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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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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12g | 153*224*20mm
ISBN13 9788972756118
ISBN10 897275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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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허관
196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201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센터 주무관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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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둑이 푸른 옥수수 밭에 우뚝 섰다. 척후가 옥수수 밭을 지나 칙칙한 전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긴 행차도 숲으로 녹아들었다. 산문으로 들어갔다. 5리는 금방이었다. 월정사 일주문이 보였다. 일주문에는 문이 없다.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려고 문을 달지 않았다 한다. 문이 없는데 문이라 부르는 것, 그것이 일주문이다. 이곳부터 월정사다, 그러나 월정사는 보이지 않고 전나무만 빼곡했다. 월정사에서 월정사를 볼 수 없었다. 당연히 행차를 따르는 적도 보이지 않았다. 임금을 실은 연은 붉었다. 옥계에 치렁치렁 달린 수술이 붉었고, 발에 새겨진 봉황이 붉었기에 옥계 끝을 두른 금테도 붉게 빛났다. 붉은 연이 푸른 전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궁궐과 저잣거리에서 보던 위엄과는 달리 웅장한 전나무 숲 속으로 사그라지는 붉은 연을 보니 동네 언덕 넘던 꽃상여가 생각났다. 양정도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갔다.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고 문 없는 문을 만들었으니 그들도 들어올 것이다. 이미 들어갔을 수도. ---pp.53~55

“역사의 사실은 영원하지 못하지요, 그렇기에 모든 역사는 현재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판단되니, 아픈 곳은 잊고 싶고, 묻어버리고 싶겠지요. 대감처럼.”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진명스님이 힘주어 말을 이었다. “그러나 아무 역사나 묻고 잊으면 안 되지요, 역사도 되는 역사가 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 아무리 아파도 두고두고 간직해야 하는 역사가 있는 것입니다. 그때의 그 역사를 잊지 않고 똑바로 인지했으면 지금 저 임금이 저런 비참한 몰골로 이곳까지 안 와도 됐잖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창칼에 죽어가지 않았을 것이고요. 그래도 모르시겠습니까. 제가 정리해 드릴까요?” ---pp.91~92

돌고 도는 역사 속에서 돌고 도는 죄를 지으며 사는 것, 그것이 사람의 본모습이지요. 7백 년 동안 이곳에서 있었던 역사 말고도 수많은 역사가 있고, 임금도 대감도 숲 속의 저 사람들도 그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난 역사 속 잘못들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석가 공맹들처럼 성인의 말씀을 어기지 않고 그대로 행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부처며, 모두가 성인이 되었겠지요. 설사, 모두가 부처요 모두가 성인이 된다고 하면 그 세상 또한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애욕이 근본인 사랑도 없고, 사랑의 자식인 미움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갈등도 없는 세상, 그리하여 모든 근심이 사라진 세상, 불행이 없기에 행복도 없는 세상, 모든 중생이 그렇게 산다면 그것은 지옥보다 못한 삶이 될걸요. 사람도 하나의 미물에 불과합니다. 저 돌탑 아래서 비를 맞는 두꺼비와 하등 다를 바가 없지요. 사람을 동물과 분별하면서부터 사람의 불행이 시작되었고, 불행하기에 행복을 찾아 떠도는 길이 곧 인생이 아닐까요?” 임금과 그들을 이 깊은 산골로 끌어들인 것은 큰스님이다. 그리고 영의정은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결과는 알 수 있었다. 이 깊은 산골에서 누군가는 죽는다. “그럼, 임금의 용서를 돕는다는 것이 임금의 죽음인가요. 임금의 편안한 죽음?” 영의정의 물음에 큰스님은 미소만 지었다. ---pp.154~155

“그동안 난 저들을 가까이서 오래 보아왔다. 물론 그때의 사건이 일어날 때도 궁궐에서 저들을 지켜봤지. 그리고 10여 년이 흘렀다. 그런데 저들은 같은 사건을 모의하고 일으켰으면서도 그 사건을 놓고 각기 생각이 다르구나. 임금은 그때의 일로 스스로 큰 죄를 만들어 용서해달라고 저리 부처님을 붙잡고 애걸하고, 영의정은 그때의 일이 잘못되었으니 되돌리고 싶어하며, 상당군은 그때의 사건은 나라의 정치이며 그 속에 나타난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죄도 잘못도 없다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말이다, 다 생각이 다른데 말이다, 난 누구의 생각이 옭고 그른지 모르겠구나. 저들 각자가 알고 있는 지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에 비해 얼마나 될까. 나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p.233

