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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굿바이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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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96g | 150*210*30mm
ISBN13 9788984315990
ISBN10 8984315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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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기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법!
도서1팀 김도훈 (eyefamily@yes24.com)
2012-10-03

고릴라로 취직했다고?

한 남자가 있다. 나이는 서른여섯.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를 당했다.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부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마늘까기. 울고 싶은 날에는 마늘을 까는 남자라네~ 그리고는 곰인형 눈깔 붙이기와 종이학 접기까지, 밥벌이의 위대함은 그로 하여금 무엇이든 하게 했다. 그러다 동물원 취직 자리를 소개받는다. 공무원과 비슷한 것이란다. 하루하루 마늘 까고 인형 눈깔 붙이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안정적’인 직장 아닌가. 한 달의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하여 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의 영광을 거머쥔다. 동물원에 출근한 그는 고릴라사에 배치된다. 물론 유니폼도 입는다. 그는 동물원에 고릴라로 취직했다.

마늘보다 사는 게 백배쯤 맵다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굿바이 동물원』은 동물원에 동물로 취직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군상들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정리해고를 당한 회사원부터 대학 졸업 이후 헤매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춘까지, 어떻게 보면 하나같이 실패와 좌절,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슬픈 이야기는 모두 담고 있달까.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비장한 슬픔을 슬프지 않게 그려낸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 작품은 여느 소설보다 더 아프고 더 가슴이 시리다.

“나는 안다. 매운 건 마늘이 아니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마늘 때문이 아니다. 사는 게 맵다. 매우니까 눈물이 난다. 한때는 나도 마늘을 까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래서 안다. 마늘보다 사는 게 백배쯤 맵다는 걸. 그리고 마늘을 깐다는 게 사람을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게 만드는 지도.” (p.159)

이기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법

뭐가 이리 힘들까. 왜 이리 사는 게 힘든 걸까. 드라마 속에는 흔한 해피엔딩이 현실에서는 존재하기나 한 걸까. 정녕 남을 짓밟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일까. 작가는 치열한 경쟁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소설은 픽션이라지만 이렇게 리얼할 수가 없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기꺼이 남을 짓밟는 조풍년 과장, 기본 100대 1의 경쟁률을 상회하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앤 대리는 비단 소설 속 인물이 아니다. 커다란 경쟁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마음 아파하는 우리네 친구요, 동료요, 가족이다. 참, 소망이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소설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넌지시 알려준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떠나 콩고로 떠난 대장 고릴라는 그 곳에서도 비록 고릴라로 살아가지만 그래서 더욱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 이기지 않아도 되고, 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고 강에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대자연이 거대한 마트요, 밀림 어디든 눕는 그 곳이 집이 된다. 대장 고릴라는 비록 고릴라의 탈을 쓰고 있지만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기쁨으로 행복하다. 그렇다.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무엇을 하는 지도 그리 중요치 않다. 누구에게나 먹고 사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있는 법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책장을 덮어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소설 속 인물들의 절규가 귀에 생생하다. 동물원에서 고릴라로, 갈라파고스거북이로, 시베리아불곰으로 살아가지만 동물원 밖에서보다 동물원에 있을 때 더 사람답게 사는 것 같다는 그들의 읊조림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던 대학 시절이 기억난다. 그에 대한 해답은 먼저 나라는 사람에 대한 존재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에서부터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 이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내 마음에 큰 위로가 됐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비록 주위 환경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지만, 이기지 않고도 혹은 지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세상은 술보다 더 독하다지만 마늘보다 사는 게 백배는 맵다지만, 내게 중요한 일, 다른 사람이 아닌 내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살아간다면 굳이 이기지 않고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경쟁을 해서 이겨야만 행복할 수 있다 말하지만, 그렇지 않고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분명 저마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건 각자의 몫이다.


덧.

소설은 우리가 발을 내딛고 살아가는 현장을 날카롭게 묘사한다. 이러한 부분은 헤아릴 수 없지만 가장 기억나는 문장을 옮겨본다. 문학을 사랑하자는 의미로..

