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대학교의 마이클 마멋Michael Marmot 교수는 화이트홀Whitehall연구라고 알려진 수십 년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우리가 선택권을 어떻게 지각하는가가 웰빙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1967년부터 20~64세의 영국 공무원 1만 명 이상을 추적해 봉급 수준이 직원들의 건강에 미치는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출세에 미쳐 일만 하다가 45세쯤 되어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상사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모순되는 결과가 나왔다. 보수를 많이 받는 일에는 더 강한 압박이 따르기도 하지만, 오히려 수위 등 가장 적은 보수를 받는 근로자들이 최고 등급의 보수를 받는 근로자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세 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소득 근로자들에 비해 흡연과 비만의 가능성이 더 높고, 규칙적인 운동을 할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것도 그런 원인의 일부였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흡연과 비만, 운동 면에서의 차이를 감안해 조정했는데도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여전히 두 배나 더 높았다. 사다리의 맨 위로 올라가서 보수를 더 많이 받으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분명 커진다. 하지만 그 한 가지 요인만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나쁜 건강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사회적 기준에 따라 보수가 좋다고 인정되는 의사나 변호사, 기타 전문직 종사자들이 포함된 두 번째 고임금 수준의 근로자들도 그들의 상사에 비해 사망위험률이 현저하게 높았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직원이 자신의 일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가와 보수등급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집에 두둑한 월급봉투를 가져간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부하직원과 자기가 할 일을 지시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pp.41 ~42
가장 놀라운 사건은 내가 식당에서 설탕을 넣은 녹차를 주문했을 때 일어났다. 웨이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녹차에는 설탕을 넣는 것이 아니라고 공손하게 설명했다. 나는 알았다고,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달콤한 녹차가 마시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 요청에 더욱 정중하긴 했지만 결국 녹차에는 설탕을 넣으면 안 된다는 똑같은 내용의 설명이 되돌아왔다. 나는 일본인들이 그들의 차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내 녹차에는 설탕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황한 웨이터가 그 문제를 매니저에게 이야기했고,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상의를 했다. 마침내 매니저가 내게 다가오더니“죄송합니다만, 여기는 설탕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원하는 식으로 녹차를 마실 수 없게 되자 커피로 주문을 바꿨다. 그런데 웨이터가 가지고 온 커피의 잔 받침에는 각설탕 2개가 놓여 있었다. ---pp.65~ 66
자이푸르시에서 50쌍의 부부를 모집했다. 그중 절반은 중매결혼을 한 부부였고 나머지 절반은 연애결혼을 한 부부였으며, 결혼 기간은 1~20년으로 다양했다. 어떤 결혼을 한 부부가 더 행복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루빈애정척도Rubin Love Scale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척도에서는 응답자가 “나는 내 남편/아내에게 거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와“(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없다면 비참할 것이다”등의 진술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를 측정했다. 연구자들은 연애결혼과 중매결혼뿐 아니라 부부가 함께 지낸 기간을 기준으로 그들의 반응을 비교했다. 연애결혼을 해서 1년 미만의 결혼생활을 한 사람은 91점 만점의 애정척도에서 평균 70점을 받았지만, 그 점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꾸준히 떨어졌다. 그래서 연애결혼을 10년째 지속하고 있는 부부들의 평균 점수는 40점에 불과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매결혼을 한 부부는 처음 점수가 연애결혼에 비해 낮은 평균 58점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애정이 깊어져 1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평균 점수는 68점에 이르렀다.