난 말이다 임금의 마음이 신체를 용서하게끔 돕고 싶었을 뿐이다. 임금의 의지에서 벗어나 날뛰는 그의 마음을 달래야만 임금은 살아날 수 있다. 그래서 이 산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너는 묻고 싶겠지. 용서하게끔 돕는다면서 왜 그들의 적들을 함께 끌어들였느냐고, 죽음만이 용서의 기회냐고, 너의 의심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용서하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단다. 먼저 그들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용서를 할 수 없단다. 그러나 그들이 용서할지 아니면 용서를 하지 않고 이 계곡에서 임금을 죽일지 난 모르겠구나.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난 다만 그들이 용서할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할 뿐이다.---p.235

5년 간 쓴 글이다. 첫 작품이므로, 더 정확히 말하면 5년 간 글 쓰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동자상의 주인에 대해, 그리고 동자상의 주인을 알게 되자 용서에 대해 고민했다. 그 사람은 과연 용서가 될까. 그리고 어떻게 용서를 받을까. 나의 살아온 날들 또한 용서가 될까. 하지만 나는 원고 100매를 채우기도 전에 나의 이런 발상이 매우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용서는 이해를 전제로, 이해는 앎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전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전부 이해할 수 없고, 인간은 마음속 깊이 용서할 능력이 애당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상당군처럼, 영의정처럼, 동봉처럼, 임금처럼. 그들 각자 자신의 삶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갈 뿐이었으며, 내 주변의 대다수의 삶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심한 피부병에 시달리던 세조는 고침을 받고자 법주사 큰스님(신미대사)을 찾아간다. 큰스님은 부처의 가피加L로 마음을 다스려 피부병을 고쳐야 한다며 임금에게 불교성지인 오대산 상원사 불사와 문수동자상 조상을 권유한다. 세조는 큰스님의 권유를 받아들이고, 1년 후 부처님오신날 동자상 점안식에 참석하고자 오대산 상원사로 원행을 감행한다. 3월 30일 출발한 원행에는 상당군(한명회)과 영의정(신숙주)이 따른다. 원행은 금강산에 한동안 머물다가 동해를 따라 내려와 5월 1일에 오대산 상원사에 도착한다.

동봉(김시습)은 임금행차 계획을 큰스님으로부터 듣고 세조를 살해하고자 1년 전부터 2백의 군사를 모아 오대산에서 준비하고, 고려의 정통성을 찾으려는 유신 20여 명도 오대산으로 잠입하여 임금을 살해하려고 한다. 세조가 2천 여 명의 호위 군사를 거느리고 오대산에 7일간 머무는 동안 이들은 수시로 임금의 목숨을 노리지만 험한 날씨와 산세로 모든 게 쉽지만은 않다.

한편 큰스님은 이들 말고도 윤 씨 부인, 무구, 창하 등 10여 년 전에 세조가 왕위에 오르고자 일으킨 난리(계유정난)와 관련된 사람들을 점안식에 참석시킨다. 드디어 점안식 날 이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문수동자상의 얼굴이 들어나면서, 왜 큰스님이 오대산 깊은 산골까지 임금을 비롯해 그때의 사건과 연류된 사람들을 모이게 했는지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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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그들은 거기서 무슨 짓을 했는가? 역사(실록)는 말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오직 소설(허구)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역사와 인간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의미 있는 인물과 문제적 상황에 적실한 내면성과 구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풍성한 상상력, 그리고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문체 등 두루 서사능력을 갖춘 작가만이 역사가 말하지 못하는 진실을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것-그것이 소설의 세계라면 이 작품은 그런 소설의 진면목을 새롭고 놀라운 솜씨로 보여주고 있다. 궁정이나 사찰, 또는 당대 사회풍속이나 자연현상 등의 서술에서 구사되고 있는 풍부한 어휘력, 시점자의 내면이 깊이 투사된 자연묘사와 함께 살생과 죽음의 서사에서 엿보이는 비정하리만치 섬뜩한 미의식, 의도적으로 감추거나 늦추고 건너뛰는 특유의 화법으로 극적 결구를 향해 긴장되게 상황을 몰아가는 전개양식 등을 통해 역사의 중심에 서 있던 당대 권력자와 지식인의 정신세계를 거침없이 그려냈다. 정사와 야사와 픽션이 신선한 문체 속에 녹아들어 마침내 이 작가만의 특이한 소설미학을 극적으로 드러낸 결구는 가히 압권이다. 오랜만에 남성적 힘을 느끼게 하는 장편소설을 만난 기분이다.
이동하 (소설가, 현대문학 장편소설상 심사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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