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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 리커버판 ] 청춘문고-019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13건 | 판매지수 10,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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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08g | 105*150*20mm
ISBN13 9791188694440
ISBN10 118869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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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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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밤.
서로의 마음을 감추느라 한참을 떠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 이렇게 잡음만 쌓인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이 될 줄 알았는데,
상처와 상처가 만나 또 다른 상처가 되어간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숱한 밤을 떠들고 밤새 열병을 앓을 것이다.

사랑할 줄 모르는 자들이 만나
사랑을 꿈꾸다가 사랑을 잃고,
또 아프다고 말하는 밤.

결핍과 결핍이 만나 결핍을 확인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불러야 할까? --- p.39

이별 후에 이별이 있고 이별만 있어
매일매일 다짐해도 몇 번을 더 이별해야 할까.
그러니까 이별은 몇 번 만에 성사될 수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우리를 모르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뿐인데,
여기 남아 계속되는 마음은

당신을 잊기 위해
나는 또 한번 죽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 부서져야 하나. --- p.43

분명 있었다, 나에게도 당신이.
오늘도 당신의 단어가 영원히 하강하는 장면을 바라본다.

나의 사랑은 언제나 완성될 수 없는 조각상이다.
단 하나의 갈라테이아를 위해, 눈먼 작가는 밤새 조각을 한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에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이 삶을 바쳐 사랑해도 좋을 것이다. --- p.59

가만히 파도 소리를 듣는다.
파도는 당신의 맥박을 닮았고, 더 이상 언어 따위는 종말해도 무관할 이 순간을 닮았고,
부서져도 좋을 심장을 닮았다.

오래전 당신과 나는
어쩌면 진짜
하나의 바다였다고 생각했다. --- p.77

여기 봐.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거. 우리 여기서 울자. 사라져도 모를 만큼 서로를 울자. 영원히 사랑을 맹세하자. 서로의 손을 잡고 간절히 약속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마음이 심겨 있기에, 풀들은 매일 울며 자랄까. 이곳 발아래 대지는 얼마나 오랜 사연을 지탱하고 있을까.

바람이 가속한다. 기억은 저 멀리 이탈하는 반항자 같다. 당신은 거기서 여전히 초점 잃은 시력처럼 흔들린다. --- p.79

가끔은 이런 밤이 오면
나는 몸 없는 노래 같고 이름 없는 어둠 같더라.
당신에게 더는 닿을 수 없는
밑창이 다 닳은 신발 같더라
그대로 주저앉아 주인이 없는 몸통 같기도 하다가 계속해서 고백만을 삼키는
미발신 우편물이 가득한 우체통 같더라.

당신을 오래오래 떠올렸다.

그렇게 흘러가는 공허가 많고 많았다.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가 닳고 닳았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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