연애결혼은 뜨겁게 시작해서 점차 식어가지만, 중매결혼은 차갑게 시작해 뜨겁거나 적어도 따뜻해지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pp.83 ~84
실드에어사의 임원들은 무척 기뻐하면서 새로운 구조를 두 번째 공장에서도 실행에 옮겼다. 직원들이 더 행복해지고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기적적인 결과가 재현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공장에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이민자 직원이 많았는데, 그들은 새로운 자유가 해방감을 주기보다는 불편하다고 느꼈다. 공장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많은 직원이 세상에서 최악의 매니저라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주려는 의도에서 그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물어보러 자기를 찾아오면 오히려“이 일을 할 때 최선의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반문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공장의 앵글로계 직원들은 자기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환영했지만, 두 번째 공장의 아시아계 직원들은 매니저가 왜 직원들을 관리하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한지 않는지 의아해했다. ---pp.97 ~98
통일되고 20년이 지난 뒤에도 베를린은 여러 면에서 여전히 물리적 장벽만큼이나 강력한 사고의 장벽으로 나뉜 2개의 도시처럼 느껴졌다. 나는 동베를린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기회나 선택,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방식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7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5명 중에서 1명 이상이 베를린 장벽을 다시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동독인 중에서 97퍼센트라는 놀라운 숫자가 독일의 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9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사회주의가 원리로서는 좋은 생각인데, 단지 과거에 적절히 실행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믿었다. ---p.111
2004년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졌던 사건이 그런 긴장감을 보여주는 가장 널리 알려진 예라고 할 수 있다. 존 케리 후보는 변덕스럽다는 비난으로 피해를 입은 반면에 조지 부시는 자기 입장을 굳건히 견지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백악관에 들어가자 그는‘지상의 현실’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몇 가지 주문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고 비난 받았다. 2006년 백악관 특파원 만찬에서 유머 작가인 스티븐 콜버트Stephen Colbert는 부시를“이분의 가장 위대한 점은 한결같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분이 어떤 입장인지
잘 압니다. 대통령은 화요일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월요일에 믿었던 것을 수요일에도 변함없이 믿습니다”라는 아리송한 말로 조롱했다. 우리 삶 속에서도 일관성과 융통성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 잡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다. ---p.170
2008년 7월 28일 새벽(정확히 오전 4시), 나는 잠에서 깨어 택시를 타고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애플 대리점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남편이 생일선물로 무척 받고 싶어 하던 신형 아이폰 3G를 사기 위해 사람들 틈에 끼어 줄을 섰다. 남편은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갖고 싶은지 결정하느라고 온라인과 가게에서 아이폰만 들여다보며 며칠을 보냈다. 그리고 자기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내 차례가 올 때에 대비해 제품의 특성을 외우고 있으라고까지 했다. 몇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8GB, 밤과 주말에 무제한 통화 가능, 검은색, 8GB, 밤과 주말에 무제한 통화 가능, 검은색’이라고 중얼거리며 자세한 특징을 되뇌고 있었다. 줄의 거의 맨 앞에 갔을 때 남편이 도착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남편은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마음을 바꿨어요. 흰색으로 주세요”라고 말했다.
“당신 입으로 흰색은 때가 잘 타고 검은색이 더 세련되었다고 말한 걸로 아는데.”
“다들 검정색을 사잖아.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은 물건을 가지고 다닐 순 없지.”
남편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것을 원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독자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따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로 마지막 순간 자신의 선호를 바꿔버린 것이다. ---pp.174 ~175
연인들 중 거의 30~40퍼센트, 기혼자들 중 40~60퍼센트가 부정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의 52퍼센트가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보통 수준에서 상당한 수준까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은퇴에 대비해 저축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근로자가 30퍼센트를 넘었다. (중략) “내 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무엇에 홀렸는지 모르겠다” 또는 “악마가 내게 그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나쁜 선택을 했다고 책망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거역할 수 없는 명령처럼 느껴졌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여보, 내 말을 믿어야 해. 난 선택을 할 수가 없었어. 그 밖에 다른 선택은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고.”
물론 그런 주장이 먹히더라도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않는가.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은 다른 곳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198 ~199쪽)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지금부터 한 달 후에 100달러를 받는 것과 두 달 후에 120달러를 받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그 다음 같은 사람이 오늘 100달러를 받는 것과, 오늘부터 한 달 뒤에 120달러를 받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이번에는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연구 결과는 첫 번째 질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더 오래 기다려 돈을 더 많이 받는 쪽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두 번째 질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한 달을 기다리는 대신 당장 더 적은 액수라도 돈을 받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중략) 당신이 강렬한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끔씩 100달러를 선택하는 정도라면, 그저 찔끔찔끔 20달러씩 손해 보는 데 그칠 것이다. 하지만 매번 100달러를 선택한다면 손해액은 당신 인생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될 것이고, 지금부터 수십 년이 지난 뒤에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돈을 낭비했는지 깊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 시스템에 복종하는 기쁨은 중독될 수 있다. 당신은“이번 한 번만……”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공허한 약속에 지나지 않으며, 이번에도 손해 볼 거라는 신호가 될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pp.200 ~201
