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CEO로서 업무를 시작하자, 처음 몇 주간 동료들은 내게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예컨대 버스 요금을 40퍼센트 인상하거나, 현재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 중 65퍼센트를 축소하거나, 장애인 요금을 두 배 인상하거나, 직원의 25퍼센트를 해고하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중 한두 개도 아닌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만 회생이 가능하다고 했다.(중략) 그러나 우리는 이 중 어떤 방법도 실행하지 않았고, 다만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의사결정이 아래에서 위로 흘러가도록 경영 형태를 변혁하는 데 집중했다. 2년이 지난 후, 2770만 달러의 적자를 1970만 달러의 흑자로 돌려놓았으니 4740만 달러의 차이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 이후로는 모든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p.5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버스, 버스를 운전할 사람, 버스가 어디로 가야 할지 운전사에게 알려주는 시스템,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버스 노선과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 등 이전과 똑같은 네 가지가 필요했다. 완성되지 않은 퍼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은 네 번째, 즉 현재 고객과 잠재 고객에게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아주 간단한 문제였다. 그걸 깨닫는 순간 세 번째 핵심전략이 드러났다. 바로 우수한 고객서비스였다.---pp.137-149
우리 회사를 돌아다녀보면 전략의 네 가지 핵심사항과 비교한 실제 결과를 나타내는 업무실적표가 회사 곳곳에 붙어 있다. 업무실적표에는 전략의 각 사항을 색깔별로 표시했다. 노란색은 재정 건전성 확보(현재는 장기적인 재정 성공), 녹색은 우수한 고객서비스 제공, 파란색은 직원 참여(현재는 직원 성공), 빨간색은 지역사회와 친밀감 구축(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시간에 버스 배차하기의 새 이름)을 뜻한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15초마다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pp.150-155
우리는 수송기관 능률 득점판(Transit Organization Performance Scoreboard; TOPS)을 만들어 우수한 고객서비스, 장기적인 재정 성공, 직원 성공 등 전략 부분에 관한 목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전략 부분에 자세한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도 목록에는 고객 전화 평균 대기시간, 승차 만족도, 정시 운행, 버스 고장률, 버스 청결도, 고객 문의 응답시간, 비밀고객 평가, 운전사 태도 등 자세한 평가 기준들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핵심전략 목록을 서로 다른 목록과 비교해 전략 목표의 전체적인 우선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이제 분기별이나 연별로 가중점수를 최종적으로 결합해 전체적인 TOPS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목표를 정했으면,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평가 기준들이 필요하다. 이 둘 사이의 격차를 메우지 못하는 상황이 실적이나 성과가 부진한 모든 유형의 조직이 지닌 문제점이다. 이를 바꿔야 한다. 확실한 평가 기준이 있어야 자신들이 하는 사업을 더 깊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p.252
2008 회계연도와 2009 회계연도 사이에 새로운 청결 캠페인을 내놓았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기는 데 드는 총 비용은 50만 달러 미만이었다. 게다가 이에 따른 결과를 보면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는 버스 청결도 점수를 세 배로 끌어올렸다. 고객들은 예전엔 고객주민회의에서 버스가 지저분하다고 우리에게 비난을 퍼부었지만 이제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칭찬이 대부분이다. 이는 조직으로서 우리가 거둔 성공이었다. 어느 한 개인이 아니라 팀을 이루어 이 일을 해냈다. 그리고 중간관리자들이 중심이 되어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나는 이 새로운 해결책이 시행된 첫해에 이들이 분기당 500달러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해주었다.---p.307
아마도 가장 마음 아팠던 결정은 TSI에 따라 95번 노선을 폐지해야만 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버스를 이용하는 1일 승객이 8명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회사가 승객 한 사람을 위해 매년 1만 8500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그 정도의 액수라면 차라리 그 승객들에게 승용차를 한 대씩 사주고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편이 오히려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판이었다.(중략) 결국 이사회는 모든 지역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마음 편하게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옳은 선택을 했다. 8명에게 불편을 끼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우리는 1년에 20만 달러씩, 현재까지 거의 1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그리고 그 돈은 수만 명의 고객에게 봉사하기 위해 재투자했다. 마음 아픈 결정이었다. 하지만 힘든 결정은 아니었다.---pp.328-329
생존형 리더와 성공형 리더는 뚜렷이 다른 유형의 사람이다. 생존형 리더는 예산을 4퍼센트 증액하는 데 만족하고 모든 일이 지난해와 같이 흘러가는 것에 대해 아무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 그들이 일하는 목표는 멋진 사무실에서 특전을 받으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공공조직에든 민간조직에든 이런 사람들은 넘쳐난다. 반면 성공형 리더는 매년 똑같은 예산 증액에 만족하지 않는다. 조직을 이끌고 변화시키며 어려움에 도전하고, 직위나 금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모습으로 더 활기차게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에 대비해 더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자 하루하루를 보내며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없다. 많은 조직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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