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뼈는 운동계의 수동적인 부위로서, 능동적인 부위인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뼈에 생명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뼈’라고 하면 대략 해골 비슷한 시체의 뼈, 어쩌면 학창 시절 생물시간에 봤었고 종종 ‘휴고Hugo’라 불리던 골격 형상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의 뼈들은 가해지는 부담에 따라 건축물처럼 지어지기도 하고 허물어질 수도 있는 살아 있는 구조물이다. 뼈들은 피를 흘리고 아파하고 괴사될 수 있다. 뼈들은 우리 몸을 지탱하고 방패처럼 뇌, 척추, 심장, 폐를 보호하고 칼슘과 인산염을 저장하고 혈액을 만든다. 부러진 뼈는 스스로 다시 붙는다. 이런 식의 자기 치료 시스템은 뼈에만 있는 유일한 특징이고, 그것은 오로지 뼈가 살아 있기에 가능하다. 다음의 비유를 생각해보면, 뼈의 자기 치료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범퍼가 찌그러진 차를 저녁에 차고에 주차하고, 다음 날 아침에 가보니 찌그러진 부위가 마법처럼 말끔해져 있다고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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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성(일시적인 것) 고관절 활액막염. 일명 ‘골반 코감기’라 부르는 이 병은 도대체 뭘까? 골반이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린단 말일까? 처음 듣는 얘기인가? 골반 코감기는 희귀한 일이 아니다. 골반 코감기란, 열 살 이하의 소아 고관절에 생기는 단기 염증을 뜻한다. 골반 코감기에 걸리면 갑자기 통증이 생기고 걷기가 힘들다. 정형외과에는 ‘무릎이 아프면 골반을 살펴라’라는 오랜 규칙이 있는데, 이 규칙대로 고관절에 생긴 염증이 무릎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면 걷기가 아주 힘들고, 혈액 수치가 정상임에도 초음파에서 출혈이 보인다. 여러 주 전에 앓았다가 회복된 지 오래여서 아이도 부모도 잘 이겨냈다고 확신했던 설사나 기관지질환이 종종 원인이다. 그러므로 통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의사의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아주 간단하다. 침대에 누워 편하게 쉬면서 진통제를 먹으면 된다. 10~14일이 지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골반 코감기는 고전적인 감기와 똑같이 진행된다. 3일 동안 오고, 3일 동안 머물고, 3일 동안 떠난다. 이런 고관절 질병은 의사의 진찰이 정말로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이런 질병은 언제나 신속하게 진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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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자세로 앉기’는 똑바로 서기보다 거의 두 배로 추간판을 압박한다. 그래서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제2의 흡연이다.’라는 슬로건도 관철되었다. 허리통증은 국민병 넘버원이다. …… 그러므로 당신의 일상에 몇 가지 변화를 꾀하는 것이 허리에 더 좋다. 이를테면, 가끔씩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출근하면 어떨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이나 서서 일할 수 있는 테이블이 척추의 무리를 더는 데 도움이 되고, 의자에만 앉지 말고 가끔씩 짐볼(스트레칭이나 요가를 할 때에 사용하는 크고 말랑말랑한 공)에 앉으면 허리통증이 완화된다. 짐볼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앉아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요추 부위의 근육이 강화된다. 어떤 식으로든 짐볼을 구할 수 있으면, 목표로 한 운동을 위해 매일 30분씩 그 위에 앉아 균형을 잡아라.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은 복근과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핵심어는 ‘코어 안정성 Core Stability’이다. TRX(전신저항운동), 크로스핏(여러 종류의 운동을 섞어 단기간?고강도로 행하는 운동법), 플랭크, 고강도 훈련, 요가, 필라테스 등 어떤 운동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당신이 어쨌든 코어 근육을 단련한다는 데 있다. 초콜릿복근, 불끈 솟은 근육, 보디빌더의 근육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강하게 기능하는 근육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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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가끔은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굽이 없는 편한 신발을 신어 당신의 발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신발을 살 때는 당신의 발이 하루 동안 점점 길어지고 넓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것이 신발 치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발은 저녁에 사는 것이 좋다.
이런 점을 주의하면 외반편평족과 무지외반증의 불편한 동반 현상으로 갈퀴발가락과 망치발가락이라 불리는 발가락 기형을 막을 수 있다. 발가락의 중간 관절이 기형이면 망치발가락이고, 발가락의 첫째 관절이 기형이면 갈퀴발가락이다. 두 문제 모두 선천적인 경우는 드물다. 이런 기형은 류머티스성 질병의 결과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신발을 오래 신었기 때문에 생긴다. 초기에는 맨발로 걷기, 해당 근육운동, 물리치료, 교정기, 부목 등의 보존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기형이 심하면 무지외반증처럼 수술로 교정한다. 수술 결과는 좋지만, 특수 신발을 신어야 하는 6주간의 후속 치료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 그들이 특수 신발을 벗자마자 다시 멋진 하이힐을 신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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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조금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언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난생처음 스포츠나 운동을 시작하거나 강도를 높여볼 생각이라면, 먼저 심혈관계 검진과 정형외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 틀어진 자세, 과체중인 사람은 그 상태에서 바로 스포츠를 시작해선 안 된다. 의사의 허락을 받아 특정 수준의 운동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나는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유연성운동의 혼합을 강력히 권한다. 모든 운동은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근력운동의 목표는 근육을 크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잘 기능하는 근육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30분씩 일주일에 두 번이면 충분하다. ‘고강도 훈련’(High-Intensity-Training의 앞글자만 따서 HIT라고 부르기도 한다)에 관한 최신 연구들에 따르면, 운동을 굳이 길게 할 필요가 없다. 한계점 이하의 강도로 오래도록 복하는 것보다 고강도로 짧게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더 낫다. 기구가 없어도 되고, 헬스클럽에 반드시 가야 할 필요도 없다. 근력운동의 고전에는 팔굽혀펴기, 스쿼트, 윗몸일으키기, 엉덩이브릿지, 삼두근딥스(딥스는 가슴, 삼두근, 앞 어깨에 초점을 맞추고 의자나 소파로 수행할 수 있다)가 있다. 이런 동작들로 당신은 체중을 이용하여 근육을 단련한다. 독일 체조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얀의 시대처럼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근력운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아령이나 고무밴드를 이용해 이두근 훈련, 양팔 벌려 올리기, 교차 올리기, 노 젓기 등을 할 수 있다.
--- p.337~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