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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

천 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

: 가이드북에 없는 유럽의 작은 마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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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508g | 140*210*30mm
ISBN13 9788991310407
ISBN10 89913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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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톰 체셔 (Tom Chesshyre)
톰 체셔는 20년간 「더 타임즈」에서 여행기자로 활동하며 영국 주요 언론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행기자와 작가로 일하며 전 세계 80개국 이상을 방문해 더 이상 새로운 곳이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스타일의 여행을 계획한다. 저가 항공기를 타고 들어본 적도 없고 발음하기도 힘든 유럽의 작은 도시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여행의 결과물로 그만의 유머와 재치를 통해 새로운 유럽의 모습을 가득 담았다.
역자 : 유지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졸. 이태리어과 전공, 영어과 부전공. 프리랜서 번역가와 출판기획자와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흔들리는 서른 두 살에게 위로 한잔』,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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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나는 마구 갈라지는 음성으로 모닝콜을 받았다. 내 성대는 마이클 잭슨에서 배리 화이트의 음역을 넘나들었다가 가끔 한마디씩 다시 본래의 소리를 냈다. 이건 좋은 시작이 아닌데. 모닝콜을 받고 난 뒤 거울을 들여다본 나는 깜짝 놀랐다. 세상에! 눈이 마치 플럼 토마토 같잖아? 좋지 않아. 정말 좋지 않아. 담배 연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나는 긴 샤워를 하고 안정을 취하기 위해 잠시 누웠다.
좀 쉬어야 한다. 치과에 가야 하니까.
어젯밤 야네트가 나에게 확언을 했다. 슈체친에 관광을 오면 치과에 가야 한다고.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치과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그러기로 했다. 락커 클럽에서 야네트는 슈체친의 치과관광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덴마크 사람들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한다. 그들은 주말에 남자들끼리 또는 여자들끼리 페리를 타고 이곳으로 건너와 치과
에 가고, 또 그 밖의 곳에도 간다는 것이다.
“아직 영국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요. 관광객들은 안 오죠.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사업가들이에요. 덴마크와 독일 사람들은 이곳에서 치과에 가요. 비용이 아주 저렴하거든요. 다른 나라에 비해 최소한 절반 정도죠. 친구 남편이 치과의사예요. 환자들이 아주 많죠. 그리고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있어요. 여자, 남자 모두를 위한 수술이 가능하죠. 어떤 수술도 할 수 있어요. 당신을 좀 더, 더……. 아무튼 원하는 대로 만들어줄 수 있죠. 작은 경우엔,”
그녀는 말을 멈추고 손을 컵 모양으로 만들더니 가슴으로 가져갔다.
“확대 수술을 할 수도 있어요. 이건 흔한 일이에요. 사람들은 이곳에 들렸다가 집으로 가죠. 그런데 갈 때는 좀 다른 모습으로 가요.”
지나가는 말로 나도 치아를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네트의 눈이 더욱 빛났다.
“잘 됐네요! 내가 친구에게 얘기할게요. 약속을 정할 수 있을 거예요.”
--- p.47 「슈체친, 폴란드 - 파운드를 즈워티로 바꾸면」

‘증기욕실을 이용하시면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스트레스가 감소되며 또한 피부 상피세포가 강화되는 것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증기욕탕은 혈관을 즉각적으로 확장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자, 이 치유의 증기로 몸을 감싸보세요. 당신이 알던 완벽을 넘어서게 될 것입니다.’
굉장하군. 설명은 계속되었다.
‘효과: 새로운 체험과 모공이 활짝 열리는 효력. 이것은 발한 작용이 일어날 때 지방 조직과 혈액 내 독소 분비에 도움이 됩니다.’
그다음은 ‘솔라 메도우’ 일광욕실이다. 표지판이 묻는다.
‘일년 내내 여름을 느끼고 싶으세요?’
네, 그러고 싶어요. 이 일광욕실도 무척 흡족했다. 여기서 나온 나는 ‘스노우 파라다이스’를 발견했다. 이건 온탕이 아니다.
‘여기 스노우 파라다이스에서는 눈이 옵니다. 스노우 파라다이스에 내리는 하얀 눈은 당신의 몸을 식혀줄 것입니다. 바깥에 내리쬐는 햇볕은 신경 쓰지 마세요. 효과: 맥박 빈도수 감소에 의한 전신 혈액순환 개선과 피부 상피세포의 울혈 제거. 화씨 마이너스 59도. 냉탕 시간 2분.’
스노우 파라다이스에 들어섰다. 안에는 정말 눈이 내린다. 방은 작았고, 벽에는 화강암 모양의 플라스틱 바위들이 암벽면을 이루고 있다. 안에 두 사람이 더 있었다. 헬리쉬 사우나에서 충전한 몸 안의 열이 서둘러 빠져나간다. 순식간에 발이 시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이곳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 나가기로 했다.
곁방에는 사우나 후 몸을 식히는 작은 풀이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내친 김에 다 해보는 게 좋겠지. 나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곧바로 탕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은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차갑다. 빙산과 충돌한 타이타닉호의 갑판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나는 허우적거리며 물 밖으로 나와 주의를 읽었다.
‘천천히 입수하시오. 뛰어들지 마시오.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음.’
스노우 파라다이스에서 거의 죽을 뻔 한 뒤에 이제 극한의 체온 실험은 그만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주 공들여 고문을 당한 기분이다. --- p.71 「포프라트, 슬로바키아 - 유럽 최후의 세탁기 공장」

해안에 나와 주택들이 깔끔한 열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헤우게순이 꽤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니도 동의했다.
“이곳은 뉴잉글랜드를 떠오르게 해. 집에 칠한 색을 좀 봐. 훨씬 좋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대니가 덧붙였다.
“정말 마음에 들어. 진짜.”
우리 계획을 실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다. 우리는 뢰베르 섬이라는 곳으로 낚시를 갈 생각이다. 나는 이 일을 고대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낚시를 하는 것이다. 직접 만 담배를 태우던 가래 끓는 목소리의 남자가 섬까지 왕복 배편을 제공하며 우리 지갑에서 7파운드를 가져갔다.
“이 배가 뢰베르 섬으로 가는 페리인가요?” 하고 묻자 그는 “원한다면요” 하고 대답했다. 나는 이 말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다. 하루나 이틀을 지낸 뒤에 곧 알아챌 수밖에 없는데 이곳 주민들은 말수가 적은 편이다. 아마도 이것이 ‘북유럽의 정서’일 테지.
우리는 거울 같은 물 위에 떠서 천천히 마을로부터 멀어져 갔다. 스칸디나비아식 집들이 늘어선 해안이 장관이었다. 멀리 떨어져 혼자 서 있는 집들은 신비롭게 보였다. 마치 에드워드 호퍼(미국의 대표적 사실주의 화가로 주로 대도시의 고독과 적막을 표현했다?옮긴이)의 붓질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바위투성이의 작은 섬들이 나타났고 페리는 복잡한 경로를 따라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잔잔한 바다 저 너머를 바라보니 너무나 적은 수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젠장, 너무 아름답잖아.”
이것이 대니가 내린 평가이다.
--- p.99 「헤우게순, 노르웨이 - 젠장,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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