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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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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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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632094
ISBN10 897063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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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키코' 하고 나는 말했다. '나는 당신을 무척 좋아해. 만났던 그날부터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고 있어, 만약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훨씬 비참하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형편없었을 거야.. 그점 나는 당신에게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이 감사하고 있어.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이렇게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잇어. 그것은 아마도 내가 제멋대로고, 변변치도 못하고, 가치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에.. 나는 주변의 인간에게 의미도 없이 상처를 입히고, 그 일 대문에 동시에 나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고 잇어. 누군가를 망가뜨리고, 자신도 망가져 있어. 나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나는 줄곧 그 굶주림과 메마름에 혹사다해왔었고, 그것은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거야. 어떤 의미서는, 그 결락 자체가 바로 나 자신이니까 말이야. 나는 그것을 알수 이어. 나는 지금 당신을 위해 가능하다면 새로운 나 자신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중략).... 하지만 솔직히 말해 비슷한 일이 다시 한번 일어난다면 나는 또 똑같은 일을 반복할지 몰라. 나는 도저히 그 힘을 이겨내야 한다는 자신감이 없어..'
--- p. 251, 252
앞으로 시마모토와 만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나의 기억 속에서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내 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는 거기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져버렸다. 거기에는 중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간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중간이란 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국경의 남쪽에는 아마도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의 서쪽에는 아마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p.
아마도 우리들은 ,자신들의 어느 쪽도 불완전한 존재며, 그 불완전함을 메꾸기 위하여 우리들 은 그 새로운 입구의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어슴푸레하고 희미한 빛 아래서 , 둘만이 겨우 십초동안 서로의 손을 꽉잡고...
--- p.23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종류의 일들은 뒷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거예요. 그것은 한 번 앞으로 가버리고 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원래 자리로는 되돌아가지 않죠. (만약 그때에 무언가가 아주 조금만이라도 비틀어진다면, 그것은 비틀어진 채 거기에서 굳어져 버리고 말아요.)'
--- p.
나는 손을 뻗어 시마모토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나는 그녀의 귀를 만져보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시마모토의 몸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마치 생명 그 자체를 섭취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나의 페니스를 쉼없이 빨았다. 그녀의 손은 또 무언가를 거기에 전달하려는 듯이, 스커트 아래에 있는 자신의 성기를 애무하고 있었다. 잠시 후에 나는 그녀의 입 속에 사정을 하였고, 그녀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나의 정액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핥아마셨다.
--- p.223
그리고 그녀가 내게 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주려고 하고 있다. 내가 그녀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 당시 나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간이라는 것은 때로 그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경우가 있다.
--- pp. 35-36
그렇다고 해서, 내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독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학교에서, 그리 다수는 아니지만, 몇 명인가 친한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 정직하게 말해, 학교라고 하는 것을 좋아해 본 일은 한 번도 없다. 그들은 언제나 나를 짓뭉개 버리려 하는 것처럼 생각되었고, 나는 그것에 대하여 늘 경계 태세를 취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만약 그런 친구가 주변에 없었다면, 나는 십대라는 불안정한 세월을 지나쳐 가는 동안에, 한층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운동을 시작한 덕분에, 내가 움켜 안고 있었던 못먹는 음식의 리스트도, 옛날에 비하면 꽤 짧게 되었고, 여자아이와 얘기를 나누어도, 의미도 없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일도 줄어들었다.
--- p.32
그녀의 눈꺼풀에 걸려있는 한줄기 작은 선은 변함없이 내게 먼 수평선을 연상케 했다. 나는 당신에게 진절머리를 내거나 하지는 않아. 그런점에서 나는 다른 인간들하고는 다르오. 당신에 관해 말하자면 나는 정말로 특별한 인간인 것이오. 나는 그걸 느낄수 있오.선명한 기억은 잠못드는 밤을 만들어 냈다. '당분간' 이라고 하는것은 기다리는 쪽에서는 그 길이를 잴 수 없는 언어라오, '아마도'라는 것은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언어요.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왠지 불가사의한 것이다. 실제로 그 속에 몸을 담고 있었을 때 나는 그런 풍경 따위엔 거의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 p.176
그녀는 그렇게 예쁜 여자애는 아니었다. 즉 어머니가 학급 사진을 보고, 한숨을 내숴며, '이 얘 이름이 뭐니? 참 예쁘구나.' 라고 할 만한 타입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를 귀엽다고 생각했다.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실물의 그녀에게는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 잡아당기는 티없는 따스함이 있었다. 분명 모두에게 자랑하고 다닐 만한 미인은 아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나만 해도, 딱히 타인에게 자랑할 만한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와 그녀는 고등학교 이학년 때에 같은 반이 되었고, 몇 번인가 데이트를 했다. 첫 번째는 더블 데이트였고, 그 다음은 둘이서만 만났다.
--- p.32-33
그것과 마찬가지야. 이 세계는 그 영화와 마찬가지라구. 비가 내리면 꽃이 피고, 비가 오지 않으면 꽃은 말라 시들어버리네. 벌레는 도마뱀에게 먹히고, 도마뱀은 새들에게 먹히고. 그러나 언젠가는 모두 죽어가지. 죽어서 바싹 말라버리고 말아. 한 세대가 죽으면 그 다음 세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네. 그게 정해진 이치일세. 모두들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취하고 제각기 죽는 모습도 다르다네. 그러나 그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거야. 마지막에는 사막만이 남게 되네. 정말로 살아있는건 사막뿐이라구.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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