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계시록은 성경 66권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책이다. 가슴 아프게도 계시록은 기존 교회 안에서 누구도 감히 등정하려고 들지 않았던 처녀림으로 보존(?)되어 있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의 목적은 성도들을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성도들로 하여금 온전하게 하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에 있다. 궁극적으로 요한계시록의 기록 목적도 결코 예외 일 수 없다. 요한 계시록은 철통 보완 장치와 함께 박물관에 보관 되어야 하는 책이 결코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읽혀지고 성도들에게 전달되어져 마지막 시대를 사는 성도들을 변화 시키는 역할에 중심축이 되어야 할 책이다.
그렇다면 왜 요한 계시록은 그동안 기존 교회에서 이렇게 홀대(?) 받게 된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하여 사람마다 주장이 다르겠지만, 요한계시록이 바르게 해석하고 설교하기가 어렵다는 뿌리 깊은 편견에 때문이라는 점만은 어떤 사람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의 다른 책에 비해서 요한 계시록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산 등정으로 비유해서 말한다면, 요한 계시록에는 높은 봉우리가 유난히도 많이 있다. 요한 계시록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자만은 절대 금물이다. 한 없이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요한 계시록이 아예 정복이 불가능한 산은 결코 아니다. 우리들의 한계 때문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천상의 메시지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요한계시록의 근간이 되는 메시지(교훈)는 너무나 확실하고 선명하기 때문에 모든 성도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제 목회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강단에서 요한계시록을 힘 있게 선포해 주어야 한다. 기존 교회가 자신감을 상실함으로 요한 계시록 강해는 이단들과 광신적인 신앙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신실한 성도들을 미혹하는데 사용되는 단골메뉴가 요한 계시록이 될 정도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봉사하는 사역을 맡은 목회자들의 책임이 막중한 때이다. 이제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계시록 앞에 붙어 있는 ‘접근 금지’의 팻말을 떼어내어야 한다. 성도들로 하여금 계시록이라는 산에 올라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정경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신록의 향기를 맛보게 해주어야 한다. 오강수 목사님이 저술하신 요한 계시록 강해설교집이 소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쉽지 않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신 저자에게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하여 수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요한 계시록의 산 등정을 계획하는 선한 역사가 계속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우제 교수(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설교학)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 사람을 찾아오신 위대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는 책입니다. 그분은 천상에서 영원한 적막과 엄위함 가운데 있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세상을 마치 태엽을 감아 놓은 시계처럼 그렇게 가만히 놓아두고 있는 분도 아닙니다. 그분은 손수 이 세상이 오시기로 작정하시고 마침내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한계와 궁핍 안에 스스로 낮아지셨습니다. 그리고 부단히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고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그들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시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저항과 냉대와 반항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이 칼과 창으로 죽이려들었을 때도 순순히 자기 목숨을 내려놓고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이것이 인류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파토스’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러한 간절한 열정과 열망은 시대를 따라 다양한 목소리와 색조를 띠었습니다. 때론 호소하기도, 때론 부르짖기도, 때론 읍소하기도, 때론 채찍을 들기도, 때론 타이르기도, 때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아래에는 자기 백성을 향한 끈질긴 사랑과 흔들리지 않는 헌신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한다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이며 가슴 벅찬 여정입니다.
찬송 가사 가운데 “내 기억 부족하여 늘 잊기 쉬우니 잘 알아듣기 쉽게 늘 말해주시오.”(205장)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설교자는 진리의 말씀을 청중들에게 잘 알아듣기 쉽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저자는 이 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본서를 통해 저자는 움직이지 않는 크리스천들을 깨워 걸으라고 합니다. 그는 요한계시록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애끓는 마음(파토스)을 갖고 그리스도의 길로 걸어가라고 권고합니다.
류호준(백석대학교 신학부총장 겸 신학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