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살아있다 느끼는 건 그 아이들이 비인지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지 지능은 머리로 인식하지만 비인지능력은 ‘나’ 전체로 느낍니다. 사람은 어느 한 기능에 집중하면, 다른 기능은 멈추거나 퇴보합니다. 너무 이른 나이부터 ‘학습’이라는 인지 지능에 중점을 둔 아이들은 ‘나’라는 전체가 점점 작아집니다. ‘머리’라는 인지가 점점 커지다 결국 중심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넘어지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 9쪽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밝게 바꾸는 힘은 ‘회복 탄력성’, ‘자율성’, ‘자존감’, ‘유연성’, ‘스트레스 저항력’, ‘관계성’, ‘안정감’, ‘자기 조절력’, ‘성실성’, ‘신뢰감’ 등의 비인지능력들 입니다. 그것은 상당 부분 초등이전에 형성됩니다. 길어야 10살, 초등 3학년까지입니다. 이 시기를 절대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9쪽
인지능력의 시대가 급격하게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수십 년간 연구하고 축적한 인지능력조차 인공지능Ai은 단 몇 분만에 습득할 수 있으며 오류를 찾아내 수정합니다. 인지능력을 배우는 것이 점점 시간 낭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배우고 습득해야 할 인지능력의 양은 최소한으로 정하고, 다른 모든 역량은 비인지능력의 습득 혹은 향상에 집중해야 합니다. --- 24쪽
비인지능력의 수는 사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신뢰감, 자율성, 주도성, 근면성, 정체감, 친밀감, 생산성, 자아 통합감 등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옵니다. 이러한 비인지능력이 부족하게 되거나, 형성되는 과정 중에 적절한 양육과 교육이 동반되지 못하면 발달지연 혹은 발달장애가 발생합니다. 그 과정에서 완성되지 못한 비인지능력은 다른 이름을 지니게 됩니다. 불신감, 수치감, 죄책감, 열등감, 역할 혼미, 고립감, 침체성, 절망감 등으로 말이지요. --- 25쪽
역사적으로 위대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민족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신화의 형식을 빌려 자손들에게 구전되었다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틈나는 대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동화책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비인지능력 습득에 그만한 보약이 없습니다. --- 30쪽
비인지능력은 인지능력을 바탕으로 설계된 인공지능이 다가가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어떤 기기器機가 아닌 인간에게서 인간으로 전수되는 특별한 능력입니다. 자녀에게 가장 인간다우면서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발칙한 도전 능력을 갖추게 하고 싶다면, 비인지능력에서 해답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31쪽
비인지능력들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습니다. 아주 복잡합니다. 덕분에 장점도 있습니다. 한번 형성된 비인지능력들은 어지간해서 분해되지 않습니다. 실 몇 가닥 끊어졌다고 엉킨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 32쪽
하지만 현대에 들어 내적 자존감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정적 원인은 인지 지능과 관련된 학습에 있습니다. 귀하고 소중하다는 눈빛에 노출되는 기간이 급격히 단축된 겁니다. 이제 5살 미만의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이런 말이 자주 들립니다. “이건 ‘사과’라고 했잖아. 벌써 열 번도 더 말했는데 아직도 못 읽어! 그리고 따라 해 봐. 영어로 애플이야. 애―플.” --- 54쪽
자존감은 미취학 아동이 되기 전까지 누리는 충분한 애착과 사랑받는 눈빛에서 탄생합니다. 이제 고작 서너 살 된 어린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부모의 눈빛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너는 지금부터 죽도록 공부해야 살 수 있어.” --- 56쪽
위에서 잠깐 ‘애착능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애착과 능력은 서로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둘을 연결한 이유는 애착이 마치 유전처럼 다음 세대에 전이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자녀에게 심어준 애착이 자손 대대로 이어질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 될 수도 있는 거지요. 자녀에게 물려줄 자산목록 1호, ‘애착능력’만한 것이 없습니다. 비인지능력 중 다른 것은 다 놓치더라도 ‘애착능력’만큼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 62쪽
초등시기 자녀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방안은, 그들에게 “성실하게 살아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른으로서 공정한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 68쪽
자율성은 내 안의 원시적 욕구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경험과 자신감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자율성을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외부의 지나친 통제와 비난입니다. --- 80쪽
