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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키

데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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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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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62쪽 | 772g | 145*210*35mm
ISBN13 9788901228563
ISBN10 8901228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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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이아몬드를 만져보기 위해 무릎을 꿇으며 떨리는 손을 뻗었다. 그가 목걸이를 확 잡아채고는 코트 주머니에서 벨벳 자루를 꺼냈다.
“그 상자를 열어봐.” 그가 지시했다. “반지가 하나 있을 텐데. 엉뚱한 생각은 하지 마, 알았지?”
“엉뚱한 생각이라니?” 그녀는 그 말이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후에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작은 상자를 열었다. 커다란 다이아몬드 약혼반지가 놓여 있었다.
“우리 예쁜 자기야, 그건 언젠가 내가 해줄 반지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는 그녀의 옆얼굴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윙크했다. 그가 손가락에 끼고 있는 결혼반지가 그녀의 뺨에 차갑게 느껴졌다.
(중략) 이곳은 금고실이 아니라 웅장한 무덤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묘지 도굴꾼이었다. 마치 열쇠들이 자신의 의지를 지닌 것처럼 547번 금고를 찾아내 자물쇠를 풀었다. 그는 약탈한 보물들을 자루 안에 쏟아놓고, 강철 벽의 구멍을 잠가버렸다. 두 사람의 끔찍한 비밀과 함께 그녀는 두 개의 열쇠를 뽑았다. 열쇠가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좁은 어깨를 잡고 입술에 진하게 키스했다. “자긴 그냥 기다리기만 해! 우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될 거야. 이 일을 두어 달만 더 하면, 아무런 걱정근심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그는 한 번 더 키스를 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가 그녀를 살며시 문밖으로 밀어냈다.
그는 그녀를 금고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서도 그녀가 약간 불룩해진 배를 내려다보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 배를 감추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두어 달만 더 있으면 함께할 수 있다고 했으니……. 그녀는 생각했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면 되지. 저 사람이 약속한 것처럼. --- p.14~16

“저, 마스터키 같은 것이 있지 않나요? 은행들이 마스터키를 보관한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어요?” 은행원은 한 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이제 ‘데드키’는 없어요. 그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정책에 위반되니까요.”
“‘데드키’라고요?”
“미안하지만, 이건 이 자리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닌 것 같군요.” 은행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그것들을 ‘데드키’라고 부르죠?”
“금고가 여러 해 동안 이용되지 않으면, 우린 그걸 ‘죽었다’고 해요. 우린 데드키를 이용해 죽어버린 금고를 열고 자물쇠를 바꾸곤 했어요. 당연히 짐작하겠지만, 드릴로 구멍을 뚫는 건 엄청난 낭비이니까요.”
“대여금고가 자주 죽나요?”
“깜짝 놀랄 정도로 자주요.” --- p.457~458

“네가 열쇠를 주었고, 난 그걸 안전하게 지켰어. 며칠 전에 빌에게 그걸 내줄 수도 있었어. 그거면 되잖아? 내게 뭘 더 원하는 거야?”
“진실을 원해. 네가 도리스를 도와 금고를 터는 게 아니라면,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내 열쇠들을 훔친 이유는 뭐야? 응?”
(중략) “헛소리하지 마, 베아트리스. 갈 곳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야?”
“그래, 없어.” 이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베아트리스는 얼굴로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난…… 이제 열여섯 살이야. 가출했어. 그런데 도리스 이모가 쓰러졌고, 이제는…… 집에 돌아갈 수 없어.”
맥스는 플래시를 내리고, 베아트리스의 곁으로 기어갔다. “왜 가출한 거지, 베아트리스?”
“어떤 남자 때문이야. 엄마랑 살던 남자, 그가…… 날…….” 베아트리스는 말을 잇지 못하고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내가 임신하자, 그가 날…… 그래서 애를 지웠어.”
맥스는 한 팔로 베아트리스를 감싸 안았다. “이봐, 괜찮아. 괜찮다고, 우리 귀염둥이. 난 전혀 몰랐어. 미안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우린 더 닮은꼴이구나.” 맥스가 베아트리스의 정수리에 키스했다.
베아트리스는 울음을 멈추려고 안간힘을 썼다. 맥스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 p.570~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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