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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모든 일은 오늘 일어난다

생의 모든 일은 오늘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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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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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42g | 148*210*20mm
ISBN13 9788994013510
ISBN10 899401351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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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책을 읽는 당신이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저 우리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았거나 선천적으로 성격이 좋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들 역시 매달 쥐꼬리만 한 수입에 허덕였고 배고픔과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알았다. 심지어 이들은 정맥에 관을 삽입하고 내시경 호스가 몸속을 휘저으며 온몸에 수술 자국이 훈장처럼 남는 고통까지 감내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발밑에 이미 행복이 놓여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만, 이들은 오늘이라는 시간에 담긴 생의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잡았기에 잊고 지낸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 이제 당신이 이들과 함께할 차례다. 내 인생 여정의 스승들이 당신의 마음도 부드럽게 만져줄 것이다. 그리고 삶이 버거웠던 당신의 발밑에 놓여 있는 행복을 발견하도록 이끌어갈 것이다. ---프롤로그

“아이고, 이런! 선생이 나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내 통증을 없애줬지 않나. 선생은 내게 오늘을 선물해줬어.”
엠마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활짝 웃어 보이더니 손을 어 그의 한쪽 뺨을 아주 부드럽게 감싸고 눈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렇게 슬픈 표정 짓지 말게나. 나를 위해 기뻐해줘. 선생은 내게 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평생이란 시간이 있어.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네. 대신 그런 불확실함을 잘만 활용하면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어. 이승의 삶이 잠깐이고 하루하루를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거지. 내일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오늘을 알차게 살아갈 때, 오직 오늘에만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그 힘을 경험할 수 있네. 선생은 내가 오늘을 감사하게 여길 시간을 줬고 그렇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우리 집 정원에서 오늘의 아름다움을 더욱 만끽하고 싶어.”
그동안 수많은 병실을 돌아다녔지만 이런 상황은 한 번도 겪지 못했다. 바로 그 순간, 치료만으로 환자를 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 이상의 뭔가가 필요했다. 당시에는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치유임을 어렴풋하게나마 감지했다. 치료와 치유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성냥 한 개비로 어두운 방이 환해지듯 갑자기 내 눈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pp.50~51

“토머스가 그 훈장에 대해 더 알아봐주겠다고 했지만 가족이 거절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호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무엇으로도 더 키울 수 없을 만큼 충분했습니다. 그는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흠 하나 없는 사과나 갓 자른 건초 더미, 농장의 저녁노을 같은 순간의 영광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제가 아는 모든 의료계의 기준에 비춰볼 때 오늘 저는 실패자였습니다. 제 환자가 사망했고 그것을 막지 못했으니까요. 사망원인을 설명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은 평정을 찾은 것 같았고 오히려 저를 더 걱정했습니다.”
말을 잠시 멈추고 숨을 깊게 쉬는데 애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실제로 그들은 제게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모두 제 주변에 모여서 저를 안아줬습니다. 큰 아들은 가족이 모두 함께 아버지의 임종을 지켰다는 사실이 아주 의미가 크다며,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던 훌륭한 아버지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하더군요.”
우리 모두 생각에 잠겨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내가 입을 열었다.
“애비, 아무래도 우리는 의료계에서 말하는 성공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 죽음이 실패는 아니야. 세상에는 치료보다 중요한 뭔가가 존재하는 것 같아.”
그날 아침 회진은 평소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새로 온 환자가 적었고 증상도 특별한 게 없었다. 덕분에 우리 팀은 오랜만에 간절히 원하던 마음의 휴식을 취했으며, 눈에 보이는 증상 너머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pp.62~63

“두 분이 인터넷에서 읽은 기사나 종양 전문의가 두 분에게 말할 수치는 그저 통계예요. 일반적인 환자가 과거에 경험했던 전반적인 상황을 제시할 뿐이지 미래를 예측하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더 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삶은 짧습니다. 내일이 온다는 보장이 없죠. 암에 걸렸다고 해서 오늘 당장 자동차 사고로 죽지 않는다는 법은 없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하며 시간을 허비하느니 하루하루를 최대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 레이철과 같이 하고 싶었던 게 있다면 당장 하세요. 친구에게 특별히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미루지 마시고요. 두 분이 마음의 평온을 느낀 장소가 있다면 지금 당장 가세요. 삶은 짧으니까요.”
(중략)
“음…… 선생님, 이제 제가 떠날 때가 됐습니다. 1년을 못 채울 것 같아요. 처음 우리를 만난 날, 선생님은 이렇게 될 걸 알고 계셨죠. 선생님 눈에서 그걸 봤습니다. 사실 제겐 1년을 더 산다는 게 아주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단 하루라도 충실하게 사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알려주셨죠. 그동안 레이철과 저는 매일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눴어요. 종종 밤을 새우기도 했죠. 함께 음악을 들었고 서로 책을 읽어줬습니다. 밖에 앉아서 몇 시간 동안 별이 우리에게 말을 걸 때까지 바라보기도 했어요. 5주 동안 평생 살았던 것보다 더 멋진 삶을 산 것 같습니다. 이제껏 사랑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착각이더군요. 사랑은 제가 경험했거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감정이었어요. 하마터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모른 채 시간을 허비할 뻔했습니다.”
제리가 잠시 말을 중단했다.
“죽음이 제 삶을 구했습니다. 이걸 선생님에게 알려드리려고요.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리의 목소리는 여기까지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수화기를 귀에 대고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한참후에야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른 새벽 베란다에 앉아 지켜봤던 장관 못지않게 감동적이었던 그의 말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동료 의사 앨리슨 청이 죽어가는 환자를 위해 버터스카치 푸딩을 가져왔던 오래 전 일이 떠올랐고 놀라운 우연에 감탄했다. 나는 그날 특별한 하루를 보낼 작정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pp.138~139, 14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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