’들도 있었다. 심지어 나폴레옹을 신격화한 교파까지 있었다.(304p)

- “할머니 예쁘죠!” 이고르가 탄성을 발했다.
그 그림을 통해 그녀의 마음속을 얼핏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스탈린 시대의 시베리아에서 대중을 교화시키는 어려운 작업에 열중했지만, 사실은 호숫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영국의 귀부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373p)

- 할머니들을 돕고 싶은 생각이 솟는다. 그러나 할머니들의 자존심, 그들이 그런 자존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인식이 도우려는 생각을 접게 한다. 나는 서구가 냉전에서 승리했다는 것, 서구의 가치관이 외견상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인들이 더 쉽사리 피해를 입는다. 그들의 세상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키기 위해 싸웠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참전 군인들은 마지막 저항의 표시로 훈장을 달고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들이 그냥 가버리도록 내버려두었다. 나는 그중 한 사람도 도와주지 못했다. 부끄러웠다.(378p)

- 그들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진 건 아마 내가 주의를 집중하고 그들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끔 어떤 사람이 또렷하게 내 시야에 잡혔다. 그러나 그 역시 낯선 사람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곰보자국이 있는 얼굴에 들창코인 저 젊은이는 누구일까? 너무 얻어맞아 납작해진 것 같은 얼굴의 저 덩치 큰 남자는? 나는 모른다. 그들을 알려면 오랜 세월을 더 함께 지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내 옆 좌석에서 축 늘어진 채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청하는 이반은 여기도 있다. 그런데 이반이 더 늙었고 백발이 더 늘었다. 남편을 여읜 지 얼마 안 된 과부처럼 검은 숄을 두르고 앉아 껌을 씹고 있는, 유난히 창백한 얼굴의 저 젊은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멍한 얼굴을 한 채 그녀 옆에 앉아 있는 아이는 또 누구일까?(396p)

- 내가 말했다. “지금 사정이 어떻든 간에 사정이 그때보다는 더 낫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유리는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그에게는 시간이 걸린다. 그는 약간 말을 더듬는다. 그가 말했다. “그 시대는 어떤 면에서는 종교의 시대였지요. 사람들은 뭔가를 믿었죠.” 그는 그것을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454p)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8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6,0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