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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

우희

: 용의 그림자

윤정우 | 가하 | 2012년 04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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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734g | 148*200*35mm
ISBN13 9788966471751
ISBN10 896647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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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윤정우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것만 반복해서 보고, 듣는다.
좋아하는 것은 몇 번을 거듭해서 보아도 지겹지 않다.
시간이 쌓일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
내가 쓴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말을 고르고, 글을 다듬는다.

십 년째 빠져 있는 시는 『처용삼장』
언젠가 그 시의 화자처럼
견고하고 강인한 사랑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깨으른 여자들』에서 활동 중.

▣ 출간작
『용의 간택』
『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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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우희와 눈이 마주쳤다. 대군이 가만히 웃어 보였더니 우희가 새빨개진 얼굴로 화들대다가 제 방으로 도망쳐버렸다. 줄행랑을 놓으며 대군을 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군은 빙긋 웃었다.

우희는 생각할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예쁘다. 우희보다 얼굴이 예쁜 아이는 진작 본 적이 없었다. 입을 다물고 가만히 서 있어도 예쁘나 지랄을 떨거나 푼수를 떨 때 더 예뻤다. 지켜보고 있으면 절대로 무료하지 않았다.

대군은 방에 돌아와 조용히 웃었다. 허둥대며 사라지던 우희의 모습을 생각하니 계속 웃음이 난다. 바들바들 떨면서 대군의 뒤를 따라오던 우희의 모습, 갑자기 입술연지를 바르고 나타나서 얼굴을 붉히던 우희의 모습을 떠올렸다.

‘누가 나리께…….’

마냥 어리던 천비의 마음이, 주인에게로 향해 있음을 마냥 모르는 척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다. 우패한 어린아이였기에 신경도 쓰지 않는 사이 우희는 홀로 여인이 되었다. 부끄러움을 알고, 수줍음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다.

남경궁의 사내들은 계집으로도 치지 않는 우희를, 대군의 숙부를 비롯한 남경궁 밖의 사내들이 탐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은 우희가 어떤 계집인지 잘 모르고 우희를 탐내는 것이지만 별로 상관없다. 우희는 대군의 허락 없이는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는 대군의 비(婢)가 아닌가.

허면 우희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우희가 대군의 것이기는 하나 역적의 딸이고, 어리다고만 생각하였던 터라 대군의 계집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다. 그렇다고 다른 사내에게 보내자면 우희의 마음이 대군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마음에 걸린다.

잠시 찡그리던 대군이 이내 웃었다. 무엇을 그리 심각하게 고민한단 말인가? 고작해야 계집종 하나의 일인 것을……. 우희가 대군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 혹, 증오에서 연심으로 바뀌었다 한들 대군과는 별 상관없는 일이었다. 우희는 역적의 딸이다. 결코 대군과는 가까워질 수 없다. 언젠가는 우희 스스로 끝내야 할 감정이니, 대군은 앞으로도 계속 모르는 척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이따금 심술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희가 대군을 좋아하는 것을 대군까지 뻔히 알고 있는데도 그 둔한 것은 여전히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여전히 대군을 원수 보듯이 하니 자꾸만 괴롭혀주고 싶어진다. 때때로 답답해서 가르쳐주고 싶었다.

‘너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우희는 대군을 피하느라 며칠째 고생했다. 그때마다 대군이 무심한 얼굴로 돌아서서 당신 할 일만 하였고, 입술연지를 발랐던 날로부터 이레가 지나 우희의 경계도 조금씩 느슨해졌을 무렵이다.

대군과 맞닥뜨린 것은 밤늦게, 할멈 몰래 씻고 오던 길이었다. 불쑥 튀어나온 검은 인영에 우희는 숨을 삼켰다.

“힉!”

귀신인 줄 알고 놀랐지만 대군인 것을 알고 나니 심장이 더 벌렁거렸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니 괴롭다. 빨리 방에 돌아가고 싶었다. 못 본 척하려고 하니 대군이 우희의 앞을 막았다.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우희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날에는 왜 그랬더냐?”

“…….”

시선을 주지도 않는 우희의 얼굴을, 대군이 빤히 들여다보았다. 우희는 대군의 시선을 느끼며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런데도 두방망이질이 끝나지 않았다. 대군의 숨소리마저 크다고 느낄 정도로 대군을 잔뜩 의식하고 있었다. 가슴이 벅차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것을 자각하고 나니 괜스레 기분만 나빠진다.

‘나는 나리가 싫어.’
‘나는 나리가 싫어.’
‘나는 나리가 싫어.’

입이 말라서 마른침을 삼키던 우희의 입이 비뚜름해졌다.

“밤늦게 따지실 일입니까?”

“어쩌느냐? 모르는 척하려 했더니 자꾸 마음이 쓰이는 데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미인 것을.”

