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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 기업위기와 당당하게 맞서는 5가지 핵심 전략

리뷰 총점9.3 리뷰 12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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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44g | 148*210*20mm
ISBN13 9788997201044
ISBN10 899720104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기업들이여 시스템으로 승리하라!
위기관리 컨설팅 업무를 하다가 힘이 들 때면 사내 회의실에 걸린 Crisis is Our Client(위기는 우리의 고객)란 글귀가 담긴 플래카드를 올려다본다. 위기는 곧 귀한 고객을 대하듯 성심과 성의를 다해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통해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 세상의 기업은 위기를 경험한 기업과 앞으로 경험할 기업으로 나뉜다. 즉, 모든 기업은 위기와 함께 살아간다. 이렇게 까다롭고 운명적인 위기를 더 이상 모른 체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기업이 좀 더 체계를 갖추어 시스템으로 위기를 다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피할 수 없으니 시스템을 가지고 즐기자는 말이다. 그리고 잘 다루어내 이윽고 승리하자. 이 책이 위기를 발생하지 않게 할 수는 없겠지만, 기업이 위기 앞에서 무력해지지 않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기업들이여, 시스템으로 승리하라(Vincero)!
---저자의 말 중에서
제1장 기본부터 준비하라

기업이 모르는 위기가 갑자기 다가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업 위기 대부분 이미 존재한 발아점으로부터 온다. 정기 회의만으로도 기업 위기의 많은 부분을 방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 회의를 이끄는 사람이 곧 위기관리 매니저다.

언론관계는 기본,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정 팀장은 입사 후 홍보팀에서 일하다가 지점으로 발령이 났다. 그리고 3년간 지점에서 생활하며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새로운 홍보팀장으로 부임했다. 정 팀장 바로 전임은 얼마 전 행복주식회사 사장 주식 내부 거래 논란으로 홍보팀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계속되는 공격성 기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주 지점으로 인사발령이 난 것이다. 그러자 전임 홍보팀장은 이 같은 처리에 동조할 수 없다며 사직서를 내고 퇴사했다.
발령 첫날, 정 팀장이 부임 인사를 하기 위해 사장실로 들어갔다. 그의 인사를 받은 사장은 나지막한 어조로 말했다.
“이전 홍보팀장처럼 행동하면 안 됩니다. 윗사람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바친다는 생각을 가져야 회사가 삽니다.”
정 팀장은 그의 말뜻을 직감적으로 알아들었다.
“네, 최선을 다해 불편을 끼치지 않겠습니다.”
그날 이후, 정 팀장은 태산같이 쌓인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러다가 문득문득 자신에게 어떤 무 시무시한 일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와 막막하고 두려웠다. 마치 지뢰밭을 혼자 걷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는 일단 사내 출입기자들에게 인사를 다니기로 했다. 매일 밤낮으로 기자들과 어울리며 술에 찌든 정 팀장은 전략적인 사고니 발전적인 업무 방향이니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정 팀장이 만난 출입기자들은 거의 대부분 회사 사장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토로했다. 그때마다 정 팀장은 사장과 관련한 의혹을 열심히 해명하긴 했지만 기자들이 사장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사실에는 내심 놀랐다. 이러다가 자칫 사단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었다.
더군다나 며칠 전부터는 TV방송 쪽에서 자꾸 지점의 맹점을 파헤쳐 방송으로 내보내려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불만 끝까지!」의 작가가 도매상과 지점 간의 영업 관행에 관한 질문을 하는 전화를 여기저기 돌리고 있다고 했다. 정 팀장은 일단 전 지점에 공문을 돌려 ‘방송사에서 전화가 오면 일단 홍보팀으로 연결하라’고 인식시켰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PD는 우연하게도 정 팀장의 대학 선배였다. 별로 친하게 지내던 선배는 아니었지만, 상황이 위급해지면 전화라도 한번 돌려 SOS를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내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정 팀장을 괴롭혔다. 이전 홍보팀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인지, 마케팅팀이나 영업기획팀에서 홍보팀을 아주 우습게보았다. 기자들에게 온 문의전화 때문에 영업실적 정보를 영업기획팀에게 요청하면 늘 함흥차사였다. 어떨 때는 그런 정보가 왜 홍보팀에서 필요하냐며 투덜대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확 한판 벌이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며 참았다.
