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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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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78g | 142*200*30mm
ISBN13 9788991310384
ISBN10 8991310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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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른쪽에 전쟁 전에 내가 부모님과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33번지 집이 있다. 문득 머릿속에 섬광처럼 프랑크 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느 일요일 오후, 우리 집 거실에서 찰스턴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첫 해의 일이었고 아마도 그 가족은 우리 엄마의 생일파티에 초대되었던 것 같다. 햇빛 따사로운 노동절의 여름 드레스가 기억났다. 사람들은 계속 밝고 행복한 생각만 하면서 애써 전쟁에 대한 관심을 억누르려 했다. 그 장면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과거의 기억 때문에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린 건 그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더는 운전을 할 수가 없어 보도에 차를 세웠다.
화가 난 경찰 한 명이 창을 두드리기에 눈물을 흘리며 창문을 내렸다.
“뭐 하시는 겁니까? 길가에 차를 세우시면 안 됩니다. 무슨 일입니까? 그렇게 운전하시면 안 되죠. 괜찮습니까?”
경찰이 말했다. 그러는 동안에 여경 한 명이 다가왔다. 여경은 나더러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그렇게 운전하시면 안 됩니다.”
여경이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어디 편찮으십니까?”
그렇게 젊은 사람들에게 나에게 그곳이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슬픈 장소라는 걸 어떻게 설명하랴. 경찰들이 곁에 있으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차분해졌다.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너무 당황했네요. 자세한 이야기를 해도 무슨 소린지 모를 거예요. 아마 이해 못할 거예요.”
나는 몬테소리 학교의 외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안네를 알았지요. 안네는 나와 같은 수용소에 있었어요. 전쟁이 나기 전에 나와 내 가족은 이 거리에 살았어요. 하지만 다 죽었지. 그냥 그런 것들이 갑자기 북받쳐서 그랬지만 이젠 괜찮아요.”
다소 당황한 듯하면서도 눈에 띄게 친절해진 경찰들은 내가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었다. ---p.18

우리가 함께 또는 각자 했던 일들 중 하나는 빅토리 광장 근처 지역처럼 우리가 ‘그곳’이라고 부르는 장소들을 말없이 거니는 일이었다. 서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상대가 그렇게 외롭게 떠돌아왔음을 알았다. 둘이 함께 메르베데 광장을 가로지르던 날, 이샤에게 프랑크 일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랑크 가족이 살았던 37번가의 집을 보여주고, 프랑크 씨와 우리 아버지 사이의 우정을 통해 내 어린 시절의 삶이 그 가족과 어떻게 뒤얽혔는지 들려주었다. 두 가장은 전쟁이 일어난 첫해에 길 건너 이웃집 뒷방에서 만났다. 유대인 이발사인 그 집 주인은 전쟁 중에 생업이 금지된 후로 줄곧 그곳에서 고객들의 머리카락을 몰래 잘라주었다. 그리고 안네 프랑크는 유대인 학교에서 내 사촌언니 난네와 같은 반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나의 옛 유모는 두 가장이 주고받은 대화가 희망과 두려움, 그러니까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희망과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한 두려움 사이를 오갔다고 말해주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코트 위에 그 유명한 노란별을 단 채 표시된 구역 근처를 배회해야 했다. 내가 겨우 세 살인가 네 살 때 우리 부모님과 안네와 마르고 자매와 함께 미용사를 찾아가던 일과 안네가 우리 동네의 몬테소리 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p.23

안네 프랑크 재단 직원 두 명이 정말 궁금해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전쟁이 끝날 무렵 안네와 마르고가 사망했을 당시의 수용소 사정은 어땠죠?”
그 사람들이 그런 내용을 물으리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그 질문은 뜻밖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물론 그 시기에 대해 재미있는 일화들을 꺼내 놓을 수도 있었다. 그 여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안네와 마르고의 마지막 몇 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 만큼 젊은 노인이 별로 없다고 했다. 따라서 그들의 문서 자료에는 공백이 있었다. 더욱이 내 기억에도 역시 상징적이기도 하거니와 말 그대로의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말 내 과거의 오물 구덩이를 폭로해야만 하는 걸까? 그런 의문을 품은 다음에는 급격히 말이 없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대개는 목에 뭐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절대 믿을 수조차 없는 사건들이 벌어졌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여직원들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용기를 내려고 했지만 선뜻 엄두가 나질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어느 누구도 그 일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았기에 누군가, 예를 들면 어떤 증인이 나서서 보완 설명을 해줘야 할 때였다. 어쨌든 나는 그 시기에 대해서라면 내 평생을 망치고도 남을 만큼 잘 기억하고 있다. 물론 여직원들도 정황을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묻지도 않았을 테니까. 나는 그들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그다지 유쾌한 내용은 아니랍니다. 혹시 중간에 말이 막히더라도 이해해주세요.” ---p.29

“눈 좀 떠 봐라.”
초조하게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학교 복도의 얼음장 같은 화강암 바닥에 누워 끔찍한 두려움을 느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역사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절멸이라든가 살해, 가스 처형 같은 말을 듣는 순간 그대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상상 속에서 몇 년만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 때문에 심장이 세차게 고동치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현기증을 느끼다가 기절했다. 그래서 복도의 차가운 바닥에 눕혀졌던 것이다. 교장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에게 혹시 의사를 불러야 할지 묻는 말이 들렸다. 선생님은 나를 최대한 빨리 집으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서는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테니까. 그 사이에 역사 수업은 끝났다. 선생님이 적나라한 정보까지 줘가며 가르치려던 것을 내가 직접 경험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걸까? 전쟁 동안에 그 사람들은 대체 어디 있었단 말인가? 나와 고아원의 다른 아이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정말로 모른단 말인가?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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