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어머니는 공부나 독서, 진로 등의 세부적인 사항은 아들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는 대신 다음의 세 가지 삶의 원칙을 잘 지키며 살 것을 당부했다.
첫째,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하다.
둘째, 깨어 있는 모든 시간에 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라.
셋째, 자기 자랑을 하지 말고 남이 해주는 칭찬에 우쭐하지 말아야 한다.
안철수는 커서도 항상 어머니의 이 세 가지 가르침을 기억하고, 특히 유명세를 타고 교만한 마음이 들 때는 남의 칭찬에 우쭐하지 말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되새기며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 p.98
안철수식 몰입 독서는 다른 독서 영재들의 독서와 무엇이 달랐을까? 가장 큰 차이는 안철수가 ‘영재’라는 과도한 부담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또래에 비해 지적 능력이 탁월한 학생에게 ‘영재’라는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이다. 한 번 영재라는 타이틀을 받게 되면 아이는 모든 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모, 선생님, 친구들의 기대에 맞게 항상 모든 일에 천재적인 발상과 삶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이 그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때는 오히려 더 큰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 p.110~111
이 명문가의 시작이 양산 서창에서 태어나 목수 일을 하며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이웃들에게 인심을 베풀던 목수 안 씨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만약에 안 목수가 자신의 배움이 적음을 비관하여 미래에 희망을 두지 않고 인생을 대충 살았다면 오늘의 안철수는 없었을 수도 있다. 그는 힘든 목수 일을 하면서 자식의 교육을 위해 부산으로 가서 아들을 부산상고에 보내고 뒷바라지 했다. 그러자 그 아들도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교육만큼은 신경을 써서 아들과 손자를 서울대 의대에 보낼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열심히 자식들을 위해 살았던 증조할아버지의 노력이 안철수 가문이라는 명문가를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네 평범한 가정도 지금 당장의 열매는 없더라도 오늘 하루하루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래야만 내 자손이 열매 없는 삶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 p.126~127
안철수 부모는 아들이 그다지 탁월한 성적을 내지 않았음에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걱정은 많이 되었지만 아들을 믿고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진로에 있어서도 아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해라 강요하지 않고, 아들이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머니도 아들의 방식을 존중해주고 조용히 뒷바라지만 해주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반에서 1등 못한다고, 전교 석차에 못 든다고 안철수를 닦달했다면 오늘날의 안철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고 최선을 다하기만 한다면, 당장 성적이 안 나오고 성과가 안 나온다고 해도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의 믿음이 안철수 같은 인물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 p.181
활용하는 방법만 안다면 단순히 우리의 식탁이 밥 먹고 배만 채우는 공간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안철수 어머니는 아들에게 요리를 시키거나 유대인과 같은 다양한 오감 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화초를 키우고, 집에 있는 물건을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와 같이 교육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원칙을 가지되 아이의 기질과 집안의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만 제대로 하면 된다. 요리든, 야생 체험이든, 화초 기르기든 아이가 좋아하고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부터 시작하자.
--- p.219