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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브루클린

나의 작은 브루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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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39쪽 | 456g | 148*210*30mm
ISBN13 9788961961097
ISBN10 896196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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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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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살기 전부터 마음속에 품어 온 브루클린에 대한 환상 또한 이곳 사람들로 인해 시작되었던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 이미 눈에 띄는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나 디자이너 소개 글에는 항상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파는 가게도 늘 브루클린의 어딘가에 위치해 있었고, 눈이 저절로 동그랗게 떠지는 기발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곳 또한 어김없이 브루클린이었다. 바로 그때부터, 브루클린에 가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개인적인 선호나 편견이 전혀 없던 그때부터, 브루클린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품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브루클린에 사는 정재은입니다」에서

“난 디자인팀에서 새로 일하게 된 정재은이야.” 순간 그들의 얼굴에는 혼란스러운 표정이 스치고는 “미안하지만 이름이 뭐라고?” 하고 되묻는다. ‘은’ 발음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은 아이디 카드에 인쇄된 내 이름 철자를 읽으면서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모른다. 사실 이미 남편 마이클의 가족과 친구들로 인해 이 상황이 익숙한 나는 다시 한 번 정확하게 내 이름을 발음해준다. 이번에는 약간의 영어 억양을 섞어서 부드럽게. 그리하여 내 이름은 사람에 따라 ‘재융’에서 시작해 ‘재엉’으로 다양하게 불리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특별함」에서

점심 먹을 겨를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사무실 안에서 탈출하는 늦은 오후, 헬멧을 눌러 쓰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비로소 나의 세상으로 돌아와 여유를 느낀다. 널찍한 사거리에 다다라 긴 신호에 걸리면 옆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과 짧은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다시 페달을 밟으며 천천히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 안에 나를 담는다. ---「자전거 예찬」에서

내 나이보다도 훨씬 더 오래된 집이라 처음 이사했을 때는 감수해야 할 일들이 꽤 있었지만 이 집에서만 맡을 수 있는 깊고 오래된 냄새가 좋다. 모던하게 새로 지은 콘도나 아파트도 거리에 넘쳐나는데 굳이 쥐들이 시시각각 노리는 빈틈투성이인 오래된 이 집이 좋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집에 담긴 이야기를 우리 또한 이어가고 있다는 묘한 쾌감 때문인 것 같다. 낡고 오래되어 페인트칠이 벗겨진 우리 집 창틀을 통해서 보는 우리의 일상은 오랜 시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던 것처럼 이 집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할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 좁지만 낭만이 가득한, 우리 할머니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은 이 집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다. ---「작고 오래된 집을 예찬하다」에서

레터프레스로 직접 인쇄를 시작한 이후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에서 오래된 책들을 펼쳐볼 때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종이 위에 손가락을 지긋이 대어본다. 종이 표면에 미세하게 울퉁불퉁한 레터프레스의 음각으로 인쇄된 감촉이 느껴지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질 수가 없다. e-book이나 얇고 가벼운 아마존 킨들이 보편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서 아날로그가 주는 투박하고 묵직한 질감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그리워지는 건 비단 나만이 아닐 것 같다.
---「나의 사랑 레터프레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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