“대한민국은 소설만 써서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았다. 주식과 연예계 소식, 하다못해 내일의 날씨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한국 사람들은 안방에서도 TV를 보고 전철에서도 TV를 보고 화장실에서도 TV를 봤다. TV를 보지 않을 때는 게임을 했다. 책은 팔리지 않았다. 인세로 들어오는 수입은 기대할 수 없었다. 게다가 정책적으로도 문학을 등한시하는 분위기였다. 정치가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원했다. 해외무역이 흑자로 돌아서고, 연간 경제 성장률이 몇 퍼센트에 이르고, 세계적인 국제대회를 집권 기간 내에 유치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런 사업이 필요했다. 문학은 그런 사업이 아니었다.” (p.308)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어쩌면 마늘을 까기 위해서 태어난 건지도 모른다. 마늘을 까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의 삶도 마늘을 까기 위해 주어진 것 같다. 마늘을 떼어놓고는 지나간 인생도 앞으로의 시간도 생각할 수 없다. 사흘밖에 안 됐는데 그렇게 되어버렸다. 마늘 까는 기계가 된 것 같다. 쥐고 까고 담는다.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동안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같은 건 사치품으로 변해버린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 김영수라는 이름의 마늘 까는 기계만 남는다.
그래도 울고 싶을 때는 마늘만 한 게 없다.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 태어날 때 한 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 번, 마지막으로 마늘을 깔 때, 남자는 운다. 마늘에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매운맛과 냄새를 내는 성분이다. 이 성분 때문에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
“남자가 왜 울어? 못나 보이게.”
아내가 퉁을 줘도 할 말이 있다.
“마늘이 매워서 그래.”
마늘도 맵지만 사는 건 더 맵다. 지난 몇 달을 돌아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화장실 같은 곳에 숨어서 남몰래 울고 싶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떻게 참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p.15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고릴라는 진짜 고릴라가 아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고릴라다. 진짜 고릴라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진짜 고릴라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건축 자재나 폐타이어처럼 한자리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진짜 고릴라는 당신을 실망시킨다. 당신은 고릴라가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고 바나나를 따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고릴라는 없다. 그런 고릴라를 볼 수 있는 곳은 세상에 한 곳뿐이다. 거기가 바로 이 ‘세렝게티 동물원’ 되겠다. ---pp.103~104

아침에는 기분이 좀 그랬다. 아무것도 모르던 전날과는 상황도 마음도 달랐다. 간밤에 많이 생각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낮에 봤던 고릴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먹고산다는 게 뭘까? 인생에 대한 회의가 밀려와 아내 몰래 몸부림치기도 했다. 고릴라가 아니면 먹고살 수 없는 걸까? 떼굴떼굴 밑바닥까지 굴러떨어진 느낌이었다. 내일 나가지 말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고릴라면 어때, 돈만 잘 벌면 되지,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내가 차라리 마늘을 깐다, 넌 자존심도 없냐, 너덜너덜 걸레가 될 때까지 자존심을 괴롭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도 하는 건데 뭘,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이렇게 자기를 합리화해보기도 했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눈만 감고 있었다. 한두 시간이나 잤을까?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런 몸과 마음을 질질 끌고 출근길에 올랐다. ---p.106

그날은 하루 종일 강한 바람이 불었다. 대장 고릴라 만딩고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기어오를 때도, 여자 고릴라 앤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정상에서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할 때도, 내 마음속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몸을 가누기가 힘겨웠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는 폭풍우에 휩쓸린 난파선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어두운 밤바다를 표류했다. 등대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와 갑판을 후려치는 험한 파도, 그리고 나라는 난파선을 사정없이 흔들고 있는 바람뿐이었다. ---p.128

남의 돈은 그냥 벌 수 있는 게 아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바나나 따위나 먹으며 가슴 몇 번 치는 걸로 남의 돈 벌면서 먹고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내가 어쩌면 너무 안이했는지도 모른다. ---p.149

“마늘이 맵네.”
아내는 거짓말을 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나는 안다. 매운 건 마늘이 아니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마늘 때문이 아니다. 사는 게 맵다. 매우니까 눈물이 난다. 한때는 나도 마늘을 까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래서 안다. 마늘보다 사는 게 백배쯤 맵다는 걸. 그리고 마늘을 깐다는 게 사람을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게 만드는지도. ---p.159