사내 홍보팀 팀원을 비롯해 다른 팀이나 사외 기자들 등 어느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정 팀장은 외로웠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기업의 위기관리는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데에서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중장기적으로 위기 발생 빈도가 줄어야 하며, 그에 대한 대응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입니다.”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들의 조언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기에 정 팀장의 마음은 항상 답답하기만 했다.
당장 하루하루가 두렵고 답답한데 무슨 중장기 전략이며 시스템인가. 사실 위기는 홍보팀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항상 사장을 비롯해 영업과 마케팅 그리고 생산과 물류 쪽에서 일어난다. 그런데도 부문들을 총괄하는 임원들에게는 위기의식이나 관리 의지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바쁜 정 팀장이 그런 무심한 사장과 임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되었다. 외부 컨설턴트들은 그런 과정이 중장기적 시스템으로 정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하지만, 정 팀장은 사실 그렇게까지 할 자신도 없었다.
정 팀장은 사장에게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떨지 생각해보았다. 사장은 이렇게 대답할 게 틀림없었다.
“정 팀장, 자꾸 위기, 위기 그러는데, 회사에 무슨 위기가 그렇게 많습니까? 위기다, 위기관리다 그러면서 자꾸 떠들고 다니면 회사뢸 어수선해져요. 왜 잘나가는 영업부에 위기의식을 조장합니까?”
정 팀장은 막상 이런 반응을 듣게 되면 대꾸할 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정 팀장은 혼자서 결론을 내렸다.
일단 출입기자들과 방송 PD들과 친해지자. 그러면 어느 정도 부정적인 기사는 미리 막아낼 수 있겠지. 물론 기사를 막고 사태를 완화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진정한 위기관리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런 증상 완화 활동밖에 없구나.
중장기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전사적인 위기인식과 위기관리 프로세스 공유 등이 매력적이긴 했다. 하지만 정 팀장이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 지금의 회사에게는 아직 어울리지 않는 옷 같았다. 사실 그 정도의 수준 있는 시스템을 수립하기에는 기본적인 필요성 공유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갈 길이 너무 멀었다. 정 팀장이 홍보팀장의 자리에 있는 동안에 완성이 될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또 예산이나 사내 지원은 어떻게 끌어낸단 말인가? 그러니 아예 중장기라던가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 게 좋겠다. 괜히 시도해보았자 제안한 우리 홍보팀만 우스운 꼴로 비참하게 밀려나게 될지도 모르지.
정 팀장은 이렇게 결론 내리고, 오늘도 사내 출입기자와의 저녁 술자리를 준비했다. 오후 다섯 시쯤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짜장면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일곱 시에 만날 「주당일보」 기자를 위한 술집을 예약했다. 업무를 마무리하고는 이 위기관리라는 것을 하러 컨디션 두 병을 호주머니에 챙겨 회사를 나섰다. 이게 우리 회사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위기관리라 믿으면서.

[tip box] 기업 위기관리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실무자들을 만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공감대가 없습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매번 그냥 아무 준비 없이 당하고만 있는 게 너무 힘듭니다.” 하는 것이다.
내부적인 공감대와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고민은 절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고민하지 말고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 SOS를 쳐라. 실무자의 확실한 의지만 있다면 회사를 위한 밑그림을 함께 그려줄 것이다. 또한 그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실무자 자신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같은 생각과 같은 대응이 기본이다

어젯밤 새벽까지 사내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으로 술에 절었지만, 정 팀장은 오늘도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했다. 오늘은 점심때 「새로일보」 신임 산업부장과 간단히 상견례를 겸한 점심식사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그는 오전 업무를 마치고 오후에는 한두 시간 정도 사우나에 가서 몸을 풀 계획을 세웠다.
오늘따라 기자들도 도와주는지 전화가 뜸했다. 하긴 어제 그렇게들 퍼댔으니 오전에 다들 녹초가 돼 있겠지, 하고 생각한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정 팀장님, 저 「불만주간」 장녹수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정 팀장은 흠칫 놀랐다. 「불만주간」는 지하철 가판에서 맹위를 떨치는 주간신문으로 최근에는 온라인에서까지 나날이 그 힘을 과시하고 있는 매체였다.
“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저희야 뭐, 정 팀장님이 안 도와주셔서 힘들지요. 다름이 아니고요. 저희 쪽에 제보가 하나 들어와서요……. 회사 직원 중에 구차한 씨라고 있나요?”
