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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의 편지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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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48*210*20mm
ISBN13 9788966802807
ISBN10 89668028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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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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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안문영
안문영은 서강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본대학교에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후기 시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이후 충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한국괴테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주요 관심 분야는 현대 독일 시와 번역 이론, 그리고 릴케와 괴테의 작품에 나타난 동양적 요소 등이다. 괴테, 릴케, 첼란, 구체시, 문학 용어 번역 등에 관한 논문이 다수 있으며, 역서로 ≪릴케: 두이노의 비가/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문학과지성사, 1991/1994), ≪제니 에르펜베크: 늙은 아이 이야기≫(솔출판사, 2001), ≪로버트 슈나이더: 오르가니스트(원제: 잠의 형제)≫(북스토리, 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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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에게 충고하거나 당신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말입니다. 오직 한 가지 방법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내면으로 들어가십시오. 당신에게 글을 쓰도록 명령하는 그 근거를 탐구하십시오. 그 근거가 당신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글쓰기가 좌절되었을 때 과연 죽을 수밖에 없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무엇보다도 이것이 중요합니다. 깊은 밤 가장 조용한 시간에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나는 글을 써야 하는가? 깊은 답을 찾아 당신의 내면으로 파고드십시오. 그리고 그 답이 긍정적이라면, 당신이 그 심각한 질문을 강력하고 단순하게 “나는 써야만 한다”라는 말로 응답할 수 있다면, 당신의 인생을 그 필연성에 따라 세우십시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계산하거나 헤아리지 않는다는 것, 나무처럼 성숙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무는 수액을 재촉하지 않고, 봄날의 폭풍 속에도 안심하고 서서, 그 폭풍 뒤에 여름이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여름은 그래도 옵니다.

●어쩌면 모든 용들이 언젠가 한 번은 우리를 아름답고 용기 있게 볼 순간을 기다리는, 우리 삶의 공주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끔찍한 것들은 모두 그 가장 깊은 근본에서는 우리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곤경에 빠진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냇물은 아무 악의도 없건만
그 물살 끝없이 부딪쳐 시달리는 한 떨기 꽃이여.
산만하고 급한 물살이 그 꽃 헤집어 놓을지언정
그것이 시냇물의 본뜻은 아니건만….
아아,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내던져진
우리의 신세도 다르지 않거늘.
그 감정들 우리와 관계있는가? 그래도
세계내존재가 이 넘치는 우연에 균형을 맞추나니.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릴케를 대선배로 흠모하고 있던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Franz Xaver Kappus, 1883∼1966)가 릴케와 주고받은 편지들을 20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가 릴케가 죽은 후 바이마르에 설립된 릴케 문서박물관에 기증한 것을 1929년 인젤 출판사에서 출판한 것이다. 생전에 1만 통이 넘는 편지를 쓴 릴케는 스스로 ‘자기 본성의 풍부한 수확’을 편지에 담았다는 고백에 덧붙여 자기가 쓴 모든 편지의 출판은 인젤 출판사의 제안에 따라 수신인 마음대로 결정해도 좋다는 유언을 남겼다. 인젤 출판사는 이 유언에 따라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출간했는데, 독자들이 좋은 호응을 보이자 곧이어 릴케가 1919∼1924년 사이에 리자 하이제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서 ≪젊은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를 인젤 문고로 출간했다. 릴케는 통신 기술이 발달해서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20세기에도 18, 19세기에 만개했던 ‘느린’ 소통 수단인 편지로 수많은 사람들과 내밀한 교류를 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카푸스 자신이 서문에서 밝혔듯이, 적성에 맞지 않은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후배에게 선배로서 성심성의를 다해 조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카푸스에게 첫 답장을 쓰던 당시 릴케 자신이 그의 인생과 문학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내용은 단순한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거기에는 릴케 자신의 새로운 인생관과 문학론에 대한 모색 과정의 고백도 들어 있다. 고독과 성숙과 사랑, 이 세 가지 의미의 긴밀한 연관 관계야말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릴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떠받치는 중심 주제다. 고독은 내면 성숙을 위한 집중의 순간이고, 사랑은 내면 확장의 계기이므로, 서로 상대방의 고독을 지켜 주는 사랑을 통해 자연을 포함한 세계 전체와 내적으로 소통하는 창조적 인간, 그것이 릴케가 카푸스에게 권하고 스스로도 추구한 목표였던 것이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번역은 ≪Briefe an einen jungen Dichter≫(Insel Verlag, Leipzig, 1929)를 원전으로 삼았다.