“자기야, 인생이라는 게 뭘까?”
그걸 아는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될까? 생각했다. 설령 몇 명이 그걸 안다 해도 나는 그 몇 명 중에 들지 못했다. 나 역시 마늘을 까던 지난날, 숱하게 그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던가. 하지만 답이 없는 질문이었다. 질문을 할 때마다 한숨만 나오고 마음만 어두워졌더랬다.
“마늘을 까고 있으면 있잖아,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어쩌면 마늘을 까기 위해서 태어난 건 아닐까? 마늘을 까기 위해서 여태까지 살아왔고 앞으로의 시간도 마늘을 까기 위해서 주어진 게 아닐까? 어떨 땐 내가 마늘 까는 기계가 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자기도 마늘 깔 때 그랬어?”
나도 마늘 깔 때 그랬다. 나란 무엇일까? 나에게 마늘이란 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 이런 질문들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손에 밴 마늘 냄새처럼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았다. 정체성은 오래전에 유행이 지난 액세서리처럼 이리저리 방바닥을 굴러다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했더랬다. ---pp.161~162

그리고 동물원에 있으면 사람답게 살 수 있어. 사람이 아니니까 사람 구실 같은 건 안 해도 돼. 솔직히 이 나라에서 사람 구실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냐고. 난 거의 없다고 봐. 하지만 동물원은 달라. 사람 구실은 못하지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동물원이야. 웃기지? 내가 그랬잖아. 사는 게 코미디라고. 자, 한잔해. 어때, 여기 죽여주지? ---p.214

“사는 게 참 그렇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나는 과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이런 문제들을 등한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p.225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만딩고는 한 마리 고릴라로 별 탈 없이 살았다. 관람객들을 상대하며 하루를 보내고, 가끔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가 밥벌이를 하기도 했다. 동료들도 생겼다. 비슷한 처지라 마음이 잘 맞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함께해주는 동료들 덕분에 만딩고는 외롭지 않았다. 같이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눌 때는 모닥불 곁에 앉아 있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했다. 그러는 동안 연락책의 피 묻은 얼굴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돌멩이처럼 만딩고의 뇌리에서 지워져갔다. ---pp.281~282