“네? 구차한이요? 저희 직원 중에요?”
정 팀장은 태연함을 가장했지만 등에 땀 한 줄기가 죽 흐르는 것을 느꼈다. 구차한이라는 직원은 예전에 지역영업팀장으로 재직했었다. 하지만 거래처와의 불미스러운 관계로 해임당한 인물이었다.
“장 기자님, 구차한 씨라는 분은 재작년인가 퇴사한 분 같은데요. 왜 그러시나요?”
“아, 네……, 지금은 현직에 안 계시는군요. 아니, 소매상을 한다는 제보자가 있는데 말입니다. 구차한 팀장이라는 분이 회사 제품을 싼값에 뒤로 빼주는 대신 리베이트를 요구했답니다. 그러고는 리베이트 한 3~4억 정도 미리 받아 도망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관계를……”
정 팀장은 미칠 것 같았다. 그건 벌써 수년 전 이야기이지만, 피해를 입은 소매상이 최근까지도 회사에 관리책임을 들어 논쟁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이슈였다. 까딱 잘못하면 회사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도 있는 문제였다.
“제가 그 사실에 대해 잘 모르니까, 빨리 알아보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화 드릴게요.”
정 팀장은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법무팀으로 달려갔다.
법무팀장은 헐레벌떡 달려와 대책을 논의하자는 정 팀장에게 시큰둥하게 한마디 했다.
“지금 소송 준비하고 있는데 그런 거까지 외부에 말할 필요가 있나요?”
정 팀장은 법무팀장의 태평하기만 한 태도에 열이 받았다.
“그러면 기자에게 뭐라고 설명합니까?”
“그냥 전화 받지 마세요. 이야기 안 하면 되죠. 뭐가 문젭니까?”
정 팀장이 폭발해 목소리를 높였?.
“아니, 기자가 전화를 하는데 홍보팀에서 어떻게 전화를 안 받습니까? 그리고 전화 안 받아서 그냥 제멋대로 기사 나가면 어떻게 하고요?”
법무팀장이 얼굴을 찡그리며 한마디 내뱉고 돌아선다.
“법대로 하죠, 뭐…… X새끼들.”
법무팀에서 적절한 대답을 얻지 못한 정 팀장은 감사팀장을 만나러 갔다. 구차한의 이야기를 묻자 감사팀장은 정 팀장에게 필요한 대답 대신에 다른 말만 했다.
“그거 어떻게 아셨어요? 회사 내부에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그거 비밀로 해주세요.”
“주간지에서 취재가 들어왔다고요.”
“그래도 그거 어떻게라도 막아서 안 나오게 하세요. 윗분들께서 아시면 큰일 납니다.”
정 팀장은 뭔가 있구나 느꼈지만 감사팀장에게 더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온 정 팀장은 당시 구차한의 보스였던 현재 영업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구? 구차한이? 걔가 왜, 또 문제 있어?”
“그게 아니라…… 모 주간지에서 그분 관련해서 취재 문의가 들어와서 말입니다, 부사장님.”
“아이 참…… 그거 민감한데. 기사로 안 나왔으면 하는데.”
“일단 홍보팀에서 자세한 내막을 알아야, 어떻게라도…….”
사건의 전말을 듣고 보니 사실 회사에서는 할 말이 없는 케이스였다. 관리책임을 느낀다고 하는 말 한마디로는 부족하다. 일단은 기사를 막는 게 중요했다. 주간지 기자를 회사 근처에서 만났다.
“기사 좀 어떻게 안 될까요? 지금 소송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서 판결이 내려지면 그때 다뤄주시죠?”
“저야 뭐, 힘이 있겠습니까? 저희 편집국장이랑 이야기해보시죠 뭐. 저는 쓰라는 대로 씁니다.”
할 수 없이 정 팀장은 「불만주간」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편집국장의 반응은 쌀쌀하기만 했다.
“언제 정 팀장네 회사가 우리 도와준 적 있나?”
편집국장이 소리쳤다.
“국장님, 이번만 배려해주시면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됐고. 다음, 다음 하지 말고 오늘 결론 냅시다.”
엄청난 압박이었다. 이건 홍보팀장 결재 사항을 넘어선 일이었다. 정 팀장은 상위 결정권자인 부사장에게 보고했다. 부사장은 정 팀장을 보고를 듣는 내내 언짢은 표정이었다.
“그 정도 주간지에 그 많은 예산을 꼭 써야 하나? 다른 방법은 없어?”
