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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1

아름다운 동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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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893381
ISBN10 8985893386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도시코는 자일을 든 미사코의 손을 눈으로 보면서 말했다. '내가 톱을 서겠어요.' 그러나 미사코는 도시코의 눈길을 받으며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 암벽에 익숙해 있어요. 먼저 내가 톱에 설께요.' 미사코는 의연한 태도로 그렇게 말하고는, 놀라고 있는 도시코의 눈 앞에서 자일 끝을 허리에 재빨리 묶고 그 자일 다발을 불쑥 도시코 손에 건네 주고 먼저 나섰다.

도시코는 잠깐 멍하니 있었다. 이제껏 다른 사람에게 진 적이 없었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에게도 졌다고 자인한 적이 없던 그녀가 암벽을 타 보기도 전에 일찌감치 뒤로 처지는 자신을 보면서 왜 분노나 반발도 느끼지 않는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로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야쓰가다케에서 미사코를 처음 만난 뒤로 계속 그녀에게 한 발 양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급히 서둘러야 할 일이 있어서 한 달 정도는 산에 갈 수가 없어요.' 그녀는 그때까지 한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강한 태도로 분명하게 대답했다. 산에 가서 암벽을 만져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산보다 더 열중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 그녀의 내부에 있었다. 멈출 수 없는 기세로 비탈길을 달려 내려가듯이 한창 암벽에 빠져들던 그녀가 구리 문양의 포로가 되고 만 이유를 그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처음 그 구름을 보았을 때부터 조금식 생각이 바뀐 것인지도 몰라.' 그녀는 위험한 암벽등반을 해낸 다음에 보았더 그 새털구름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보았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여기서부터는 둘이 가겠어요. 여기는 이미 북벽의 일부입니다. 마터호른 북벽을 완등하려면 우리 둘만 가야 해요.'

자진해서 협력하려고 하는 미사코에게 도시코는, '미안해요'하면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맥박수가 같다는 것을 알고 나니 도시코의 마음도 급속히 가라앉았다. 나만 피로한 게 아니다. 도시코는 다시 눈을 감았다. 미안해요, 하는 말을 두 사람이 한 번식 뱉은 것이 재미있었다. '이런 곳에서 굳이 미안할 것도 없는데.'
--- 202001/03/14 (patjuck)
그녀는 조난이라는 말을 여류등산가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싫어했다.산에서 조난을 당하다는 말에는 왠지 합리성이 결여되 어 있는 것 같았다. 일어날 만해서 일어난 사태라면 그야말로 패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조난이라는 말에는 변명 비슷한 발뺌이 느껴졌기 때문에 그 말이 더욱 싫었다. (--- p. 13 / 1권)

도시코에게 40kg의 짐은 너무 무거웠다. 그러나 짐을 풀고 덜어 낼 생각은 없었다. 이쿠마가 그 무게를 지고 간다면 그녀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그산악회에서는 남녀 간에 힘의 차이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습관이 들어 있었다. (--- p. 129 / 2권)

안개 속에서 이쿠마 모습이 점점 커다랗게 보였다. 그가 앉아 있는 테라스는 꽤 많이 튀어나와 있는지 그 위쪽으로 빙벽이 보이지 않았다. 테라스에 양손을 걸치고 가슴께까지 몸을 끌어올렸을 때 좌우에서 다른 손이 뻗어 와 그녀를 건져 올리듯이 끌어올렸다. 거기에는 사쿠마와 네모토도 있었다. 테라스여야 할 그곳은 테라스가 아니었고, 그 위로는 암벽이 없었다. 그곳은 휑하니 사방이 뚫린 공간으로 안개 속에서 꼭대기의 윤곽만 보였다. '정상이야, 여긴 정상이야.' (--- p. 180 / 2권)

그 순간, 수정 테라스와 그 주변의 암벽에서 총총히 자리잡은 수정군이 번개를 흡수하고 굴절시키고 반사하여 일제히 번쩍였다. 미사코는 이 세상의 것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광채 속에서 포옹하고 있는 두사람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았다. (--- p. 367 / 2권)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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