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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터 프로젝트

토스터 프로젝트

: 맨손으로 토스터를 만드는 영웅적이면서도 무모한 시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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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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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7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90g | 148*224*20mm
ISBN13 9788958073871
ISBN10 8958073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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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토머스 트웨이츠예요. 토스터를 직접 만든 장본인이랍니다. 기간은 총 9개월, 비용은 1,187.54파운드(한화로 200만 원을 훨씬 웃돈다-편집자 주)가 들었죠. 영국에서도 가장 외딴 지역까지 돌아다니느라 약 3,000킬로미터나 이동했거든요. --- p.12

역 c설계란 어떤 물건을 분해함으로써 그 작동법을 추론해 내는 과정을 말한다. 싼 토스터일수록 부품이 적게 들어 있으리라는 그릇된 짐작에서, 나는 토스터 중에서 가장 값싼 아르고스 밸류 레인지 2-슬라이스 화이트 토스터를 분해하기로 했다. …… 토스터가 작은 복합체일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부품이 400여 개나 된다니? 100여 가지 재료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무슨 수로 알아낸단 말인가? 이렇게 많은 원료가 들어간 제품이 어째서 고작 치즈 한 덩어리 값인 3.94파운드밖에 안 되는 거지? --- pp.19~21

나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토스터스러움’의 정수가 살아 있는 토스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것들로 축소했다. 그렇게 해서 남은 재료가 강철, 운모, 플라스틱, 구리, 니켈이었다.--- p.26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 중에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있다면 어떨까? 토스터 같은 물건들을 만드는 비용 중 많은 부분이 감춰져 있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평등하게 돌아간다면? 우리가 내리는 판단의 기준들이 왜곡되어 있다면? 토스터는 하나의 상징이다. 우리가 사용하긴 하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갖고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갖고 있기도 쉬워서 하나 샀다가 고장 나거나 더러워지거나 낡으면 쉽게 내버리는, 그런 물건들의 대표다. 이게 바로 토스터를 선택한 이유다. --- p.36

아, 알게 뭐람. 전자레인지에 금속을 집어넣는 금지된 장난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나? 게다가 특허개발자는 전자레인지로 철을 제련할 경우 코크스를 가지고 했을 때보다 유해물질이 절반이나 적게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에라, 모르겠다, 규칙 따위.
부주의하게 달려들었다가 어머니의 전자레인지를 태워 먹은 뒤, 좀 더 조심스러운 실험을 통해 결국 10펜스짜리 동전만 한 철 조각을 얻었다. 이 철 조각을 빌린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내려치니 부서지지 않고 구겨졌다. 아무렴 그래야지! 조리법은 아래와 같다. 도파관 근처에 작은 공간을 남겨 놓고 전자레인지 안쪽에 세라믹섬유단열재를 채운다. 작은 선철 조각 혹은 반쯤 제련된 철광석을 목탄 조각과 함께 세라믹 접시에 올린 뒤 단열재로 싸서 도파관 옆 빈 공간에 놓는다. 약 25분간 고열로 전자레인지를 돌린다. 토스터 한 대 분량의 철을 얻으려면 이 과정을 지겹도록 반복해야 한다. --- p.80

이런 상황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필요가 있다. 요즘 지질학계에서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신세기의 시작을 선포할 것인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인류세란 인류가 만들어 낸 지질학적 시대를 말한다. 지질학적인 의미에서 세기는 1년 단위가 아니라 몇 백만 년 단위로 바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꽤 중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세기의 선언을 놓고 고민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문명에 대해 알지 못하는 먼 미래의 지질학자들이 지금 쌓이고 있는 암석층에서 확연한 변화를 감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지질학자들은 화석 기록에서 갑자기 많은 종들의 화석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대규모 멸종사태(인간의 멸종)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1945년 이후 인류가 터뜨린 2,000여 개의 핵폭탄에서 흘러나온 방사능 때문에 지층에서 방사능의 갑작스런 증가를 감지해 낼 수도 있다. 어쩌면 빙하의 핵과 암석 속에서 기이한 분자들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현생 인류가 쓰다 버린 플라스틱 분자 같은 것 말이다. 여기 있는 바위 하나가 이전 세기부터 자리 잡고 있었다면 그와 다를 바 없는 다른 바위를 가리켜 ‘인류세’에 자리 잡았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바위들 중 폴리프로필렌으로 된 바위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철광석을 캐다가 쓰레기장에서 초창기 플라스틱 암석을 캘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억지스러운 궤변이라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만든 규칙들이니 깨고 싶으면 깨는 거다. --- p.129