정 팀장은 점점 더 땀에 젖는다.
“저…… 그쪽에서 하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기사가 나가면 안 좋다는 전체 부서의 의견도 있습니다.”
“당신 팀 예산 있어?”
“네?”
정 팀장은 몇 분간 제대로 된 대답도 못하고 쩔쩔 매다, 결국 그쪽에서 요구하는 데서 십 분의 일 정도로 합의를 보라는 부사장의 명령을 받고는 나온다. 정 팀장은 그 길로 「불만주간」 사무실로 향했다. 그에겐 편집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정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장난합니까? 우수사는 우리에게 매달 광고를 주고 있어, 그게 벌써 이 년째야……. 당신네들, 봐주려고 했는데 이거 안 되겠네. 김 기자, 그거 빨리 넘겨.”
완강한 편집국장을 설득하기 위해 정 팀장은 연신 머리를 굽실거리면서 다음에는 좀 더 신경을 쓰겠다는 약속을 반복하고는 겨우 마무리를 했다. 그렇게 지친 몸과 쓰린 배를 움켜쥐면서 주간지 사무실을 나서는데 전화가 울렸다.
“아니 정 팀장 어디야? 우리 부장이랑 신라호텔에 있는데 왜 안 와?”
「깐깐일보」 산업부장 상견례 약속 시간이 벌써 십오 분이나 지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밀리는 광화문으로 진입하는데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뒷목이 뻣뻣해져왔다. 약속 장소에 거의 도착해 내리려는 찰나, 만나기로 한 기자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정 팀장, 우리 부장이 짜증내면서 회사로 돌아갔어. 어쩔래? 정 팀장 이제 꼬였네, 쯧쯧. 나는 몰라.”
산 너머 산이라더니 정말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정 팀장은 내리려던 택시를 돌려 「깐깐일보」로 갔다. 한달음에 편집국으로 뛰어 올라가서 화가 난 부장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백배사죄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출입기자가 겨우 도와서 아주 어렵게 부장과 다음 석식 약속을 잡고 비실비실 편집국을 걸어 나왔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점심도 거른 채 회사로 들어가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여기 사장님 비서실인데요. 사장님께서 찾으세요. 홍보팀 예산 내역에 몇 가지 의문이 있다고 하셔서요. 어디신가요?”
지난달 기자들과 회식을 하면서 초과된 예산을 지적하신 것 같았다. 정 팀장은 거의 빈사 상태로 사장실로 걸어 들어갔다. 뭐라고 해야 사장이 이해하실까. 정 팀장으로서는 피치 못하게 초과된 금액이지만 사장님께 대답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정 팀장은 퇴근 시간을 남겨두고 책상에 혼자 앉아 중얼거렸다.
“이제 이 짓도 그만해야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일하고 싶다.”
책상 위 혈압 측정기는 삑삑 소리와 함께 170/100을 표시했다. 얼마 전부터는 스트레스와 연이은 술자리로 간 수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와이프는 “차라리 이렇게 사느니 퇴직금에 모아둔 돈까지 해서 장사라도 하자.” 했다. 정 팀장은 몸에 나쁘다는 담배 한 가치를 또 꺼내 물면서 회사 정문을 나선다. 이거라도 안 피우면 돌아버릴 것 같아…….

[tip box] 회사를 대표해서 위기관리를 하는 실무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이해해주는 척하지만, 얼마나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 알 수 없다. 일부는 위기관리 실무자가 없어도 회사는 굴러간다고 생각한다.
위기관리 체계를 세우기 이전 가장 급선무는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해 전사적으로 하나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위기 시 서로가 다른 상황을 인식하고, 다른 생각을 하며 하나가 되지 못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담당자는 회사의 위기를 관리하기 전에 자신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개인의 위기를 먼저 관리해야 성공한다. 최소한 개인의 불행은 막아야 한다.

CEO가 언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장실에서 정 팀장을 부른다는 연락이 왔다. 정 팀장은 최근 뒤숭숭한 이슈가 많아서 혹시 사장님께서 무슨 큰 결단을 내린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부리나케 사장실로 올라갔다. 사장이 정 팀장을 보고 말했다.
“정 팀장, 요즘 고생이 많지? 기자들 동향은 어때?”
평소와 다르지 않은 사장님의 모습에 정 팀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계속 저희 회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M&A 설도 있고, 제품 건도 있고, 사장님께도 관심이 높습니다.”