릴케의 ≪젊은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는 ‘시인과 젊은 여성’의 관계에서 흔히 추측할 수 있는 로맨틱한 꿈과 연애 감정 교환의 기록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혼란한 역사의 격동기에 극심한 궁핍 속에서도 어떻게든 삶의 한 귀퉁이를 지탱해 보려고 애쓰던 한 여인에게 보내는 시인의 위문편지일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며 삶의 절망적 의미에 공감하는 고독한 자의 동지적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번역은 호르스트 날레브스키(Horst Nalewski)가 인젤(Insel) 출판사에서 2003년에 펴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여성과의 서신 교환(Rainer Maria Rilke. Briefwechsel mit einer jungen Frau)≫ 중에서 릴케의 편지를 옮긴 것이며, 시가 첨부된 릴케의 마지막 편지는 이 판본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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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의 편지 - 가장 다정하고 가장 호소력짙은 안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d******y | 2021.07.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보통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타 출판사들에서 출간해 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편지를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에서는 <릴케의 편지>라는 이름을 출간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와 <젊은 여성에서 보내는 편지> 두 가지의 서간문들을 모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많은 이들에게 윤동주가 사랑하는 시인으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
리뷰제목

보통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타 출판사들에서 출간해 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편지를 지식을 만드는 지식출판사에서는 릴케의 편지라는 이름을 출간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젊은 여성에서 보내는 편지두 가지의 서간문들을 모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많은 이들에게 윤동주가 사랑하는 시인으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다. 시인의 이름은 알았지만 이제야 그의 글을 만나게 된 것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왜 이제야 만나게 된 것이냐며 지나간 시간을 탓하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나는 릴케를 만났고 릴케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음이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에게 보내는 서신에 답하는 릴케의 편지들에서 그가 담으려했던 것들은 고독과 성숙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의 학생 시절을 기억하는 교수에 대한 감사함을 담으며 첫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여 그는 매 편지마다 지금 쓰여지게 된 연유와 자신의 상황, 보내준 편지에 대한 최선을 다한 대답들을 써 내려 간다. 그의 편지들은 그 한 편 한 편으로도 가치가 있는 문학이다. 그의 글들은 진중하지만 무겁지만은 않고 딱딱하지만은 않은 부드러움으로 감싸여 있다.

 

창조하는 사람에겐 빈곤이란 없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빈곤한 장소도 없습니다.

/

당신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삶이 흘러나오고 있는 그 깊은 곳을 살펴보십시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편지> 10-11p (<지식을 만드는 지식>)

 

끝으로 당신에게 충고하고 싶었던 것은, 당신의 발전 과정을 조용하고 진지하게 성숙시켜 나가라는 것입니다. 바깥으로 시선을 향하고 바깥에서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당신의 발전을 심하게 해치는 것도 없습니다. 그런 의문들은 오직 당신의 가장 고요한 시간에 가장 내밀한 감정만이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편지> 12p (<지식을 만드는 지식>)

 

시간으로 재는 것도 없으며, 세월도 소용없습니다. 10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계산하거나 헤아리지 않는다는 것, 나무처럼 성숙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무는 수액을 재촉하지 않고, 봄날의 폭풍 속에도 안심하고 서서, 그 폭풍 뒤에 여름이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여름은 그래도 옵니다. 그러나 여름은 오직 앞에 마치 영원이 놓여 있기라도 하듯이, 그렇게 근심 하지 않고 조용히 오래 참는 자에게 옵니다. 나는 것을 매일, 그리고 고통들 가운데서 배웁니다. 나는 그 고통들이 고맙습니다. 인내, 그것이 전부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편지> 21p (<지식을 만드는 지식>)

 

내가 이미 말해 왔던 것은 바로 이것, 당신이 언제나 당신의 내면에서 충분히 인내심을 찾고, 믿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려운 것에 대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당신의 고독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신뢰를 갖도록 하십시오. 그 밖의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삶에 맡겨 두십시오. 내 말을 믿으세요. 삶은 그 어떤 경우에도 옳은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편지> 67p (<지식을 만드는 지식>)

 

가장 확실히 해낼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허리 숙여 열중하는 것, 다정하게 공감해 주는,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우정을 꾸준히 나누는 것, 동시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부인의 아들에게 가장 훌륭한 성장의 본보기가 되는 것 등입니다. 이것으로도 부인을 설득하기에 부족하다면, 부인께서 모든 것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부인의 건강함과 은총과 정당함을 증명할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편지> 94-95p (<지식을 만드는 지식>)

 

젊은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는 리자 하이데에게 보내는 서간들로 그녀의 모든 상황에 진심으로 힘을 주려 노력한 모습들이 보인다. 그녀가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녀의 숭고한 마음들을 끝없이 일깨우고 있다. 마지막에 쓰인 그녀를 향한 시는 긴 세월을 뛰어 넘는 독자들에게도 가슴 뭉클하게. 강하게 힘을 내라며 마음으로 말하고 있는 것일 거다. 릴케의 시와 단편들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마음이 이렇게 글에 고스란히 녹여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 책 안에서 그녀에게 보내주려 하던 소네트는 현재 두이노의 비가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접할 수 있는 문학으로 존재한다. 한참 전에 만나고도 그 시집의 두께에 겁부터 났었다. 이제야 두이노의 비가를 펼쳐 볼 용기를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게 되었다고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시인을 꿈꾸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들이었기에, <젊은 시인이 받는 이의 주체로 존재하지만 세상의 모든 언어가 곧 시로 형상화 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미 이 편지들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내려는 문학애호가들을 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겉치레에 너무 현혹되지 않기를. 기꺼이 고독으로 들어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랬을 것이고 그것은 곧 본인이 마음 먹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 진심들이 많은 이에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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