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그 책에 마음을 주지 마세요 1

그 책에 마음을 주지 마세요 1

제로노블(Zero Novel)이동
문시현 | 동아 | 2019년 01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9 리뷰 20건
베스트
장르소설 top100 3주
정가
12,800
판매가
11,52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10g | 147*210*35mm
ISBN13 9791163021261
ISBN10 116302126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도대체 황녀님은 어딜 그리 뻘뻘거리며 돌아다니시는 겁니까? 찾기 힘들게. 이번도 그렇습니다. 황자님과 제가 얼마나 찾아다닌 줄 아십니까?”
그는 평소에 말이 없는 검사님이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무뚝뚝하고 초연한 남자라도 이번엔 크게 놀랐던지 평소보다 꺼낼 말이 많아진 모양이다.
“정말 목숨이 10개쯤 되는 게 아니라면 제발 황자님 얼굴을 봐서라도 얌전하게 지내 주세요. 예? 얼마나 염려한 줄 아십니까? 이번엔 정말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오셨지 싶은데요.”
나는 감흥 없이 대꾸했다.
“그러게. 내 목숨이 10개가 넘나 보지.”
“황녀님!”
“한 40개쯤?”
진실을 고할 생각이 없으므로 얼굴을 보는 대신 바닥에 떨어진 수첩을 응시했다. 보지 않아도 레이 경의 찌푸린 얼굴이 선했다.
“듣고 계십니까? 또 잔소리로 생각하고 계시지요.”
“아아아. 그만. 그만. 나 안 죽었어.”
“네. 저희가 와서겠지요.”
“응, 맞아. 죽을 뻔했지만 경 덕분에 안 죽었어. 그럼 된 거잖아?”
천천히 수첩을 주워 들었다. 손에 든 것을 쳐다보며 가늘게 눈을 떴다.
“설마하니 저나 황자님이 올 줄 알았다느니. 누군가는 와서 어떻게든 살았을 거라느니. 또 그 소리 하려거든 관두십시오. 여기가 얼마나 외진 곳인지 알고서 하는 소립니까?”
“안 죽을 줄 알고 있었어.”
“네?”
대꾸 대신 수첩을 살폈다. 내 손바닥을 두 개 합친 정도의 수첩이다. 딱 일기장으로 쓰기 좋은 크기랄까. 그러나 시선에 날붙이를 달았다면 지금쯤 나는 이 수첩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을 것이다.
‘더럽게 멀쩡하네.’
크게 한숨을 쉬며 열어 보려다가 문득, 여기 나 혼자 있는 게 아님을 알아차린다.
레이 경과 데인. 레이 경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지금 그게 눈에 들어오느냐는 얼굴이네. 나는 빤히 보는 시선들을 의식하며 흠흠 헛기침을 했다.
“음, 그래.”
릴랙스, 릴랙스. 나는 저들 앞에서 나름 얌전한 황녀다.
“무서웠으니까 너무 화내지 마.”
그러자 레이 경이 삐딱하게 이쪽을 쳐다보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가뜩이나 아니꼬운 인상이 더 더럽게 보였다.
“뭘 그렇게 웃으십니까. 걱정은 다 시켜 놓고.”
“여기까지 데리러 온 경이 좋아서?”
그가 삐딱하게 코웃음 쳤다.
“웃지 마십시오. 정듭니다.”
이후 데인과 경은 나를 궁까지 데려다주었다. 내가 지쳤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쉬라는 걸 보니 추궁은 뒤로 미룰 모양이었다.
하녀들마저 사라지고, 넓은 공간에 혼자 남았다.
“아……. 또 머리가…….”
습관처럼 머리가 지끈거렸다.
지겹도록 따라다니는 고통에 얼굴을 연거푸 쓸고 책상 한쪽으로 걸어갔다. 짐을 치워 버리고 수첩을 펼친다.

823년 하베론의 달 7일
열다섯 살. 생일에서 딱 10일 지난 날, 숲을 지키는 사냥개를 따돌렸다.

아무 장이나 펼쳤을 뿐인데 놀랍게도 오늘 일을 겪은 듯 생생하게 쓰인 일기 내용이 보였다.

비밀을 파헤치려 금지된 숲으로 가던 길에 암살자를 만나 죽었다.

뒷장을 넘겨보면 비어 있다. 당연하다. 이 페이지가 마지막이니까.
“……죽은 뒤에 일기를 쓰는 사람은 없으니.”
나도 모르게 응시하다 말고, 문득 그 내용에 피식 웃고 만다.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때 일기장으로부터 빛이 터져 나왔다. 첫 글자부터 스며든 빛이 두 번째, 세 번째 마디로 퍼지더니 곧 페이지 전체가 사라졌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뒤섞인 필적을 바라보며 숨을 삼켰다.
솨아아― 활자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변했다. 언제나처럼 빛에 잠긴 페이지는 태동처럼 요동쳤다. 잠시 뒤, 천천히 글이 떠올랐다. 전과는 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823년 하베론의 달 7일
사냥개를 따돌리는 데 실패했다. 그대로 도망치다 죽을 뻔했지만……
다행히 날 찾으러 온 7황자 오라버니와 오라버니의 호위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다음 장이 ‘내일’로 빼곡히 채워진다. 또 한 번 죽음을 뛰어넘었다는 증거였다. 기쁨은 없었다.
“하…….”
늘 보는 것이지만, 어처구니가 없는 건 똑같다. 몹시도 비현실적인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일과처럼 받아들인다.
2년 전, 일기장을 처음 보았던 이래 줄곧 그랬듯이.
“……또 시작이구나.”
언제나 그랬듯이 한숨은 안도와 두려움을 동반했다. 긴장으로 무뎌졌던 손끝에 비로소 온기가 돌았다.
823년, 열다섯 살. 하베론의 달 어느 하루.
나는 오늘도 살아남았다.
--- 본문 중에서

회원리뷰 (4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6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9점 8.9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