사장이 커피 잔을 들면서 말한다.
“그래서 말인데…… 조만간 출입기자들하고 자리를 한번 만들어주었으면 해. 내가 최근 상황에 대해 우리 쪽 입장이나 사실 확인들을 한꺼번에 하면 어떨까 하는 거지. 정 팀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 팀장은 깜짝 놀랐다.
“네? 출입기자들과 자리를요? 아…… 네.”
예상외로 적극적인 반응이시다. 항상 기자들을 어려워하시고, 거부감을 느끼시던 사장께서 이렇게 공격적인 생각을 하시다니…… 아마 큰 회장님 쪽에서 그렇게 하라는 모종의 지시가 있던 건 아닐까. 아무튼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가. 여러 가지 준비할 것들이 산더미 같지만, 회사가 이제 좀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서는구나.
사장님께 가까운 시일 내에 자리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하고는 기분 좋게 사장실을 나섰다.
정 팀장은 홍보팀 사무실로 내려와 팀원들에게 각별히 세심하게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장소는 강남의 대형 갈비집으로 정했다. 사장의 의중에 따라 공식적이고 격식을 차리는 포맷이 아니라, 오랜 친구들이 어울리는 것처럼 편안한 음식과 술자리를 마련할 생각이었다. 장소를 예약하고 나서는 여러 가지 질의응답을 대비한 질의응답 팩을 만들었다.
출입기자들에게 초청장을 돌리니 기자들의 반응이 몰려온다.
“어이. 정 팀장님, 무슨 이슈가 있는 거야? 뭐 중대 발표라도 있어?”
“아니요. 그냥 우리 사장이 얼굴 한 번씩 보자고 하는 거야. 술 한잔 같이 하자는 거지 뭐. 그렇게 부담 갖지는 말아요.”
기자들이 누군가. 부담 갖지 말라는 말에도 기자들은 내심 ‘뭔가 이야깃거리가 있겠지.’ 생각하는 듯하다.
“정 팀장님, 그날 사장도 나와요? 그 밖에 누구누구 나와요?”
“네, 사장과 주요 임원들 한 네 분이 동석하십니다. 워낙 출입기자 수가 많아서요.”
“아이, 그럼 어떻게 사장이랑 이야기를 하나? 너무 많으면 정신만 없지?”
“흠, 그래도…… 우리 사장 아시잖아요. 처음이고. 다음번엔 조금 소규모나 일대일로 자리를 한번 만들게요. 그냥 부담 없이 이번엔…… 오케이?”
기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최근 이슈들에 관해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사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겠다고 예상하는 듯했다. 모 TV에서는 카메라를 동반해도 되는지, 인터뷰를 딸 수 있는지 물어오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캐주얼 한 분위기라서 별로 적절하지는 않겠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다음 인터뷰 어렌지를 약속했다.
행사 일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동안 여러 출입기자들과 일정을 조정하고, 가능한 최대한 참석 의향을 받아냈다. 예약했던 장소도 더 넓은 곳으로 변경했고, 사내 임원들의 스케줄들도 다 블로킹해 그날 저녁 모임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끝마쳤다.
그리고 드디어 기자들과의 약속이 있는 주의 월요일 아침이었다. 정 팀장은 기자 회동에 대한 최종 내부 브리핑 회의 일정을 조정하고 있었다.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정 팀장.”
“네. 사장님.”
“정 팀장. 이걸 어쩌지? 기자들과 저녁 하는 거 말이야. 수요일이지? 근데 내일 아침에 회장님께서 함께 미국 출장을 떠나자 하시네. 어떻게 하지? 기자들에게 미안하다 그러지 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어떻게 이렇게 재수가……. 정 팀장은 지난 과정을 생각하며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지만 “네.” 하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사무실 책상 위에 쌓여 있는 행사 준비문서들을 다 쓸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헐레벌떡 과장들이 눈치를 살피면서 다가왔다.
“행사 취소다. 사장님께서 회장님과 출장을 가신대…….”
“네?”
과장들도 얼굴들이 사색이 되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워낙 큰 결례어서 정 팀장이 직접 하나하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다음 기회를 이야기했다.
