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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 여행

그토록 먼 여행

아시아 문학선-0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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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718g | 148*210*35mm
ISBN13 9788994006475
ISBN10 8994006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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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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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손석주
동아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코리아타임스》《연합뉴스》기자로 일했다. 제34회 한국현대문학번역상, 제4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학번역지원금을 수혜했다.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호주 시드니 대학에서 포스트 식민지 영문학의 섹슈얼리티 등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로힌턴 미스트리의 장편소설『적절한 균형』(아시아, 2009), 조지 E. 스트레이트마이어의『한국전쟁 일기』(미디어 플래닛, 2011) 등을 국역했으며, 김인숙의 단편소설집『그 여자의 자서전』등을 영역했다. 계간지 등에 단편소설, 에세이, 논문 40여 편을 국역 및 영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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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신에게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돌봐 줘야 한다. ---p.146

장미 한 송이 따위의 가식은 필요 없어
이거 하나만은 기억해 둬.
누구에게나 늙음과 슬픔이 언젠가는 찾아오게 돼 있어. ---p.147

담벼락에 그려진 성스러운 얼굴들은, 어떤 것은 무섭고 복수심에 불타고, 어떤 것은 명랑하고, 어떤 것은 인정 많아 보이고, 어떤 것은 두려움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며, 또 어떤 것은 친절하고 자상한 표정으로 도로와 차와 행인들을 밤낮으로 지켜보았다. 나타라자가 우주의 춤을 추고, 아브라함이 이삭 위로 도끼를 높이 쳐들고,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락슈미가 부를 나누어 주고, 사라스바티가 지혜와 학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돌담이 변화를 거치는 동안에 화가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지금껏 그가 맡아본 일 중에서 규모가 가장 컸기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 오랜 세월 그의 삶의 리듬은 도착, 창작, 소멸의 주기를 정확하게 순환했다. 잠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켜거나 밥을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하는 것처럼, 그러한 주기는 그의 혈관 속의 피와 폐 속의 공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는 너무 오래 머무는 것과 늑장 부리다 떠나는 것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하는 자기만족의 일상이 만들어진다면서 그것들을 경멸했다. 여행은 계획하지 않고 우연히 홀로 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오래된 삶의 방식이 위협받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동네와 길고 검은 담의 견고함 때문에, 그는 인간들이 겪는 슬픔의 원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불변의 것, 영속성과 뿌리에 대한 열망이었다. 머물러야 할지 떠나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화가는 마음이 불편하고 혼란스럽고 불만스러웠지만 일을 계속했다. 스와미 다야난다, 스와미 비베카난다, 파티마 성모상, 자라투스트라, 그리고 수많은 다른 그림이 거리의 화가가 미리 운명을 정해 놓은 자리에 위치했다. 그것들 역시 불확실한 미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pp.301~302

그는 창가로 갔다. “문득 문득 우리가 사악한 저주에 걸린 건 아닌지 섬뜩할 때가 있어. 이 고통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테물이 불빛에 비친 구스타드의 모습을 보았다. “구스타드.제발구스타드제발.한번도못만지게했어요한번도한번도.제발제발제발.딱한번만.”
구스타드는 팔을 들어서 힘없이 흔들었다. 오늘 밤엔 테물에게 할애할 시간도 동정심도 없었기 때문에 구스타드는 커튼을 닫았다. 밖에서 코를 훌쩍이며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발소리가 났다. 처음엔 가벼운 걸음이, 그다음엔 발을 끄는 무거운 소리가 번갈아 가면서 들리다가 마침내 사라졌다.---p.324

태양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고, 비로소 태양의 하루 여행은 끝이 났다. 그리고 그러한 달콤하고도 씁쓸한 기쁨 때문에 구스타드는 살면서 중요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그는 그것들을 하나씩 기억해 내기 시작했다. 가구 공장의 경쾌한 공구 소리와 하루 일과가 끝난 후의 침묵.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번쩍 이는 황동 등불이 달린 아버지의 마차를 타고 있으면 목적지는 중요치 않았고, 나들이가 끝나고 마구간으로 말을 데리고 들어갈 때까지 말굽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 아버지의 멋진 파티에는 훌륭한 음식과 음악, 옷, 사람들, 그리고 장난감들이 있었다. 그러나 항상 저녁 어느 때쯤, 음식을 다 먹고 손님들이 떠나고 음악이 멈추고 나면 침대로 들어가서 불을 끄고 자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소나타의 도입 부분이 구스타드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차마 흘릴 수 없었던 눈물이 이제 그의 두 눈을 뜨겁게 적셨다. 밀려온 파도에 그의 신발 끝이 닿아서 약간 젖었다. 다음 파도에 발가락이 모두 젖었다. 이곳 바닷가에서 운다면 눈물이 파도와 섞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에서 나온 소금물이 바다의 소금물과 합쳐질 것이었다. 그러한 생각들이 경이롭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이 앉았던 바위가 바닷물에 완전히 잠길 때까지 서서 지켜보았다. 마침내 그는 말콤이 알려 준 대로 반드라역으로 향했다.
구스타드가 그랜트 거리역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갈 때 노래 제목이 떠올랐다. ‘슈퍼칼리프레질리스틱엑스피엘리도셔스’. 그는 그 제목을 낮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외워 보았다. 내일 딘쇼지한테 가서 말해 주면 좋아할 거야. 그러면 오늘 못 찾아간 게 만회되겠지.---p.337