소통에 필요한 능력이라면, 보통 대화를 먼저 떠올립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민주적이고 논리적인 소통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소통의 근간엔 ‘공감’이라는 심리적 기저가 자리하고 있어야 진정한 교류가 일어납니다. ---86쪽
자료를 수집하는 것에서 분류, 정리, 체계화 및 비교적 정확한 예측까지 해주는 인공지능, 그것을 받아들이는 힘은 다름 아닌 ‘유연성’입니다. --- 92쪽
다시 말하지만, 중간은 없습니다. 냉철하게 얘기해서 유연성이 없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 희망이 없습니다. ---93쪽
자녀를 선택 및 결정능력을 가진 리더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버려야할 행동 습관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아무거나’입니다. --- 118쪽
사회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성을 낮추는 행동 또한 유의해야 합니다. 그러한 양태를 반사회적 행동이라 부르는 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폭력성입니다. --- 124쪽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가 유아기 후반 특히 초등시기에 ‘공부’라는 인지 지능에 관여하면서 웃음보다는 부드러운 압박을 시도합니다. 지금 공부해놓지 않으면 너의 미래는 암울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심어줍니다. ---125쪽
누군가의 갈등조정능력을 보면 그의 성숙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강압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하는지, 대화와 타협을 유지하는지, 자기희생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지, 아니면 직면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도망가 버리는지, 그가 보여주는 갈등상황 대처능력은 그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129쪽
위협과 더불어 아이들이 힘겨워하는 크고 작은 일들 또한 늘,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언제 그랬냐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는 ‘회복 탄력성’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회복 탄력성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149쪽
아이들에게 너무 일찍 안정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들의 성취 욕구를 억누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158쪽
사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중 상당수가 ‘자기 조절력’ 부족으로 인한 경우입니다. --- 160쪽
하지만 ‘참아라’라는 말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모호한 말입니다. ‘네가 하고자 하는 것이 옳지만 괜히 문제 만들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라는 표현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선인지 악인지 구분을 못 하게 하는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 163쪽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들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은 나에게 잘못하거나, 나를 기분 나쁘게 하는 다른 사람을 혼내주는 것입니다. 그런 아이의 세계관에 ‘정의’를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요? --- 186쪽
저는 초등 자녀에게 성실함을 익히게 해 주려면 부모가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승무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208쪽
한 아이의 인생을 ‘성취감’, ‘성공’의 관점에서 볼 때, ‘성실’보다는 ‘끈기’가 더 효과적입니다. --- 212쪽
뜻밖에도 책임감은 ‘꾸중’에서 비롯됩니다. 좀 더 풀어 말하면 아이들에게 책임감이란 ‘혼나지 않기 위해 해야 하는 어떤 것’입니다. --- 219쪽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믿기 어렵겠지만 목적의식은 대부분 우연에 의해 생깁니다. 우연이라 말하기엔 너무 가벼운 감이 있어, 대부분 이러한 우연을 ‘운명적’이었다 말합니다. --- 235쪽
결론적으로, 간단히 표현하면,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계획성’과 계획을 실천하는 ‘실행력’을 키워야 합니다. ---242쪽
모든 비인지능력들이 사실 초등 이전에 상당 부분 갖춰집니다. 솔직히 결정된다고까지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미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경우 이렇게 질문을 하고 싶을 겁니다. “그럼, 초등 이후는 비인지능력을 갖추기 불가능한가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초등 이후에도 습득되는 경우를 봅니다. 단, 그 기간과 노력이 초등이전보다 상당히 수고스럽다는 겁니다. --- 249쪽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나답게’를 알게 해주려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게 하는 작업이 우선입니다. 감정은 ‘나’의 그림자입니다. --- 271쪽
조금 쉽게 표현하자면, 메타인지는 ‘내가 사고하는 과정 자체를 위에서 내려 보듯이 바라보는 정신 활동’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네’라고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인지적 행위를 알아채는 것입니다. --- 273쪽
--- 2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