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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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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20g | 138*196*30mm
ISBN13 9791189571030
ISBN10 11895710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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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해? 도대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더 큰소리치기 전에 빨리 꺼져.”
눈앞에 있는 까까머리가 이미 화가 난 듯 호통을 쳤다.
“아, 알겠습니다.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 「첫문장」 중에서

“그럼, 할머니는 정의를 뭐라고 생각해”
“그거야 간단하지.”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즈카는 선뜻 대답했다. “정의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 굶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빵을 나눠주는 일이지. 정의는 그걸로 충분해.”
너무나도 싱거운 대답이라 반론하려 했지만, 확실히 정의는 그것만으로 필요충분하다. 역시 할머니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그 청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경찰관이라고 하기에는 한없이 무방비한 행동. 온화한 눈이 굉장히 인상적인 그 남자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까.
--- p.26~27

지푸라기는 아니지만 물에 빠졌다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매달리는 것도 묘안일지도 모른다.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니 정오가 되려면 10분이 남았다. 그녀가 다니는 대학교는 점심시간이 대체 몇 시부터지? 연락할 타이밍을 못 맞춰 감점당하고 싶지 않은 기분을 누르고 가쓰라기는 휴대전화에서 고엔지 마도카의 연락처를 찾았다.
--- p.42~43

가쓰라기가 작은 감사 인사일 뿐이라고 하면서 꽤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건 할머니에게 보고해야 할까.
슬쩍 살펴보니 그 눈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숨겨도 이 할미는 전부 알고 있단다─
--- p.72

“그만하세요!”
자연스레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나왔다.
“사과라면 저도 해야 해요.”
뭐, 가쓰라기가 얼굴을 들었다.
이젠 멈출 수가 없었다. 가슴 근처에 맺혀 있던 것과 같이 말이 흘러나왔다.
“이번도 그리고 지난번 사건도 제가 해결한 게 아니에요.
--- p.139

아스미 씨. 당신이 말한 것은 진짜야. 아무래도 이 안과 밖은 다른 세계인 듯해. 아스미 씨가 말하는 기적을 우리는 사체 유기 사건이라고 해─
--- p.160

“혹시 재판관이 되고 싶다면 이 말을 명심하렴. 사람을 재판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정의, 가치관과 대치한단다. 즉 자기 자신을 재판하는 일이야. 그래서 자신 없는 판결을 내리면 안 되지만 판결을 내렸는데 만약 그것이 원죄임을 알았을 때는 퇴임할 각오를 해야 해. 왜냐하면 자신의 재량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해 버리니까.”
--- p.235

늘 그렇듯이 정론을 듣고 있으면 등이 쭉 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설명은 평범한 사람이 입에 담으면 겉치레라고 들리겠지만 법률가였던 시즈카를 잘 아는 마도카에게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마음속으로 슥 들어왔다. 타인에게도 엄격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에게도 엄격한 어른─ 고엔지 시즈카는 그런 품격이 있는 여성이다.
--- p.307

“마도카 말대로 분명 쾌활하고 상냥한 노부인이시겠지. 하지만 너무 가까워서 실감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틀림없이 마도카 할머님은 마녀야. 천하의 경시청 수사1과가 갈팡질팡하는 사건을 마도카가 보고 들은 사실을 전한 것만으로 해결하니까.”
--- p.321

“법률가 선배로서 할 조언은 이제 없어. 남은 것은 네가 여러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혜를 쌓는 일이야. 말해 두지만 법조계는 냉엄한 세계란다. 늘 약한 자신과 대립해야 해. 분명 울고 싶을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때는 민폐든 뭐든 상관없으니 가까이 있는 사람 손을 잡으렴. 겨우 그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일이 많이 있으니까.”

--- p.3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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