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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 리커버판 ] 청춘문고-022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10건 | 판매지수 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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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170g | 105*150*16mm
ISBN13 9791188694471
ISBN10 11886944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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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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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뒤 땅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지구냄새’라는 당신의 이야기를 귀에 익히며.

해가 달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사이, 우리는 우리의 공간에 도착했다. 얼마의 맥주를 마시고 땀을 씻어내고 영화 볼 준비를 했다. 하얀 천으로 벽을 가리고 영화를 틀었다. 작은 공간에 나란히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영화를 보자니, 연대감일까 공간이 주는 친밀감일까, 떠나왔기에 가능한 일들의 연속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일은 분명 쉽지 않다. 그 속에서 사람의 좋은 점만 보려 애쓰고 다름을 인정하는 긍정적인 당신의 모습이 참 고마웠다.
--- p.29

“야, 넌 아직도 사람을 믿니?”라고 울고 있는 나에게 스스로 물었다. 사람을 너무 잘 믿는 것도 문제라고 하더라. 그러지 말라고 모두가 이야기한다.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만큼만 믿으며 살아가야 하는 거라고. 언제 뒤돌아 뒤통수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이다. 나도 잘 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얼굴을 보고 있으면, 함께 눈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느새 내 마음을 상대에게 다 내어주고 만다.
--- p.40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물과 기름이 섞인다는 말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일까.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즐겁다. 오롯이 나 혼자가 되는 시간이 좋다. 하염없이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 그렇게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시 바닥을 다지고 다진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해버려도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래서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즐겁다.
--- p.49

우리는 누구를 그렇게 경멸하며 사는가. 인터넷 세상은 온통 경멸이 넘쳐난다. 생김새를 경멸하고 취향을 경멸하고 존재 자체를 경멸한다. 여자라서 경멸하고 남자라서 경멸하는 세상. 경멸의 필요와 효용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왜 그토록 무언가를 미워하는가. 왜 그토록 무시해야만 하는가. 왜 누군가를 짓밟아 나쁜 말로 뒤범벅해야만 속이 시원해지는가다. 그 결과는 누구에게 이로운 것일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에 드는 에너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정도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 에너지를 들여서라도 누군가를 무시하고 업신여겨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 p.130

병호는 ‘골수’ ‘비장’ ‘림프절’ ‘골수액’ 등 온갖 어려운 용어에 겁을 먹긴 했지만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그랬다. 골수 검사를 받는 일은 맹장수술 백 번 받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정말 그랬다. 병호는 마취를 했다고 들었지만, 뼈에 박는 검사침은 등허리에 누가 정을 대고 망치로 마구 때리는 것 같았다. 다른 간호사들이 병호의 온몸을 잡았다. 병호는 입을 벌리면 너무 큰 악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이를 꽉 깨물어 참았다. 골수 검사가 끝난 뒤에도 세 시간 동안 모래주머니를 얹고 한참을 누워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곁을 떠나지 않고 옆에 앉아 있는 어머니를 보며 또 생각했다. 엄마를 꼭 행복하게 해드려야지.
--- p.198

힘을 내야 했다. 병호는 이대로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병호는 병과 싸우려면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약이 잘 들고 체력이 좋아도 본인의 의지가 서지 않으면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아버지가 다녀가고 며칠간 병호와 어머니는 의지 자체를 상실했다. 어머니는 인생사 롤러코스터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병준의 골수가 병호와 합치한다는 것, 사연이 선택되어 방송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것. 다른 사람들의 일인 줄로만 알았던 행운이 자신에게 찾아 깃들었을 때, 비로소 어머니는 롤러코스터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인생은 롤러코스터. 아버지가 돈을 달라며 다녀간 그날, 그녀가 탄 롤러코스터는 조금 상승하다 그마저 놀리기라도 하듯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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