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분야에서 최초로, 하버드의과대학의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 ‘공감과 관계 과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은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보았다. 나는 여섯 개의 각기 다른 전공 분야의 수련의를 모집한 다음 간단하고 짧은 공감 훈련을 실시한 후, 그들이 환자들의 감정적 신호를 더 잘 인식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공감 훈련 전후로 의사를 평가하도록 했는데, 공감 훈련을 받은 그룹이 계속해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과 학습을 통해 공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더 공감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나아가 사회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자 한다. 부모는 공감을 바탕으로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는 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공감을 통해 교류한다. 기업 역시 함께 일하는 직원에 더 많이 투자할수록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정치인은 모든 유권자가 필요로 하는 바를 대변할 수 있게 된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공감 능력은 우리가 일상 전반에 걸쳐 사용하는 꼭 필요한 특성이다. 육아에서부터 교육, 의료 서비스, 직장, 기업, 법률, 예술, 환경, 디지털 세계, 리더십, 정치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감 능력과 관련이 있다.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통해서는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성과에 있어 공감이 왜 그리고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살펴볼 것이다. 공감이라는 감정이 부모의 양육과 자녀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발달된 만큼, 부모의 양육 모델은 다른 맥락에서 공감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과거에 사람들은 공감 능력을 타고났든 아니든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연구를 통해 공감은 가르칠 수 있다는 가설을 증명했다. 환자에게 의사의 공감 능력을 평가하게 했을 때 공감 훈련을 받은 의사는 환자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남에게 도움이 되도록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뜻한다. 자신의 공감 반응을 다스릴 수 있어야 어려움에 처한 상대방에게 즉시 건넬 만한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 「CHAP 1. 나와 당신의 관계에 가장 중요한 공감」 중에서
종종 어조는 실제로 대화의 텍스트 자체보다 더욱 중요하며 공감적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심리학자 날리니 앰바디는 의사의 공감적 말투가 환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외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환자와 소통하는 장면을 촬영한 후 말소리의 크기, 속도, 리듬만 들리도록 편집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들려주었는데, 그 결과 어조만 듣고도 의료 과실 소송을 당한 적이 있는 외과 의사와 그렇지 않은 외과 의사를 구분해 냈다. 강압적인 말투와 낮은 톤의 목소리가 의료 과실 소송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였다. 이를 통해 타인의 감정 상태에 민감하거나 듣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료 분야의 연구 결과지만 얼마든지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친구 혹은 동료와 이야기할 때 어조와 속도를 상대방과 맞추면 도움이 된다. 위로하는 어조는 상대방이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날카로운 어조로 불편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내 어조와 억양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도움된다. 상대방의 분노의 톤을 따라한다면 그가 느낀 불편한 마음에 공감할 수는 있겠지만, 상대방이 이미 겪고 있는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과 같아 바람직하지 않다. --- 「CHAP 4. ‘공감’의 문을 여는 일곱 가지 열쇠」 중에서
고도로 특수화된 신경 회로와 그 외 관련 있는 뇌와 몸의 여러 체계가 사회적인 공유 지능을 형성한다. 화학적·생물학적 반응이 모두 일어나고 나면 배려 깊고 감정적인 공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좋은 리더는 추종자의 마음으로 공감을 전파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리더는 자신의 집단, 팀, 유권자들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를 육성한다. 자신의 필요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고 사람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활용할 줄 안다. 또한 문제 해결에 있어 타인의 관점을 인지하고 함께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한다.
공감은 근본적으로 리더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읽고 관점을 파악해 더 선명한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감은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협상, 협력, 갈등 해결에도 유용하다.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자리는 또한 경계가 분명해야 한다.
타인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는 리더가 시야를 넓히고 인간적인 면모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인간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그릇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리더여야 어려움과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은 리더를 추종하고 자문을 구할 것이다.
--- 「CHAP 10. 구체적 결과를 얻어 내는 공감의 리더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