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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명랑하거나 우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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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살을 위한 힐링 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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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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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46g | 153*224*30mm
ISBN13 9788950936440
ISBN10 895093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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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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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것에 대한 추억이나 회상들 속에서만 생생해진다. 유행가와 영화에 그 많은 자양분을 대어주는 것은 지속되는 사랑이 아니라 깨진 사랑들이다. 그 많은 가수와 작곡가와 기획사들은 깨진 사랑의 마음들에 기생해서 살아간다. ---p.23

“내 마음” 속에는 안녕이라고 말하고 떠난 사람이 남아 있다. 그 사랑은 깨졌고, 더는 과도함도, 충족도 불가능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깨진 사랑을 방부처리해서 시간에 의한 소멸을 유예시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나’는 늙지만, 젊은 어느 시절에 정지된 사랑은 여전히 파릇한 젊음 속에서 빛난다. ---p.25

이별의 능력이란 먼저 이별할 수 있는 능력이고, 다음은 그 후유증을 견디는 능력이고, 마침내 자아를 살육하는 부재와 고요히 다가오는 심장마비를 극복하는 능력이다. ---p.31

사랑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랑이 깊으면 그것이 끝났을 때의 상실감과 덧없음도 커지는 법이다. ---p.72

올해 벚꽃은 유난히도 희고 눈부셨다. 벚꽃 아래서 내 마음이 자꾸 허방을 짚고 어둔 심연 속으로 떨어지곤 했다. 허랑방탕하게 흘려보낸 시간들이 솟구쳐 가슴을 치고, 꿈속에서는 멀리 떠나보낸 사람들이 자꾸 나와 울었다. 정말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아름다워서 슬픈 봄이었다. ---p.77

등을 돌리는 것은 등 뒤에 남은 것들을 버리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마음의 모진 결단 끝에 등을 보이는 사람은 등을 보는 사람보다 착하다. ---p.103

청년은 울지 않는다. 다만 청년 안에 있는 소년들이 운다. 그 울음은 끈질기다. 그 소년은 유희경의 어린 시절을 가리키는 것일까. ---p.132

어디로도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 하루는 길고 지루하다. 아마도 시란, 혹은 예술이란 그 길고 지루함에 대한 보상행위가 아니었을까. ---p.166

시인은 그 착한 심성으로 시를 써서 밥을 구하는 제 삶을 지긋이 들여다본다. 시 한 편을 써서 버는 돈은 삼만 원인데, 시 한 편에 들인 공력을 생각해 보면 억울하다고 적는 시인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하는 것은 그게 그대로 시인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까닭이다. ---p.175

그때 밤을 세워 무슨 얘기를 했던가. 세월은 숫사슴처럼 껑충껑충 뛰어 저 숲속으로 달려 나갔다. 스무 해 넘는 세월은 우리를 각각 다른 기착지로 데려다 놓았다. ---p.265

가끔 한밤중 조용히 귀 기울이면 나를 떠나간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사는 지도 모를 그들이 나를 애타게 부르는 듯하다. 아니 그들이 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애타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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