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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비웃는 여자

섹스를 비웃는 여자

cym3000 | 우피 | 1999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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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096505
ISBN10 899509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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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선배를 따라 산부인과라는 곳을 구경하게 되었다.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산모들 사이에서 유난히 어려 보이는 두 명의 여자 애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림잡아 스무 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 여자 애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었다

둘은 별로 진지하지 않은 표정으로 때로는 히히덕거리며 쉬지 않고 재잘거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내용이 궁금해 졌고, 난 그들 대화의 일부분을 엿들을 수 있었다.

참.. 세상 많이 변했구나..

그들의 대화내용은 이랬다. 둘 중 긴 생머리의 여자애가 임신을 해서 친구와 함께 아기를 지우러 온 것이였다. 둘은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 것인가에 대해 히히덕 거리면서 내기를 했고, '애기아빠가 **니' '아니다 **니' 하면서 여러 명의 남자이름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었다. 얼핏 들어봐도 한 남자와 관계를 갖은 것이 아님을알 수 있었다.

그들은 부끄러움이나 두려움 따위는 애초에 지니고 태어나지 않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연신 쫑알거렸다. 부끄러움은 그렇다치더라도 한 생명을 지운다는 죄책감(?) 마저도 전혀 그들의 얼굴에서 읽을 수 없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차에 그들은 대기실에서 사라졌고, 2층에 있는 진료실에서 진료를 끝낸 선배를 따라 검사실과 수술실이 있는 3층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수술실 앞 대기 석에서 그녀들 중 한명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낙태수술을 하러 들어간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나도 그녀 옆 자리에 앉아 검사실에 검사를 하러 들어간 선배를 기다렸다. 잠깐씩 그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오히려 시선을 먼저 피하는 쪽은 나였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그와 함께 성에 관한 개념도 많이 변했다. 이제 더이상 섹스는 은밀한 곳에서 비밀리에 치루어 지는 특별한 경험은 아닌 것이다. 여러가지 성문화가 이미 우리 곁에 자리잡아 있고, 성은 이제 더이상 숨기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아닌 것이다. 성을 암실에서 꺼내보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고, 누구나 원하면 어떤 형태의 성이라도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조건 가린다고 가리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쯤되면 드러내 놓고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가치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섹스를 비웃는 여자'는 여러가지 성에 대해 느낀 것을 아무 제한없이 그냥 솔직하게 적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서 아름다운 은유나 비유를 찾으려고 했다면 이쯤에서 책을 덮는 것이 낫다. 하지만 성에대한 솔직한 느낌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한편한편 끝까지 읽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과연 내가 이런 잡문을 세상에 내 놓아도 되는 만큼의 성의식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그런 고민들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 머리말 중에서
남자들이 페니스에 그렇게 신경쓰는 이유가
혹시
여러 여자들을 상대하는
자신의 성생활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본능이 아닐까...
--- '집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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