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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

[ 양장 ] 애지시선-081이동
오광수 | 애지 | 2019년 05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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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94g | 128*188*20mm
ISBN13 9788992219815
ISBN10 899221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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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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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꽃처럼 피고 질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길, 피고 지며 살 수는 없나
한 번은 라일락이었다가, 이름 없는 풀꽃이었다가
가끔은 달맞이꽃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눈꽃으로 피어
동짓날 밤, 시린 달빛과 어우러져
밤새 뒹굴면 안 될까

맹렬하게 불타오를 땐 아무도 모르지
한번 지면 다시는 피어날 수 없다는 걸
뚝뚝 꺾여서 붉게 흩어지는 동백 꽃잎

선홍빛처럼 처연한 낙화의 시절에
반쯤 시든 꽃, 한창인 꽃이 그립고
어지러웠던 청춘의 한때가 그립네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 해라
저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 발씩
저승꽃 피기 전, 한 번쯤 더 피어나서
느릿느릿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단 한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
---「우리도 꽃처럼」 중에서


사랑이 부족한 사람들은
얼음 풀린 강을 따라
강물의 끝에 있다는 도시로 떠나고
보이지 않는 사랑의 단단한 뿌리만이
언젠가 돌아가야 할 이 땅에
가슴 묻고 있는 오늘

못자리판 한 귀퉁이에
땅강아지 미꾸리 같은 것들이
고통이라든가 죽음이란 것
아직 모르는지
이슬 맺힌 작은 물풀들을 깨우며
하루를 시작하는데
허리 굽은 노인이 삽을 둘러메고
목숨의 텃밭으로 나온다

수십 년 동안 살아온
고통과 죽음이 예정된 땅에
오늘도 삽을 들이대고
삶이 시작되는 땅은 어디며
삶이 찾아가는 땅은 어디인지를
하늘에 물어보면서 슬픔을 퍼 엎는데
작은 바람의 물결만이 그 주위를 맴돌고
오늘도 그 땅에서
겨우내 죽어 있던 목숨의 뿌리들이 움터 오른다
---「이 땅에 살면서 1 - 목숨의 뿌리」 중에서




더 이상 강의 기적을 바라지 않으리라
술 취한 누이들이 수상하게 서성이는 밤
서걱이는 갈대의 입술을 탐내던 사내들이
부나비처럼 강의 이쯤과 저쯤에서 배회한다
누이처럼 생긴 꽃, 꽃처럼 생긴 누이들이
낙화의 아픔을 겪는 세기말의 지옥
아직도 눈물을 믿는 이들이
강 쪽으로 머리를 두고 눕는다

무너져라, 축대처럼 켜켜이 쌓인 거짓들
저승의 진실이 매운 바람으로 흩어지는 밤
사내들은 싱싱한 수컷의 무성함을 앞세워
코뿔소처럼 도시의 대로를 질주한다
마왕의 씩씩함으로 껄껄 호탕하게 웃는다
바벨의 언어들이 파헤쳐져도
더 이상 아무도 숨죽이지 않는다
온통 우울한 것들만 살아남는다
모래사막의 한가운데 하이에나를 닮은 그들이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가거라 게딱지 같은 생이여
숨죽이고 숨죽여 우리들의 남루를 감춰야 한다
서릿발 같은 칼날을 밟으며
다시 한 번 빛의 예각을 가늠해야 한다
온통 우울한 서울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서울의 우울」 중에서