딘쇼지는 죽었다. 기도가 끝나고 침묵의 탑에서 의식이 행해지고 나면, 나머지는 독수리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뼈에 붙은 살점을 깨끗이 쪼아 먹고 그 뼈조차 사라지고 나면, 딘쇼지가 살아 숨쉬었다는 흔적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단지 그에 대한 기억만이 남을 터였다.
그런데 그 다음엔 뭐지? 기억마저 사라지고 난다면? 내가 죽고 그의 친구들이 죽고 나면, 그땐 어떻게 되는 걸까?---p.390

어두운 방은 서서히 기도 소리로 가득 찼다. 그리고 점차 기도 소리가 어두운 방과 하나가 되었다. 구스타드는 자신도 모르게 부드러운 기도 소리의 마법에 빠져 있었다. 그는 시간도 알라마이도 누슬리의 존재도 잊어버렸다. 그는 비록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놀랄 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언어로 된 그 노래를 들었다. 그는 단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 죽은 언어의 단어들을 암기해서 평생토록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오늘 밤 그 단어들은 사제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살아 있었다. 어느 때보다도 그는 고대의 의미들을 이해하는 데 가까워졌다.
사제는 고대 아베스타 경전의 구절들에 가락을 붙여 가며 이야기하듯이 기도했다. 사제가 읊조린 선율과 음절이 밤의 소리들과 뒤섞였다. 침묵의 탑 주변 언덕에서 자라는 나무와 관목, 그리고 모든 무성한 초목으로부터 밤과 자연의 목소리들이 점점 크게 들렸다. 날아다니거나 기어 다니는 풀벌레와 나무 곤충들의 속삭임이 언덕을 올라가 침묵의 탑에까지 다다랐다. 그들의 속삭임은 석유등이 켜진 방에서 흘러나오는 기도 소리, 백단향나무 향기, 유향과 뒤섞였고, 구스타드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pp.404~405

구스타드가 택시에 다가가자 의심할 바 없었다. 그는 운전사를 즉시 알아보았다. 그리고 지미의 장례식을 준비한 사람이 바로 그라는 확신이 들었다.
구스타드는 몹시 당황했지만 고맙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 확인부터 해야 했다. “당신이…….” 그는 뒤에 있는 침묵의 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습니다.”굴람 모하메드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난…….”
“천만에요.”그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기도는 다 끝났습니까?” 그는 긴장되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구스타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굴람의 다른 면들을 많이 보았다. 쾌활하고, 위협적이고, 냉정하고, 달래고, 빈정거리는 모습들.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감정적인 경우는 없었다. 굴람은 독수리들이 원을 그리고 있는 언덕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곧 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눈을 감았다. 구스타드는 기다렸다. 잠시 후 굴람은 울음을 터뜨렸다. 구스타드는 시선을 돌리고 말없이 서 있었다.
굴람이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파르시 조로아스터교 사제들이 나 같은 이방인들은 안으로 못 들어가게 하더군요.”
구스타드는 마치 죄를 지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도 지미의 죽음이 슬프지만 차마 울 수가 없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는 손을 내밀었다. 굴람이그손을쥐고그를끌어당겨안고는양볼에다가입을맞추었다. “노블 씨, 와 줘서 고맙습니다.” 굴람이 속삭였다. “안 그랬더라면 빌리 보이가 외로울 뻔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pp.522~523

머리를 덮은 후에 의자에 앉아 테물의 머리 위에 오른손을 얹었다. 테물의 머리는 피가 마른 곳이 엉겨서 뻣뻣해져 있었다. 구스타드는 눈을 감고 조용히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피 묻은 손을 풀잎처럼 가볍게 테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야트 아후 바리오 기도를 다섯 번 암송하고 아셈 바후 기도를 세 번 암송했다. 냄새를 맡은 파리들이 방 주위를 윙윙거리며 날았지만 구스타드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은 채 한 번 더 기도를 암송했다. 그의 감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릴 때에도, 목소리는 부드럽고 흔들림이 없었으며 테물의 머리 위에 얹은 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기도를 반복해서 암송했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구스타드는 오른손을 테물의 머리 위에 얹은 채 야트 아후 바리오 기도를 다섯 번, 아셈 바후 기도를 세 번 반복해서 암송했다. 기도와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테물을 위한 것이기도 했고,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테물을 위한 것이기도 했고, 지미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딘쇼지,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들 모두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리다…….
---p.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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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의표현을빌려한마디로말하자면,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는 작품이다. 극도로 사실적인 문장에서 느껴지는 삶의 비극과 그와중에도 작품이 주는위로… 역시, 로힌턴미스트리다.
전승희 (문학평론가·하버드대 연구원)
소설을 덮고 나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이토록 차분하게 격정이 치솟는 경험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이 원했거나 원하지 않았거나 그들은 살아 있기에 여행을 떠난 것이며 곧 삶이 ‘먼 여행’이다. 사람이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여행이야 말로 가장 먼 여행인 셈이다.
손홍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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