“정 팀장, 내가 당신한테 뭐라 하는 건 아닌데, 당신네 회사 그러면 안 돼. 기자들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뭐요? 정 팀장, 누가 당신네한테 밥 사라 그랬어요? 이거 뭐야 애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후후후,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당신네 회사 사장 진짜 웃긴 사람이네. 아무튼 나중에 한번 진땀 좀 흘리게 해줄게. 아주 사람이 자기가 왕인 줄 알아.”
갖가지 험담과 악담 수준의 반응이 돌아왔다. 일부는 정 팀장과 홍보팀에 아주 심한 모욕을 했다. 정 팀장은 겸허하게 그들의 반응을 경청했다. 다 맞는 말이다. 백 퍼센트 회사의 잘못이다. 왈가왈부할 수도 없다.
그중 기자 한 명이 전화 말미에 이런다.
“정 팀장…… 진짜 출입기자로서 자존심 상하고 화납니다. 오늘 저녁, 시간 있으면 소주 한잔합시다. 여기저기서 욕도 많이 먹었을 텐데……. 「C일보」 조 선배랑 같이 한잔해요. 이번에 조 선배가 사는 날인데 정 팀장도 부르라고 그러더라고. 이따 봐요.”
정 팀장은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 술 먹으면 끝이 안 좋을 것 같은데……. 이젠 정 팀장도 나이를 먹어서 술을 이기지 못한다. 특히나 이렇게 좋지 못한 기분에 술자리는 더더욱 힘들다.
기자에게 다시 전화해서 개인적인 일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일단 일찍 집에 들어가야지. 집에 가서 일찍 잠 좀 자야지. 행사 준비로 며칠 동안 집에 못 들어가거나 새벽 행이었는데…… 허무하다. 기자들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정만 복잡해졌다고 투덜거리던 그 임원들은 회사의 이미지나 평판에 신경을 쓰기는 하는 걸까. 앞으로 출입기자들의 원성과 불신은 어떻게 하나. 집으로 향하는 정 팀장의 마음은 너무 무겁다. 천근만근.

[tip box] 생각보다 언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계신 CEO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인맥으로나 사회경험상 언론을 경험한 이는 꽤 되지만, 언론의 전문적인 습성이나 위기 시 활동양식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가지고 있는 이는 극소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CEO와 임원이 정기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받는다.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전반적인 언론 반응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충분한 이해를 도모한다. 또한, 구체적으로 해당 이슈에 관하여 언론과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화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언론과 대화해보는 실습까지 거친다.
우리나라 홍보부서에서도 CEO를 위해 이와 같은 전문 트레이닝 기회를 만들어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언젠가 CEO께서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시겠지 하며 기다리면 안 된다.

전사적 커넥션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정 팀장은 출근 후 여느 때처럼 커피 한 잔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랩탑을 켰다. 최근 경쟁사와 여러 부문에서 부딪히는 사례가 많아서 매우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메일에는 유력 경제 주간지인 「주간대박」에 다니는 기자인 대학교 후배의 이메일이 한 통 들어와 있었다.
“정 선배, 잘 지내죠? 다른 게 아니고, 우리 쪽에서 선배 회사 취재 중이야. 그런데 방향이 쫌 그런데 말이야. 선배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하세요.”
이 녀석, 전화를 하지. 내용을 좀 더 알아보려고 후배에게 전화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제 앞길도 힘든 신입 기자가 그래도 선배를 챙겨준 게 고마우니 괴롭히지 말자고 더는 전화하지 않았다.
“이거 뭐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지…… 참 답답하네.”
정 팀장은 혼자 뇌까리고는 팀원들을 모두 소집했다. 밤새 취재 문의가 들어온 건 없는지 확인하게 하고,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쓰라고 지시했다.
무슨 이슈인지 알아야 접촉을 하지. 게다가 그 주간지 강 국장하고는 이전 단체 술자리에서 약간 안 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서로가 껄끄러운 사이다. 일단 그 주간지 모회사인 「대박일보」 조 부장에게 지금 그 주간지가 어떤 기획을 하고 있는지 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부탁한 지 얼마 지나 전화가 왔다.
“정 팀장, 알아봤는데, 좀 세다. 크게 갈 거 같아. 당신네 사업 부진에 관한 잰이라는데 자세하게는 말 안 해. 얼핏 한 여섯 페이지 정도라던가?”
“네? 여, 여섯 페이지요?”
