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과 가정생활을 위한 pH 값
우리 몸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pH 값이 더 중요하다. 염산은 위산의 형태로 우리 몸에 있고, 정상적인 상태는 pH 1에서 1.5까지의 값을 나타낸다. pH 값은 음식 섭취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4 또는 5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 위통이 생기면 과잉 위산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제산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제산제는 마그네슘염과 알루미늄염을 함유하고 있어 과잉 위산을 중화시킨다. 제산제는 위액 분비를 억제하고 위산을 중화시키거나 흡착하여 산 작용을 완화한다.
치아를 재미네랄화시키는 것은 평형반응이다. 평형상태는 입안의 pH 값에 따라 좌우된다. 입안의 pH 값은 정상적인 경우에는 6에서 7 사이이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단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입안에 있는 박테리아가 단것에 함유된 설탕을 분해한다-pH 값이 너무 낮으면 탈미네랄화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법랑질이 해체되고 만다. 어린아이의 경우 단것을 먹으면 주로 밤에 pH 값이 4, 5로 떨어진다. 낮에는 단것을 먹고 나면 입안을 물로 헹궈내야 한다. 과일즙이나 콜라는 그 자체가 산을 포함하고 있어 pH 값을 낮춘다. 이런 경우, 무설탕 껌을 이용해 pH 값을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설탕 껌은 입안의 산을 직접 중화시킨다기보다는 침의 분비를 자극해 제산제 효과를 발휘한다. 치즈도 제산제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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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도 화학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화학제품은 순수한 화학물질이 아니라 화합물이 혼합된 것으로, 특정한 화학적 성질을 띠며 용도도 일정하다. 창고나 부엌에 있는 화학제품을 살펴보라. 사용설명서나 포장지를 보면 함유물 이외에도 취급 주의 지침이나 위험 표지가 적혀 있다.
이제 여러분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다룰 차례이다. 우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여러분의 건강에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또한 여러분의 가정에 있는 물질과 여러분이 먹는 음식에 들어 있는 물질들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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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들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오염시킨다. 지금까지 언급된 물질들은 주로 유기물이었다. 바로 앞에서 말한 물질들도 무기물인데, 유기물과 무기물의 경계는 여기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제부터 다루게 될 물질은 중금속이다. 중금속과 경금속은 밀도로 구분한다는 것은 앞에서 이미 설명했다.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기화합물들은 대부분 복잡한 분자구조를 띠고 있지만, 중금속은 주로 1가 이온으로 이루어진다. 이 이온들은 금속이온이기 때문에 (+)전하를 띠는 양이온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전하를 띠지 않는 금속 원자들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금속은 주로 무기질이다.
영양생리학에서는 일부 중금속들을 ‘미량원소(trace element)’라고 한다. 미량원소들은 생물의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주요 성분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이 때문에 미량원소들은 ‘필수 무기원소’로 불리고,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는 아연, 주석, 구리, 철, 셀레늄 등이 있다. 철은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의 형성에 관여한다. 우리 몸에 철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빈혈이 생긴다. 빈혈은 피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산소 공급 기능에 장애가 생겨 조직 세포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빈혈은 혈액 속에서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활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미량원소 중에는 비소처럼 독성을 띠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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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타민 C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질병인 괴혈병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설명했다. 괴혈병은 결체조직 이완을 초래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효소들은 비타민 C가 있을 때만 아미노산의 하이드록시화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런 효소들을 ‘보조효소’라고 하며, 이온도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이온은 무기질 또는 미량원소로 유기체에 투입되어야 하는 금속 양이온이다. 콜라겐을 만들 때는 아연도 필요하다. 또 다른 금속 양이온으로는 구리, 망간, 셀레늄, 철 등의 양이온이 있다. 접두어 Co(또는 Ko, Kon, Kol)는 ‘함께’를 뜻하는 라틴어 cum에서 유래하며, 제 기능을 발휘하는 콜라겐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비타민 C가 없으면 프롤린과 라이신의 하이드록시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나선형 구조나 콜라겐 섬유의 안정화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가 바로 결체조직 이완과 괴혈병이다.
피부는 가장 큰 신체기관으로, 약 2㎡의 넓이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관리할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피부는 가장 큰 감각기관이기도 하다. 수백만 개에 달하는 피부의 수용체들은 냉기와 열, 아픔, 기쁨까지도 감지한다. 피부는 체온조절에도 관여하고, 상처나 환경의 영향 그리고 병원균에 대한 보호막으로 작용한다.
피부 노화는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정상적인 피부 노화는 25세부터(이미 그 이전부터?) 첫 흔적을 남긴다. 노화과정의 흔적은 대부분 콜라겐섬유만으로 이루어진 진피의 결체조직 변화 때문에 생긴다. 청소년의 경우 피부의 콜라겐섬유들은 여전히 유연하고 상호 이완작용을 한다. 콜라겐섬유들은 팽창될 수 있어 많은 수분을 축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콜라겐섬유들은 피부에 탄력과 수축력을 부여한다. 나이가 들면서 개개의 콜라겐섬유들은 경직되고 딱딱해져 피부탄력이 줄어들고 표피에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도 약해진다. 따라서 노년의 피부는 주름이 잡히고 건조해지며 색소 이동으로 점 등이 생기게 된다.
사실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햇빛, 공기 오염, 자외선, 추위나 난방시설로 인한 건조한 공기, 영양부족, 부실한 관리,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피부 노화과정이 심해지고 가속된다. 이제 이러한 영향들로부터 피부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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