고릴라사에는 만딩고와 조풍년 씨와 앤의 빈자리만 남아 있었다. 먼 산을 보다 문득, 고추잠자리들이 날아다닐 때면 불쑥, 가을바람에 낙엽이라도 한 장 떨어질라치면, 떠난 사람들이 그리웠고, 그들이 남기고 간 빈자리가 양말에 난 구멍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필드에 주저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만딩고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정상에서 탕탕 가슴을 치고 있는 조풍년 씨가, 관람객들 앞에서 어슬렁어슬렁 고릴라 워킹을 하고 있는 앤이, 때로는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고릴라사에는 언제나 나 혼자뿐이었다. 고릴라사는 태평양만큼이나 넓었고, 거기에 남겨진 고릴라 한 마리는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처럼 외롭고 쓸쓸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직장에서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된 뒤 마늘 까기, 인형 눈깔 붙이기, 종이학과 공룡 알 접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던 주인공 김영수. 마늘을 까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인생을 되돌아보고, 인형 눈깔을 붙이면서 본드를 불어 환각에 빠지고, 부인은 마트에 나가 카운터 보는 일을 시작한다. 김영수는 부업 브로커 돼지엄마의 소개로 공무원과 비슷하다는 동물원을 소개받아 체력장 시험을 준비한다. 체력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김영수는 세렝게티 동물원에 취직한다. 자신이 고릴라 담당임을 알게 되는데, 바로 김영수 자신이 고릴라의 탈을 쓰고 마운틴고릴라 행세를 해야 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먹고살기는 힘들다며 일에 대해 고민하던 김영수는, 고릴라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랫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앤 대리, 대기업 오물처리반으로 일하다가 토사구팽 당한 조풍년 과장, 사상과 혁명보다 월세와 공과금에 짓눌려 동물원에 온 만딩고. 그들은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바나나를 먹고 털을 고르고, 가슴을 탕탕 치며, 12미터의 철제 구조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 고릴라 흉내를 낸다. 고릴라들은 성과급을 받으려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가서 버저를 눌러야 하고, 반달가슴곰들은 공을 터뜨려야 하고, 아프리카코뿔소는 기둥을 박아야 한다. 그렇게 동물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동물원 일이 끝나면 직장인처럼 소주와 안주를 곁들이며 회식을 하는 이야기들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날 소생이라는 여행사 직원이 나타나, 외국으로 떠난 동물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당신들도 행복할 수 있다며 여기서 떠나는 것을 도와준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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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굿바이 동물원》은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인간 군상이 마침내 동물원의 동물에까지 추락하는 열외의 이야기다. 슬프고 우습고 재밌다. 감수성 있는 문체는 문학적 재능의 번뜩임을 증명하고, 슬프지만 우습게 말하는 소설 문법은 삶을 보는 통찰력의 내공을 입증한다. 오랜만에 심사 위원 전원 일치의 지지를 받은 작품으로서 가히 그 값을 해낼 작가라고 믿는다.
박범신 (소설가)
마늘을 까면서 눈물을 흘리는 남자가 있다. 직장을 잃었을 때도 빈 화장실 하나 발견하지 못해 숨어서라도 울지 못했던 남자다. 그래서 마늘을 까며 비로소 운다. 삶의 짠 내와 매운 내가 뒤범벅된 눈물을 콧물과 섞어 줄줄 흘린다. 소설의 시작부터 같이 울어줘야 마땅할 일이다. 어쩐지 더 짜고 더 매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과연 그러하다. 마늘이나 까면서 울어야 하는 삶이라면, 그 삶의 도처에 도사린 경멸은 어찌할 것인가. 남자는 스스로 동물이 되기로 한다. 고릴라의 탈을 쓰고 가슴을 탕탕 두드린다. 그런데 이 비장한 슬픔이 뜻밖에 유쾌하다. 경멸을 속으로 집어삼킨 자가 경멸을 되갚아주는 방식을 아는 것이다. “엿 먹어라, 세상!”이다. 이 작가는 능숙하게 사람을 울리고, 능숙하게 사람을 웃긴다. 그러나 마침내 아프다.
김인숙 (소설가)
처절한 경쟁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실존과 내면을 처연하게 묘사하고 있는 《굿바이 동물원》은 내 마음을 서늘하게 건드리고 지나갔다. 그토록 우울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곳곳에 기발한 유머가 배어 있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밥벌이의 위대함과 비애에 대해 생각했다. ‘시대의 슬픔’을 묘사할 줄 아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권성우 (문학평론가)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Desmond Morris)는 도시에 사는 사람을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과 같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야성을 포기하는 대신 동물원의 세계로부터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의료를 제공받는다. 동물원은 포식자로부터 동물을 보호해주며 안락함과 무료함의 세계를 제공한다. 야성의 삶을 포기하는 대신 동물들은 입장료를 지불한 관람객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제공해야 한다. 동물원과 도시는 결국 같은 것이다. 《굿바이 동물원》은 삶을 위해 동물원에 들어가 가짜 동물 행세를 하는 가장의 이야기다. 이 같은 비극을 비극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풍자와 유머로 전달하는 것이 압권이다. 동물원 같은 도시의 삶에 지친 우리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탈출 안내서다.
박성원 (소설가)