뭐가 여섯 페이지씩이나 나갈 기사가 있나? 우리 사업 부진 이야기야 뭐 한두 해 기사화된 게 아닌데. 뭐, 특별하게 더 부진한 것도 아니고. 정 팀장이 머리를 쥐어 싸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정 팀장이시죠? 저 「주간대박」 김철수인데요. 몇 가지 여쭤볼게 있어서요.”
“네, 김 기자님, 말씀하시죠.”
“네, 정 팀장님, 최근 음료사업 부문 매출은 어떤가요? 그게 지금 정도까지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죠?”
“김 기자님, 음료 부문은 아직도 그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습니다. 전체적 시각으로 보시기보다는 분야를 세분해서 보시면…….”
“네, 압니다. 그러니까, 그쪽 지난 한 오 년간 매출추이 자료 좀 만들어주시고…….”
기자에게 각종 자료 요청을 받아놓고 전화를 끊었다.
불길하다. 아래 조 과장에게 자료 정리를 지시해놓고, 정 팀장은 사무실을 나섰다.
그 주간지 강 국장이랑 평소에 좀 잘 해놓을걸. 정 팀장은 후회가 들었다. 가까운 조심그룹 마 홍보전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형님, 「주간대박」에서 우리 회사 조진다는데, 좀 도와주세요.”
“어? 거기가 왜? 당신네 뭐 잘못했냐?”
“아뇨, 사업 부진 관련이라는데…….”
“후후, 당신네 사장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 그거 위험한데.”
며느리 마음은 며느리가 안다고 했던가? 마 홍보전무와는 말이 통했다.
“그러니까, 형님이 좀 도와줘요. 저 좀 살려주는 셈치고.”
“거기 강건남이가 실세야. 나랑 친한데…… 너도 알지?”
“네, 근데 그분이랑 나랑 좀 그래요. 그래서 더 죽겠어요.”
“그래도 가서 무릎 꿇어야 하지 않겠냐? 그 선수랑 계속 그럴 건 아니잖아? 아무튼 내가 알아볼게, 상황을…….”
마 전무와 전화를 끊고도 조급한 마음에 오래전 「대박일보」 부장을 지내다가 지금은 계열사 사장으로 간 고 사장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그래요, 정 팀장,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또 혹시 모를 극한 상황을 대비해서 마케팅 부사장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부사장님, 「주간대박」에서 저희 회사 실적에 대해 상당히 큰 기사를 만들고 있답니다. 마케팅에서 좀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뭐? 사장 오신지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해서든 그 기사 처리해요. 예산 지원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정 팀장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처리를 하고 있는데, 조심그룹 마 전무에게 전화가 왔다.
“정 팀장, 당신네 큰일 났다. 안 되겠어. 그게 사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당신네 경쟁사 쪽 고위 임원하고 연결돼 있는 듯한 냄새도 난다.”
“네? 우리 경쟁사요?”
식은땀이 또 솟았다. 얼마 전부터 트러블이 있었는데 총 반격을 해오는 것 같았다. 전 「대박일보」 부장 출신인 고 사장도 똑같은 답변을 해왔다. 큰일이라는 생각에 정 팀장은 다시 마 전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진짜 죄송한데요. 저희가 얼마든지 베팅할 의향이 있으니 어떻게든 기사 정리가 안 될는지 그쪽 반응을 한번 타진해주시겠어요?”
“당신네가 돈을 쓴다면 뭐, 어떻게 쓴다는 거야?”
“마케팅 쪽에서 여섯 페이지라고 하니까, 그 여섯 페이지 다 광고를 밀어 넣어서라도 어떻게든 정리해달라고 해서요. 아니면, 연간 광고 계약으로 가던지…… 어떻게든.”
“알았어. 급하긴 급한가 보군, 후후.”
삼십 분 후 다시 마 전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안 되겠다. 못 한대. 조금만 빨랐어도 좋은데, 너무 늦었다.”
뭐, 오늘 오전에 취재 요청이 있었는데 무슨.
“기사가 다 나왔대. 다 끝났어. 그냥 사내에 먼저 공지하고 윗분들 놀라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겠다.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네…… 형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정 팀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직접 「주간대박」 사무실을 찾아가기로 했다. 홍보팀 여직원 신 대리와 김 주임을 불러 시원한 맥주 한 박스와 닭튀김 몇 박스를 직접 나르게 하고 주간지 사무실에 들어갔다. 저쪽 구석에서 지난번 껄끄러운 술자리 때문에 서먹해졌던 강건남 국장이 정 팀장네를 쳐다봤다.