대군이 선하게 웃었다. 마음에 걸린다는 말에 가슴속이 요란해진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게 뛰었다.

‘나는 나리가 싫어.’
‘나는 나리를…….’
‘내가 나리를…….’

제대로 된 생각이 나지 않아서 우희는 눈을 감아버렸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정신이 멀쩡하다면 대군 때문에 가슴이 떨릴 리 없다. 고개를 쳐들고 대군을 쏘아보다가 빈정거리면서 웃었다.

“갑자기 귀찮게 왜 이러십니까? 밤이 적적하십니까?”

“어린것이 무엇을 안다고 뜬금없이 그런 말이더냐.”

동요하게 만들려고 한 말인데 미동조차 않는다.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긴 대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린애 취급하는 것에는 이제 이골이 났다.

“왜 모릅니까?”

일부러 대군에게 가까이 다가간 우희는 대군의 팔을 쓸어내리며 그윽하게 웃었다. 대군에게 바짝 들이댄 입이 대군의 귓가에 속삭였다.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다 컸다고……. 쮾 것은 다 안답니다.”

“그래?”

대군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짧게 웃던 대군이 우희의 턱을 움켜쥐었다. 놀라서 눈을 치뜨자 대군이 웃으며 우희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얼마나 잘 아는지 한번 보자.”

입술 위에 쏟아지는 숨이 뜨거웠다. 우희의 눈을 응시하던 대군의 입술이 점점 가까워졌다. 우희는 살짝 떨며 눈을 감았다. 대군이 피식 웃었다. 닿으려다 만 입술이 아래로 내려갔다. 하얀 목 위에 대군의 숨이 쏟아졌다. 간지럽고, 뜨겁다. 대군이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우희는 침을 삼켰다.

대군의 숨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사방이 조용했다. 잔뜩 긴장한 우희가 목을 움츠렸다. 이미 감고 있던 눈을 더 질끈 감았더니 목에 와 닿던 뜨거운 기운이 사라졌다. 번쩍 눈을 뜨니 어느덧 멀어진 대군이 서늘하게 웃고 있었다.

“많은 사내들이 탐낼 만큼 어여쁘게 자랐어도 그렇지, 내가 어찌 너에게 흑심을 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냐? 네 무엇을 보고?”

“얼굴이요.”

당당한 대답에 대군의 얼굴이 잠시 당황으로 굳었다. 이내 코웃음을 치는 대군이 피식거리니 우희는 눈을 치켜떴다.

“왜 웃으십니까? 제 말이 틀렸나요? 전 정말 예쁘잖아요.”

대군이 더 크게 웃는다. 한참을 웃다가 웃음을 뚝 그친 대군의 눈이 잔잔히 빛났다.

“그래. 예쁘다. 너처럼 예쁜 아이는 본 적이 없어.”

예쁘다는 말에 우희의 입술이 웃으려다 말았다. 어두워서 대군에게 보일 리 없겠지만 얼굴도 살짝 익었다.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려 하니 대군이 우희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익숙한 손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아주 단순한 동작으로 우희의 머리를 두어 번 쓸어내렸다.

“아직도 더 자라야 합니까? 나리의 노리개가 되려면.”

“…….”

대군의 손이 멈췄다. 대군은 어떤 표정일까. 고개를 드는 것이 겁이 났다. 대군도 예상 밖의 질문에 당황을 했는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우희의 머리가 가벼워지고 대군의 손이 멀어진다. 사라져버린 온기가 아쉬웠다.

고개를 들 수는 없었지만 우희는 대군의 시선이 저에게로 향하고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이 힘들어서 고개를 들지 못했고, 대군은 계속 우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 만에 대답을 들려주었다.

“시간이 아무리 흐른다 하여도 네가 내 노리개가 될 일은 없다.”

“어째서요?”

“…….”

대군이 뜸을 들인다. 우희는 잔뜩 긴장하며 대군의 답을 기다렸다.

“내게 한을 품은 계집을 품을 만큼 욕정이 넘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의연히 무심한 목소리였다. 갑작스럽지만 어렵게 낸 용기를, 대군은 너무도 간단히 꺾어버렸다. 입술을 물어뜯던 우희가 오기로 물었다.

“저를 보면 욕정이 들기는 하십니까?”

치기 섞인 억지였지만 그 말을 내뱉는 것이 우희에게도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돌아온 것은 냉소뿐이었다.

“귀엽다 했더니 못 하는 소리가 없구나. 사내가 계집의 얼굴만 보고 동한다고 생각하는, 어린 너에게 무엇을 품어?”

비참하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소용없다. 대군은 평생 우희를 어린아이 취급할 것이다. 속상해서 눈가가 시큰거렸다.

“벌써 애욕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니 우희에게도 짝을 지어주어야겠구나.”

대군이 또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우희는 대군의 손을 피했다.

“진짜 싫어.”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대군의 얼굴을 쏘아보던 우희가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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