두 번째 시도에선 더 신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케이크 따위를 만들 때는 그릇에 부순 초콜릿을 담은 뒤 이 그릇을 물이 담긴 냄비에 넣고 중탕한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가열하면 열이 골고루 퍼지기 때문에 타지 않는다. 이 조리법에서 단서를 얻은 나는 노란색 플라스틱 욕조를 잘게 부순 뒤 양동이에 넣고 이 양동이를 식용유가 반쯤 찬 더 큰 양동이 위에 띄웠다. 물 대신 식용유를 사용한 이유는 물의 끓는점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열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란 플라스틱에 점성이 생겼을 때 국자로 플라스틱을 떠내 나무틀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 플라스틱이 식기 전에 재빨리 다른 나무틀을 그 위에 올려놓고 구석구석에 끈적한 플라스틱이 스미도록 틀 위에 올라가 몸으로 눌러주었다. 몇 분 뒤 지렛대를 이용해 나무틀을 분리하고는 생애 최초의 토스터 몸체가 완성된 것을 보고 기뻐 날뛰고 말았다. --- p.136

부품은 총 22개였다. 내 토스터에는 빵이 다 구워지면 튀어 오르게 하는 스프링도, 시간 조절 장치도, 작동취소 버튼도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는 내 토스터를 가지고 빵을 구울 수 있는지였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왕립예술대학 보건안전규정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아직 토스터에 전원을 연결해 보지 않고 있었다. 솔직히 내가 감전되거나 심할 경우 다른 사람까지 감전될까봐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토스터에 12볼트짜리 전지 두 개를 직렬로 연결해서 24볼트가 통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열판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너무 뜨거워서 만질 수 없을 정도였다. 열기를 확인해 보려다가 손가락에 화상을 입을 뻔했다. 하지만 열판은 붉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전지에서 공급되는 전류가 영국에서 공급하는 전력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았다. 다시 말해서 깐깐한 사람이라면 내 토스터를 빵을 굽는 기계가 아니라 데우는 기계로 분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p.179

토스터를 내 두 손으로, 원재료부터 만들어 보겠다는 시도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비효율적이었다. 내가 토스터를 만드는 데 쓴 비용은 아르고스의 토스터 가격보다 250배나 더 많았다. 그나마 직접 지출한, 주로 광산까지 이동하는 데 든 비용만 계산한 것이다. 만일 그동안 먹은 음식과 떨어진 신발값까지 계산한다면 최종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비쌀 것이다. --- p.180

제품의 실제 비용은 감춰져 있다. 철을 제련하거나 플라스틱을 만들 때 우리는 거기서 발생하는 오염을 눈으로 보거나 냄새로 감지하지 못한다. 그저 이런 일이 자신의 뒷마당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내 이웃은 이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참을성 있게 견디긴 했지만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내버린 물건들과 함께 살아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염물질이나 쓰레기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딘가로 흘러가서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누군가가 대가를 치를 것이다. 아마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토스터의 가격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누락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화폐경제에서 도외시하는 ‘외부효과’다. --- p.182

나는 토스터를 만들면서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하는지를 깨달았다. 자급자족하는 삶이라는 발상은 낭만적이긴 하지만 공상이나 마찬가지다. 대규모 기아사태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더 단순한 시대로 시계를 되돌릴 수 없다. 게다가 이 세상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계를 앞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 --- p.187

아무래도 모든 상품에는 설명서가 두 개 있어야 할 것 같다. 제품을 조립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설명서 하나, 이걸 다시 분해해서 여러 가지 부품이나 원료로 분류한 뒤 재료의 품질을 유지한 채 다른 제품의 원료로 공급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설명서 하나, 이렇게 말이다. ‘소비자’가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분해해서 분류한다는 게 그렇게 비현실적이기만 한가? 지금 당장은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저녁 내내 낡은 토스터나 텔레비전을 분해하고 앉아 있다니? 보건과 안전문제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1단계 : 가전제품의 전원을 뽑으세요. 전원에 연결된 상태에서 토스터를 분해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일이 오늘과 같을 수만은 없다. --- p.188

나는 토스터를 만들면서 여러 곳을 둘러보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절대 아무 데도 내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좀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이 시간은 너무나도 많은 기억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고원에서의 산책, 웨일스 파리스 산에서 갱도를 기어 오른 일, 클리어웰 동굴에 있던 크리스마스 장식들……. 감정과 그 감정에 결합된 의미를 가진 물건들은 어느 정도 역사성을 띤다. 그래서 사물의 기원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토스터나 주전자, 작은 전자레인지를 직접 조립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아마도 이런 물건들을 더 오래 간직하면서 고쳐 쓰고 잘 관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물건은 단순히 가게에서 사 온 물건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될 수도 있으리라. --- p.189

만일 토스터를 다시 만든다면 첫 번째와 다른 방식으로 해보겠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물론 모든 방식을 다 바꿀 것”이라고 답한다. 첫 번째 시도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만일 내가 토스터를 맨손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렇게 세상물정 모르고 천진난만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그런 시도를 했을까? 지혜와 지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무언가를 실제로 시작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에 이르게 될지 절대 알 수 없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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