“강 국장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죠?”
“정 팀장, 웬일이야? 여기저기서 전화 많이 받았어,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나?”
“국장님, 보통 때 같으면 모르는데요, 저희 사장이 새로 부임하신 지가 얼마 안 돼 사내 분위기가 그럽니다. 지금 이런 기사가 나가면 문제가…….”
“이런 기사? 이런 기사가 뭔데? 당신, 내용을 알고 있어?”
“네? 아니요, 전체적으로 저희 사업 부진에 관한 내용이라고 들어서요.”
“누가 그래? 그런 거 아니야. 전체적으로 우리가 그쪽 회사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 게 있어서. 그래도 전체적으로 균형 맞춰서 썼으니까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을 거야”
“국장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희 쪽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걱정 마, 그리고 여기저기서 전화하지 말라고 그래. 당신이 직접 오는 건 괜찮지만, 조 선배, 고 선배, 마 전무에, 조심그룹 쪽이 다 나서고 왜 그래? 그거 역효과란 거 몰라?”
“죄송합니다. 제가 모자라서요.”
“됐어. 그냥 기다려. 기사에 문제 있으면 나중에 이야기하고. 잘 가.”
직원들과 들고 갔던 맥주와 닭튀김은 그냥 주변 책상 위에 올려놓고 돌아 나왔다. 신 대리가 위로를 했다.
“팀장님, 저희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아요. 저희가 알잖아요. 힘내세요.”
그래. 정 팀장은 길거리에서 미국 출장 중이신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사장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홍보팀에서 진행한 여러 노력들을 말씀 드렸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죄송스럽게도 기사화될 것이라는 보고를 드렸다. 사장께서 전화 저 건너에서 한숨을 쉬었다.
“정 팀장, 정 팀장이 안 된다면 정말 안 되는 거겠지. 하지만, 우리만 한 회사가 유력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건 조금 문제네요. 경쟁사하고도 자존심 문제고…… 알았습니다.”
정 팀장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구십 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휴대전화를 끊었다.
보통 홍보팀의 네트워크가 어디에서 어디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딱히 정확한 답이 없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라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생성부터 유지, 확장, 성장, 단계별로 가장 핵심은 ‘시간과 예산’이다. 평상시의 시간투자와 예산투자 없이 위기 시에만 찾아 나서는 네트워크는 당연히 부실할 수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홍보팀장이나 임원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기업이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기업 차원의 네트워크’는 분명 ‘개인 차원의 네트워크’와 질이 다르다. 홍보팀장의 개인적인 ‘형님, 아우’ 사이에 목매는 기업은 항상 불안하다. 사실 그것조차도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tip box] 60억 지구상에서는 6명만 거치면 서로 다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만 두고 볼 때 이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만 거치면 친구의 친구로 파악될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강제적으로 일정 임원급 이상에게 자신의 인맥을 회사와 공유하게 한다. 전사적으로 커넥션을 통합 관리해 유사 시 연결 인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수백에서 수천 명의 자사 인력이 가지는 인맥의 촘촘함과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외부평소에 전문가 그룹이나 고문단, 자문단 등을 잘 관리해놓는 것도 힘이 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우리를 위해 이야기해주고, 핵심 인사를 소개해주고, 정보를 전해주는 우군들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고 관리해놓는 것도 중요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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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현장의 소리와 분위기가 담겨 있다는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다. 위기 시나리오 형식으로 구성된 다양한 사례가 기업 경영진과 실무자에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유종기(딜로이트 Enterprise Risk Services 이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기관리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용민 대표의 창조적 인사이트들은 여러 기업과 실무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구태언(H&Koo Consulting 대표?법률사무소 행복마루 변호사)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깊이 있는 인사이트는 업무수행 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살아 있는 시스템을 기업에 접목한 사례는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여러 기업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 이석현(한진해운 경영기획팀 상무)

정용민 대표는 다양한 현장 실무와 탄탄한 이론을 겸비한 진정한 프로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일하는 많은 기업 임원에게 유익한 조언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이다. - 신동규(前 두산그룹 홍보실 상무)

정용민 대표는 늘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에게 느껴지는 진정성이 그대로 묻어난 책이다. 기업 위기관리에 대해 탁월한 혜안과 경험을 담은 이 책은 특히 언론사 기자와 기업의 홍보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성재(이데일리 온라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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