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의 이미지와 가치는 인식의 차원으로 바로 국정에 투영되기 때문에 실무적인 전문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열정, 도덕, 진실, 양심에 도전하는 정의와 공정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물리적 강제력과 지시, 오기 등을 매개로 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권력 그 자체로는 충실할지 모르지만 공감과 소통, 자발성을 기초로 하는 자율적인 리더십 발휘에는 실패하고 만다. 자신이 누구보다 낫다는 막연한 우월주의와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우월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자기만의 확신’이 결합되면 하심(下心)은 달아나고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오기의 정치가 판을 치게 된다.”
“광복 후 모든 정권이 그들 스스로 쟁취한 권력의 인식 체계 속에 오만과 착각이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먼저 그들은 △권위와 권위주의의 혼동 △선거와 통치의 혼돈 △권력과 리더십을 착각했다. 정치를 무겁게 짓누르는 권위주의를 해체시키려고 노력한 점은 바람직하지만, 권위주의 해체 과정에서 권력이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고 비생산적인 정치의 판을 벌이면 그 자체가 불행이고 비극이다. 일방적인 설득을 소통과 혼동하고 상식에 맞지 않는 권력의 힘을 여과 없이 토해내면 정권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신뢰는 무너진다.”
정말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자신의 생활이 망가질까? 기성정치판이 싫고 정당과 후보는 한심한데 누구를 찍어야 할까? 젊은 세대는 무조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치참여에 공감할까? 도덕성에 가장 민감하다는 20~40세대에 대해 기성 정치는 왜 둔감한 척하며, ‘앵그리 버드’만 강조할까?
나는 국가공무원이다.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학을 오래 전공한 전문학자도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인 면에서 권력자나 지식인들에게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이제는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 지식의 가치도 인간적 관점에서 조금은 가슴을 열어야 한다. 진실과 가치를 담아나가야 마땅하다. 권력통치에게도 품격?희망?기대를 걸 시점이 된 것이다.
나는 먼저 민생과 민초들이 바라는 최소한의 기대와 꿈을 제18대 권력의 조각(組閣)과 앞으로의 내각(內閣)에 걸고 싶었다. 또한 권력통치의 선진화와 미래 희망의 바탕은 지난 실패 경험과 반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역사적 관점과 인물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통해 검증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민생과 민초에 굴복할 줄 아는 서민대중과 함께하는 정치인, 부정부패와 비리에 신물이 난 국민에게 신선함을 주는 깨끗한 국가지도자, 불편부당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여 ‘적재(適材)-적시(適時)-적무(適務)-적소(適所)’에 배치하는 권력자, 국민의 신명 나는 삶을 앞장 서 실천할 수 있는 국정최고책임자를 골라내는 판단과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민족의 웅대한 비전을 표출한 최남선은 일제말기 친일 행적으로 광복 후 반민특위에 체포되기는 하였지만, 그가 애국애족 관점에서 ‘만고도목((萬古都目))’을 작성한 것은 본격적인 친일을 보이기 시작한 1927년보다 10년 이전의 행적이었다. 따라서 당시에 최남선의 ‘만고도목’은 민족정기?사회정의?민족자긍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부드럽고 온화한 감동,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화를 억제하며 긍정적이면서도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끊임없이 가치사슬을 엮어 내는 놀라운 창조력과 종합력, 성공한 그들 내면에 식재(植栽)된 배려와 관용의 인간력에는 특별하거나 돌출한 비결이 아닌 너무나도 보편적이고 저절로 수긍이 가슴에 와 닿는 비결이 내면을 통하여 흐른다.
첫째, 장관?국회의원?CEO?단체장 등은 직위를 생각지 말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무슨 일을 통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삶을 살다보면 어느새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둘째, 조급성의 유혹을 차단하는 인내심과 철저한 자기관리다. 가치를 추구하는 인생은 목적을 추구하는 것보다 쉽게 풀리지 않을 때가 많고, 어려움도 많으면서 주위에서 쉽게 인정을 받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배려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하다가 보면 더디지만 결국은 성공의 길로 치닫게 된다.
정치적 거래에는 절대 공짜가 없다는 사실, 분명한 것은 들인 만큼 빼먹는 것이 정치막장의 합의된 거래 원칙이다. 대통령은 총리나 장관을 임명하여 자신의 임기 동안 ‘성공한 대통령 이미지’를 거양하는 것에 몰입한다. 이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실로 막대한 정치적 비용을 선금으로 지불하는 것이 조각 또는 개각이다. 결국 총리나 장관의 영입이나 발탁은 대단한 정치적 투기의 산물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