대부분의 회사가 채용 과정의 일부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하라”는 고전적인 면접을 포함시킨다. 그리고 이런 면접만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면접은 직원이 미래에 얼마나 성공을 거둘 것인지 예측하는 용도로는 사실상 가장 쓸모없는 도구들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면접관은 처음 몇 분 동안 주고받은 내용만을 근거로 면접대상에 대해 잠재의식 수준에서 마음을 정하고, 남은 시간에는 마냥 그에 부합되는 증거를 선택적으로 취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성격 유형이나 관심사가 자기와 비슷한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그리고“여기 보니 이전 직장에서 좋은 자리를 그만두셨더군요. 포부가 상당히 큰 것 같은데, 그런가요?” 또는 “그다지 회사에 헌신적이지 않았나 봐요?”처럼 최초의 인상을 확인해주는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구미에 맞는 증거를 골라낼 뿐이다. 이는 특정 지원자가 실제로 채용하기에 가장 적절한지 여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를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원자가 했던 일의 샘플을 구해본다든지 가상의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 할 것인지 물어보는 등 좀 더 체계적인 방법이 미래의 성공을 훨씬 잘 예측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방법이 전통적인 면접보다 거의 세 배 정도 유익하다. ---pp.212 ~213
예를 들어 후보자의 외모가 그의 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외모는 여전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1974년 캐나다 선거를 파헤친 한 고전적인 연구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외모의 후보가 가장 매력 없는 후보에 비해 두 배나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2007년의 한 연구에서는 순전히 외모만을 근거로, 때로는 후보의 사진이 단 10분의 1초만 제시된 상태에서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후보가 약 70퍼센트 더 선거에서 당선되었음이 밝혀졌다. 추가적인 연구들도 이러한 결과를 지지해주었다. 또한 선출된 고위공무원들이 일반 인구에 비해 몇 센티미터 정도 키가 더 크고 머리가 덜 벗겨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절대로 정치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수많은 연구는 특히 남자의 경우, 키와 봉급이 긍정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남자들은 키가 2.5센티미터 클수록 2.5퍼센트 정도 더 많은 보수를 받았으며, 남녀 모두 매우 매력적인 사람들은 그보다 수수하게 생긴 동료들에 비해 최소한 12퍼센트 이상 더 잘 벌었다. 실제로 직장 면접 뒤에 어떤 사람이 채용될 것인가 여부에 업무 자격보다 외모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반대 극단에서 보면, 형사사건의 경우 매력적인 외모의 피고는 더 가벼운 형을 선고 받았고, 구속을 완전히 면할 수 있는 가능성도 두 배나 높았다. ---pp.286 ~287
티보 죄책감TiVo guilt과 비슷한 체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처음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녹화, 저장,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놀라운 발명품인 DVR 덕분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놓친다는 사소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고도 야근을 하거나 마음대로 저녁 약속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기계가 당신의 현재 관심 분야를 근거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해 그것까지 녹화해주는 것에 놀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신은 볼 수 있거나, 적어도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프로그램을 녹화하도록 티보에게 지시하는 일이 너무나 손쉽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 다시 죄책감이 생긴다. 보지 않고 쌓여가는 프로그램들을 삭제할 것인가? 아니면 흥미보다는 의무감 때문에 장시간 텔레비전 시청을 견딜 것인가? ---p.336
우리는 아우디 A4 구매자를 두 집단으로 비교해보았다. 한 집단은 가장 선택지가 많은 영역에서부터 선택을 했다. 차의 내부와 외부 색깔로 각각 56가지와 26가지 다른 선택지가 제시되고, 그 뒤부터 선택지 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래서 인테리어 스타일과 기아변속 스타일에는 각각 네 가지 선택지만 제시되었다. 두 번째 집단은 동일한 선택을 하되, 선택지가 가장 적은 영역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장 많은 영역에서 끝나도록 순서를 뒤집었다. 두 집단 모두 8개의 범주에서 모두 합해 144가지 선택지를 보았지만, 처음에 많은 선택지에서 시작해서 적은 쪽으로 옮겨가던 사람들이 훨씬 더 어려움을 겪었다. 시작할 때는 각 선택지를 세밀하게 살폈지만 곧 피곤해져 포기하겠다는 선택지를 택했다. 결국 그들은 1500유로를 더 지급하고도(포기하면 자동으로 선택되는 사양이 다른 선택지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적은 선택지에서 많은 선택지로 옮겨갔던 사람들에 비해 자기의 선택에
덜 만족했다. ---p.347
예일대학교의 경제학과 조교수인 딜 칼런Deal Karlan과 그의 동료들이 함께 개설한 웹사이트 스틱닷컴stickK.com도 이러한 사전 약속의 부류에 해당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칼런은 박사과정 학생일 때 자신 이 체중을 줄이지 못하면 연봉의 절반을 친구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방법으로 약 17킬로그램을 뺄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에 그는 결심 과정을 즐겁고 편리하게 해주는‘약속 가게commitment store’를 생각해내서 스틱닷컴을 탄생시켰다. 그 사이트는 “계약을 공표하라!”고 가르친다. 당신은 계약을 수정할 수 없으며, 그것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리 정한 액수의 돈을 개인이나 자선단체, 반자선단체에 뺏기게 된다. 또한 스틱닷컴은 실패에 따르는 비용 때문에 거짓말을 할 유혹이 생길 때에 대비해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심판 또는 동료로 끌어들이도록 했다. 2008년 1월에 개설된 그 사이트는 같은 해 3월에 1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회원들은 일반적인 목표(체중감량, 금연 등)에서부터 좀 덜 일반적인 목표(충전용 건전지 사용, 사람들 앞에서 트림하지 않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한다. 소액(치실 사용을 안 할 경우 넉 달 동안 일주일에 1달러씩 낸다)에서부터 거액까지 다양한 액수를 걸 수 있다. 어느 10대 청소년은 인터넷 중독을 조절하기 위해 일 년 동안 일주일에 150달러를 걸었다. 그 정도도 대단한데, 온라인으로 진척 상황을 보고까지 해야 했으니 참으로 엄청난 계약이었다.
---pp.411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