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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보약

읽는 보약

: 너의 불안을 따뜻하게 달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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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14g | 118*188*20mm
ISBN13 9791189938468
ISBN10 1189938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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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의사가 문진 마지막에 입을 모아 했던 질문이 있다.
“요즘 뭔가 스트레스를 느낄 만한 일이 없었나요?”
정색하고 물어볼 일인가 싶었다. 내가 어릴 때는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없었지만, 기저귀가 젖었을 때도, 아침부터 도시락을 들고 유치원에 갈 때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날 따윈 하루도 없이 살아왔다. --- p.21

마리 앙투아네트가 구급차로 실려 갔다면 틀림없이 “검사를 얼추 해봤지만 딱히 이렇다하게 나쁜 곳은 없습니다. 좀 과식한 정도일까요”라는 진단이 나와서 역시 정신과를 권장받았으리라.
하지만 난 일본의 전 국민이 나를 태워 죽이려는 듯한 압력을 받는 건 아닌데……. --- p.23

“그럼 나는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새삼스럽게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가 어렵다. 가령 [타이타닉]으로 치면 주인공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목적은 ‘신분이 다른 사랑스러운 아가씨(케이트 윈즐릿)와 맺어지고 싶다’이다.
내 경우엔 역시 ‘병을 고치고 싶다’일까.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목적만으로 깊이가 없다. 잘 만들어진 작품에는 한 걸음 더 들어간 진짜 목적이 숨겨져 있다. --- p.137

“그런데 나한텐 신경안정제보다 수공예잡화점이 더 잘 듣더라.”
아카네는 휴대폰에 달려 있던 수제 비즈 세공 스트랩을 보여줬다.
필요 이상으로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포도알이 어두운 택시 안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 p.54

“네, 코뿔소랑 투구꽃 같은 걸 먹고 있어요.”
“어떻게 먹는데? 말려서 달여 먹니?”
삿짱과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말린 코뿔소. 굉장한 건어물이다.
“건어물로 만들 리 없잖아. 살아 있을 때부터 그렇게 말라 있는 동물인데.”
그 핀잔에 내가 웃었고, 어머니도 웃으며 말했다.
“듣고 보니 그러네. 가죽이 건성 피부를 확대한 것처럼 생겼잖니.” --- p.177

선생님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노안 안경 같은 거라 생각하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무언가에 기대서는 안 되고 원래는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콘택트렌즈나 머리 염색, 아말감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것에 기대어 살아가면서.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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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던 무렵, 나는 『읽는 보약』을 읽고 어마어마한 위로를 받았더랬다.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각자의 불안과 피로누적, 통증을 끌어안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인공 미노리가 생각지도 못한 한약방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은 어느새 함께 치유되는 기분을 선사한다. 보약처럼 힘을 얻고 기운을 나눠받는 소설이다.
- 임경선 (작가,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저자)
『읽는 보약』은 삼십 대 초반이라는 불투명한 시기의 독신 여성뿐만 아니라 ‘인생의 틈새’에 끼여 괴로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효능이 있는 책이다.
- 사카이 준코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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