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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마지 워쩌!

갈마지 워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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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04g | 120*170*30mm
ISBN13 9788993489217
ISBN10 89934892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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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덕이가 다시 핏대를 올려댔다. 그러자 석만은 얼른 병덕이를 타일렀다.
“이, 그려. 알었으니께 어여 신나게 한 곡 뽑어 봐라이.”
병 주고 약주는 격이었다. 병덕이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며 독 오른 독사눈으로 괜한 소철이만 노려보다가는 다시 기타 줄을 튕기기 시작했다.
미련 없이, 후회 없이 그저 남자답게 길을 가겠다며 병덕이는 발광을 떨어댔다. 기타 줄은 끊어질듯 춤을 춰댔다. 그 옆에 앉은 석만의 어깨도 들썩인다. 입으로는 병덕이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려댔다.
앞에 쪼그리고 앉은 소철이도 어깨를 추썩이며 온몸을 흔들어 대는데 헤 벌린 입에서는 맑은 침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차마 눈뜨고 못 봐줄 광경이다.
석만의 흥얼대는 소리가 점점 높아질수록 병덕이의 노래 소리는 점점 더 악을 써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결국 석만의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높은 목청을 따라잡지 못한 병덕이가 기타줄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또 다시 노래 가락을 멈추고 말았다.
“나 참! 오늘 영 노랫발이 안스는구먼.”
마뜩찮은 표정으로 병덕이가 건너편 성부자집 과수원을 바라보자 석만은 고까운 표정으로 병덕이를 노려보았다.
“야, 이 자슥아! 으른이 신이 나서 노래즘 따라 불렀기로서니 뭘 그걸 가지구 지랄이여 지랄이.”
석만의 노골적인 닦달에 병덕이는 기타를 들쳐 메고는 자리를 일어섰다. 기타줄 울리는 소리가 휑하다.

2. 석만은 읍내를 벗어나 사직골로 향했다. 사직골을 지나 아리랑 고개로 올라서서는 자꾸만 학다방 쪽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려 목을 길게 내뺀 채 두릿거리곤 했던 것이다. 야들야들한 촉감이 아직도 석만의 어깨에 와 닿아있는 것만 같았다.
“좋긴 좋더만.”
석만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입맛까지 다셔댔다.
“내 참! 고년덜.”
고갯마루에서도 자꾸만 고개를 돌려대며 아쉬운 듯 발걸음을 늦춰본다. 참말로 아쉽기만 했다. 금오산 산 봉오리를 올려다보자 하얗게 뒤덮인 산 봉오리가 마치 뽀얗게 터질 듯 솟아올랐던 미스 조의 가슴팍처럼만 보였다. 그것마저도 그렇게 보였다.
석만은 긴 한숨과 함께 신음소리를 흘려내고야 말았다.
“하이고, 고것 참! 미치겠구먼!”
석만은 머리까지 흔들어댔다. 고개를 넘어가며 잊고자 애썼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뿐이었다. 어딘가가 자꾸만 부풀어올라댔다.
“그려, 다음에 또 가보지 뭐.”
심드렁히 스스로를 위로하며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임씨네 과수원 울타리너머에서 푸드득거리며 장끼 한 마리가 멋들어지게 날아올랐다. 아카시아 줄기에 소복이 쌓여있던 눈 더미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3. 정색을 하며 목소리를 높여대는 구장댁의 말도 석만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미스 조 때문이었다.
“아! 내말 듣는규, 먹는규?”
멍하니 앉아 미스 조 생각에 빠져있던 석만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무슨 말을 했느냐는 듯이 맹한 눈으로 구장댁을 바라보았다.
“이?”
“근디 이냥반이 뭔 생각을 허느라구. 아, 땅 팔어칠 생각은 아예 허지두 말란말유.”
부라린 구장댁의 눈을 바라본 석만은 자신의 생각을 읽힌 것만 같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느물거리고 말았다.
“누가 땅 판다구 그랬남.”
골난 아이처럼 입을 댓 발이나 내밀고는 두런거려대는 석만을 두고 구장댁은 자리를 일어섰다.
“낼은 들깨 밭 풀두 매야되는디. 바랭이 밭인지, 깨밭인지 분간이 안 되니. 이 눔으 일은 온제나 다 헐라나. 매일매일 히두 끝이 읎으니.”
구장댁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시렁거려댔다. 석만은 그런 아내의 얼굴을 설핏 훔쳐보았다. 별빛에 비추어 흐릿하게 드러난 아내의 얼굴은 이제 굵은 주름이 어둠 속에서도 드러날 정도로 깊게 패여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 구석이 아리기만 했다. 몰래 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이어 첫날 밤 가슴을 떨어가며 옷고름을 풀던 생각도 떠올랐다. 통통하게 오른 뽀얀 가슴을 석만은 그 날 밤 밤새도록 만져댔었다. 그런 가슴도 이제는 볼품없이 늘어져 빈껍데기만 남아 있었다.
“낼 일헐라문 일찍 자야겄네유. 들어올 때 모깃불 끄구 들어오슈. 괜히 삼복더위에 불내지 말구유.”
“알었어.”
아내의 꾸부정한 모습에 석만은 다시 한 번 마음이 흔들렸다. 허리를 곧게 펴지도 못한 채 어기적거리고 있는 걸음걸이에서 문득 가여움을 보았던 것이다. 저런 가여운 아내를 두고 나만 잘 살아보겠다고 도망친다면 그건 분명 인간말종의 행동이라고 석만은 생각했다. 석만은 괴로웠다. 연신 긴 한 숨을 푹 푹 내쉬며 이리 뒤턱, 저리 뒤턱 갈피를 잡지 못했다.

4. 조교의 구령에 교육생들은 또 다시 먼지를 날리며 연병장을 달렸다. 연병장 한 가운데에 덩그마니 혼자 남은 경만은 힘없이 발길을 돌렸다. 떠난다는 후련함보다는 눈길 한 번 마주치지 못한 동료들에게 미안해 가슴이 아팠다. 수없이 죽어간 동료들과 쓰러져가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자신이 떠나고 나면 누군가 또 탈출을 시도하다가 불을 뿜는 총탄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 것이다. 경만은 그것이 더욱 가슴 아프고 걱정이 되었다. 누군가 떠나고 나면 매번 꼭 그러했으므로.
경만은 분노가 일었다. 왜 이런 비극이 이 땅에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역사에 대한 슬픔, 인간에 대한 분노가 경만을 못 견디게 압박해왔다.
경만은 진실로, 진실로 순화되어야 할 자들이 과연 누구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붉게 물든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올 때에야 비로소 경만은 은희의 하얀 얼굴이 떠올랐다. 절룩거리는 발걸음에 다시 힘이 솟기 시작했다.

5. 늦가을 햇살이 이울 때까지 마을 사람들은 경만을 둘러싼 채 삼청교육대의 잔혹한 실상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정의사회구현을 명분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 땅의 끔직한 현실 앞에 사람들은 분노하며 치를 떨어댔다.
“시상에나.”
“죽일눔덜.”
“그러니께 그 광주서 일어난 일두 죄다 그짓말일껴.”
“그럴껴이.”
“경만이 얘기 들어보니께 그것두 그럴꺼구먼.”
사람들은 그제야 서서히 저들의 실체를 깨달아 가기 시작했다. 양의 탈을 쓴 늑대의 실체를 말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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