《굿바이 동물원》은 카프카적인 그것과 밀접하다. 언어의 단절과 불통, 심리적 소외로 말미암아 구겨진 인간관계, 복원에 대한 갈망 같은 것이 특별한 방식으로 재현되고 있다. 오래전 카프카가 보여준 철문을 통과해, 느린 걸음으로 동물원을 지나, 안녕? 굿바이!
백가흠 (소설가)
삶이 초라해질수록 이 세상은 거대한 동물원이 되어간다. 그 안에서 우리는 마늘을 까고, 공룡 알을 접고, 인형 눈깔을 붙인다. 우리를 바라보는 구경꾼들이 누구인지 모른 채.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흉내 내는 동안은 누구나 사람이 아니니 사람 구실을 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역설적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된다고 이 소설은 말한다. 그 잔인한 사실을 목격하는 순간 우리에게 동물원은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는 시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공작새가 날개를 펴기를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기다리던 10대는 예전에 지나갔으니 이제 동물원으로 느긋하게 산책하러 다니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 굿바이 동물원. 그렇게 중얼거려본다.
윤성희 (소설가)
여기 배꼽 잡는 동물원이 있다. 당신은 상추쌈에 마늘 한 조각을 얹다가, 아이에게 줄 곰 인형을 고르다가, 무심코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다가 키득키득 웃음을 삼킬 것이다. 그러다 문득 콩고가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여기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동물원이 있다. 당신은 이미 ‘세렝게티 동물원’에 살고 있다.
조영아 (소설가)
‘세렝게티 동물원’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 뒷면이다. 마늘 먹는 시간을 견딘 끝에 곰은 사람이 되었지만 지금 인간은 마늘을 까서 푼돈을 벌고 곰 시늉을 내 밥벌이를 한다. 누구나 다 그 곰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무도 사람이 곰 흉내를 내는 상황을 읽어내려 하지 않는다. 이 우화는 우리 사회의 증상이다. 작가는 짐짓 너스레를 떨며 이 증상에 병명을 부친다. 그리고 이 우화가 증상에 대한 고별이 되기를 바란다. “굿바이 동물원”, 그것은 우리 사회를 향한 뜨끔한 호명이자 애틋한 주문이다.
강유정 (문학평론가)
비인간적인 시스템 속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오히려 유령, 괴물, 도망자가 돼버린다. 작가는 주요 등장인물의 전직을 취업 준비생, 대기업 사원, 남파 간첩 등으로 다채롭게 설정해 사실상 누구도 시스템의 덫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절박하게 선택한 마지막 도피처는 근대인의 자연 착취를 상징하는 동물원이다.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동물을 흉내 내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 아이러니의 포맷은 통렬하다. 그런데 동물원에서 동물을 흉내 내며 살아가는 그들이야말로 비로소 인간애를 나누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데, 이 작은 기적은 이 소설이 준비한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그래서 그들은 동물이 되어보고 나서야 다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누구는 콩고로 날아가 동물로의 완전한 귀화를 선언하고, 누구는 재취업에 성공하거나 혹은 시험에 합격하고, 또 누구는 곧 태어날 2세를 기다리며 여전히 동물원에 남아 가슴을 두드리고 모형 빌딩에 오른다. 이 희망의 결말이 얼마간 관습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워서, 차라리 아이러니를 더 극단적으로 밀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지만, 이 결말이 전체적으로 경쾌한 톤을 유지하고 있는 이 소설에 잘 어울리는 것도 사실인 데다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고릴라들과 함께 기꺼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오르겠다는 이 작가의 선량한 의지의 소산인 것 같아서, 결국, 덩달아 따뜻해진 마음으로 작가의 편에 서기로 한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1997년 이후 한국 사회는 붕괴되자마자 동물원이 되었다. 차라리 세렝게티 평원은 평화로웠다. 정의는 없어도 먹어야 사는 슬픈 안분지족이 맹수들의 생태가 아닌가. 2012년 오늘의 한국은 슬픈 피식자들의 지옥이다. 가면을 벗으면 나오는 맨 얼굴은 절규뿐인데, 이 소설은 그 절규의 희비극과 복마전을 능청스럽게 극화하고 있다. 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이란 이런 것이다.
이명원 (문학평론가)
《굿바이 동물원》은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은 진짜 동물이 아니라 동물을 연기하는 공무원급 사람들. 어쩌자고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가? 동물 네 명(?)의 구구한 사연이 작가의 놀라운 입담에 의해 롤러코스터처럼 펼쳐지는 경쾌한 소설이다. 하루 종일 마늘을 까고, 100개의 곰 인형 눈깔을 붙이고, 본드에 중독되었다가 고릴라가 된 주인공, 무공을 연마하며 100대 1의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다 실패한 앤 고릴라, 대기업 오물처리반에서 일하다 토사구팽당한 조풍년, 사상과 혁명보다 월세와 공과금에 짓눌려 동물원에 온 남파 간첩 만딩고 고릴라. 바나나를 먹고, 털을 고르고, 12미터의 철제 구조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 가슴을 치며 고릴라 흉내를 내는 이들의 비루한 판타지는 시종일관 우리를 포복절도하게 만들지만, 어느 순간 웃음 끝에 비어져 나온 눈물 한 방울을 만나게 된다. 문득 말풍선처럼 떠오르는 불길한 예감, ‘이거 우리 얘기 아냐?’ 한바탕 웃음 끝에 날리는 작가의 이 강펀치는, 이 작품을 만화에서 슬픈 블랙코미디로 바꾸어놓는다. 자본의 기계가 되어버린 우리의 삶이, 최고와 최저의 수위에서 동물과 인간의 한계를 지워버린다는 이 살벌한 농담 앞에서, ‘여기가 철창 밖이 아니라 안일지도 모른다’는 불안 앞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은경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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