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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전당포의 수상한 장부 1 (상)

까마귀 전당포의 수상한 장부 1 (상)

: 당신의 소중한 것,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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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56g | 128*188*20mm
ISBN13 9791188793792
ISBN10 1188793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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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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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직 팔만 한 것을 가지고 있을 거야, 메구로 치사토 씨.”
“어떻게 제 이름을…….”
남자에게 이름을 밝힌 기억은 없다. 남자는 당황하는 치사토에게 본 적 있는 카드를 내밀었다.
“내 보험증!”
그건 회사에 다닐 때 치사토에게 지급된 건강보험증이었다. 퇴직할 때 회사에 꼭 반납해야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아 분실 신고서를 내는 사태에 이르렀다.
치사토는 카드를 빼앗아 남자를 노려봤다.
“……그때, 훔친 거죠?”
지금 생각해 보면 부자연스러웠다. 남자가 갑자기 치사토 쪽으로 쓰러진 것도, 치사토에게 에어컨 실외기 밑을 보게 한 것도. 분명 떨어뜨린 짐으로부터 의식을 돌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듣기 불편하네. 주운 거야.”
“현기증은 거짓말이었나요?”
“거짓말 아니야. 내 지병이거든.”
“지병? 무슨 병이죠?”
“꾀병이라는 병이지.”
치사토는 기가 막혀서 남자를 봤다. 하지만 남자는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웃고 있을 뿐이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네 이름을 들었으니 나도 자기소개를 해 볼까.”
“전 말한 적 없어요.”
“카라시마 렌지, 이 가게의 주인이야. 메구로라고 불러도 될까?”
“싫어요.”
“메구로는 주식회사 타카노메 식품에서 근무.”
카라시마라는 남자는 사람의 말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치사토는 진절머리가 났다.
“하지만 수습 기간 중에 수표 횡령를 횡령했다는 누명을 쓰고 자진퇴사를 강요받았지.”
카라시마가 입에 담은 것은 보험증에는 기재되지 않은 정보였다.
“어떻게 당신이 그런 걸 알고 있는 거죠?”
“카라시마.”
“……어떻게 카라시마 씨가 알고 있는 거죠?”
이름을 안 불러 주면 얘기가 안 통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다시 말했다.
“조사했거든.”
“……누명을 썼다는 건?”
조사를 했다고 해도 거기까진 알 수 없었을 텐데.
“아는 사람이 하는 상품권 가게에 몇 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대량의 수표를 들고 오는 여자가 있다고 해서 말이야. 조사해 보니까 네가 일하고 있는 회사 사람이더라.”
“……그렇군요.”
“안 놀라네?”
“알고 있었으니까요.”
치사토는 범행을 ‘봤다’. 증거를 잡으려고 했을 때, 운 나쁘게 상대가 눈치채는 바람에 거꾸로 범인으로 몰려 버렸지만.
“신고했다고 하니까 죗값에 맞는 처분을 받겠지. 그 사람의 불륜 상대인 부장도.”
“불륜?”
치사토는 눈을 크게 떴다.
“전부 다 아는 관계였던 것 같아. 몰랐어?”
몰랐다. 치사토는 사사키와 코다마 두 사람에게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런 것까지 조사한 거죠?”
카라시마는 치사토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두꺼운 갈색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열어 보라는 눈짓을 받고 봉투를 여니, 안에는 이제껏 본 적 없는 큰돈이 들어 있었다.
치사토는 소스라치게 놀라 카라시마를 보았다.
“부모님의 결혼반지를 팔러 올 정도로 돈이 궁한 거지?”
“……그런데요.”
“그 돈, 너한테 줄게.”
치사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카라시마는 분명 이 큰돈을 자기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마치 사탕을 주듯이 가볍게.
“그 정도면 당분간 사는 데 문제는 없을 거야.”
“이렇게 큰돈은 못 받아요!”
“아무도 그냥 준다고는 안 했어.”
카라시마는 깍지 낀 양손 위에 턱을 올리며 씨익 웃었다.
“―그 돈으로 널 사고 싶어.”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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