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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행

당신에게, 여행

: 최갑수 빈티지 트래블

당신에게 여행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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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608g | 210*150*30mm
ISBN13 9788997089123
ISBN10 8997089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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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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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혼자 있을 곳이 필요하다는 사람들. 단 한 시간만이라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께 공세리성당을 추천해 드린다. 무릎을 오그리고,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얼마간 가만히 있어보시길. 왜 그런 시간이 필요한지는 그렇게 있어보면 안다. 말로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꼭 그렇게 해보시길. 때로는 견딜 수 없이 외로울 때, 그럴 때 가보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을 때, 그런 때 말이다.
--- 아산 공세리성당 ‘누군가에 위로 받고 싶을 때’ 중에서

역 뒤편으로 돌아가면 철로가 놓여 있다. 나무 침목이 깔려 있고 그 위로 두 개의 철길이 나란히 달린다. 철길을 따라 걸으며 옛 풍경을 상상해 본다. 바람이 낡은 창틀을 흔들며 지나가고 시계는 멈춘 지 오래. 뿌연 유리창 너머 늙은 역무원은 턱을 괴고 졸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누군가는 졸음에 고개를 꾸벅이고, 누군가는 망연히 담배를 피운다. 누군가는 텅 빈 철길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다.
기차가 서지 않는 오래된 역의 벤치에 앉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야 뻔하지 않을까. 겨우 세월을 탓하고 추억이나 곱씹을 수밖에.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고맙고 소중한 일일 줄이야. 간이역이 아니라면 언제 우리가 그런 시간을 마음 놓고 가질 수나 있겠는가. 추억이란 어쩌면 간이역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쓸모없는 것들··· 왜 빨리 사라져주지 않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는 것··· 햇빛 속에 선 간이역은 추억처럼 찬란하다.
--- 정선 새비재 지나 함백역까지 가을 드라이브 ‘추억이란 어쩌면 간이역 같은 것’ 중에서

옅은 벚꽃 그림자가 발등에 어룽대는데, 그 풍경에 문득 마음이 맑아지고 환해진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벚꽃 그림자에도 위로를 받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이런 게 여행이 주는 위로다.
그래, 나는 화개에서 하루 이틀 생활 따위는 잊을란다. 맨발로 매화나무 아래를 걸으며 향이나 맡을란다. 방안에 봄바람이 들거나 말거나.
--- 하동 관향다원 ‘방안에 봄바람이 들거나 말거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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