여름은 감꽃 목걸이 엮어 주렁주렁
목에 걸면서 시작됐다
반쯤 벗은 소년들은 거웃이 돋기 시작한
잠지를 딸랑거리며 저수지로 뛰어들었다
놀다가 지치면 쌉싸래한 감꽃을
한 움큼 입에 넣고 어기적거리며 씹어 삼켰다
계집애들의 여름도 다르지 않았다
머스마 같은 몇몇 소녀는
러닝 차림으로 저수지에 뛰어들고
소년들은 봉긋 솟기 시작한 소녀들의
가슴을 특툭 치면서 낄낄거렸다
감꽃 목걸이 걸어주던 그 애가
그해 여름 저수지 물 위로 영영 나오지
않던 그날까지는 여름은 평온했다
오늘 저 아파트 사이
그 애가 걸어준 감꽃 목걸이
쌉싸래한 감꽃들이 탐스러운 감이 되어 매달렸다
그 소녀는 그곳에서 잘 있을까
서둘러 떠난 그곳에서 소녀는 잘 살았을까
지상에서의 세월은 수십 번 감꽃이 피고 졌지만
아직도 감꽃이 얼룩진 옷을 입은 채
서둘러 떠난 소녀를 잊을 수 없다
그해 여름의 감꽃이 홍시가 되어 물러터지던 날
슬그머니 묘비도 없는 그 소녀의 집 언저리에
붉디붉은 내 마음을 가져다 놓았다
선머스마 같던, 웃을 때 덧니가 예뻤던
그 여름의 내 감꽃
---「그 여름의 내 감꽃」 중에서

누구였을까, 맨 처음
저 우울한 가을빛의 세심함을
토기土器의 속살에 담았던
동굴 속의 외로운 남자는
사냥 나간 용감한 동료들
그 빛나는 근육보다
더 단단한 사랑의 끈으로
눈매 고운 그녀 위해
마음의 빛을 담았던
최초의 로맨티스트
오, 가엾은
첫눈이 오기 전에
그들이 돌아올 텐데
그녀는 기꺼이
튼튼한 사내의 품 안에
사뿐히 안길 텐데
---「빗살무늬 토기」 중에서


설움도 붉음도 겹이어서
우리네 생을 닮았구나
꽃잎이 많고 붉으면
낙화의 아쉬움 또한 곱일진대
사는 일 또한 저러해서
너무 화사하면 지는 일이 허망하니
길가에 제비꽃으로나 피었다가
조용히 봄볕이나 즐기다가
소리 없이 질 일이다
꽃이 피는 일, 또 꽃이 지는 일
화사할 땐 모르네
그 모두 겹이라는 걸
---「겹동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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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오광수 선배는 우리 문창과 후배들에게 하나의 전설이었다. 스무 살의 그가 “삶은 부질없이 부는 바람과 같아/ 어느 땅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어느 하늘에서도 잠들지 못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그의 시를 아끼고 또 미워했던가.
세월의 질곡을 건너 온 그의 시는 그의 마음의 무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랫동안 차마 버리지 못하고 품어온 사랑과 추억, 그리고 몸 부대끼며 살아온 삶의 희로애락을 진솔한 언어로 노래하고 있는데, ‘선 머스마 같던, 웃을 때 덧니가 예뻤던 감꽃’의 섬세한 서정이 있고, ‘달의 뒤편에 숨은 어둠’을 보는 젖은 눈빛이 있다. 그의 시는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 쓴 시가 아니라, 종이 위에 또박또박 쓴 시 같다. 메아리가 깊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가슴의 말이기 때문이리라.
- 전동균 (시인)
단정하다. 곱다고 말해야 하나? 아닌데? 투박한 단어, 음울한 언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용하다. 고요하다. 이야기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자분자분 한 걸음씩 떼어놓는다. 모든 문학이, 모든 시가 다 이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나도 시를 이렇게 쓰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시인들은 수다쟁이들이다.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안다. 온갖 상념들을 결코 하나도 버리는 법 없이 살 붙여 풀어내고 그 텍스트를 조물락거리며 논다. 그러나 놀기일 뿐이겠는가. 힘든 노역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처한 마음의 노역자들이다. 힘들여 정갈하게 조탁한 그의 언어들이 내 마음을 툭툭 치고, 너도 보다 좋은 글로 네 이야기 좀 해보라고 충동질한다. 감사하다.
- 정태춘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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